새로운 시선이 본 KIA 투수진의 미래… “충분히 좋다, 준비 잘하면 1군 기회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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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본격적으로 피칭을 시작한 투수들의 얼굴에는 때로는 긴장감이, 때로는 웃음꽃이 피었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각자의 장점을 어필하게 위해 불펜 피칭을 진행하고 있었다. 선수들은 팬들에게 비교적 익숙한 얼굴.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코치의 얼굴이 바뀌었다.
KIA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1군 투수 코치진을 개편했다. 오랜 기간 팀을 지켰던 서재응 곽정철 코치가 떠나고, 정명원 코치와도 재계약하지 않았다. 대신 외부에서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 선수와 지도자로 오랜 기간 두산에 몸담았던 정재훈 코치가 1군 메인을 맡고, 한화에서 공부하는 지도자로 칭찬이 많았던 이동걸 코치를 영입해 정 코치와 짝을 이루게 했다.
지금까지 KIA와 접점이 많지 않았던 두 인사는 KIA 마운드를 조금 더 객관적이고 냉정하면서도 새롭게 볼 수 있는 지도자들이다. 특히 1일부터 시작된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는 내년 혹은 그 이후를 바라본 젊은 선수들이 많다. 휴식 위주로 프로그램을 짠 광주나 함평조와는 다르다. 그래서 두 코치의 어깨가 더 무겁다. 최대한 많은 선수를 만들어야 한다.
팀 투수진을 이끌게 된 정 코치는 요즘 하루가 바쁘다. 오랜 기간 KBO리그 1‧2군을 누볐지만 KIA는 처음이다.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선수보다는 새 얼굴들이 대거 참가한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이기에 눈에 넣어야 할 것들이 더 많다. 정 코치는 “지금 한 턴이 지났는데 눈에 보이는 것을 빨리 빨리 머리에 넣고 이러다보니 바쁘다”고 했다. 한 팀에 오래 있는 게 선수 파악에는 도움이 되지만, 정 코치는 “경험도 쌓고, 시야도 넓힐 수 있다. 계속 있는 것보다는 (다양한 팀을 경험하는 게) 코치 본인에게는 더 도움이 된다. 플러스가 되면 플러스가 됐지 나쁠 건 없다”고 말했다.
심재학 KIA 단장의 제안을 받고 망설임 없이 KIA행을 결정했다는 정 코치다. 그렇다면 정 코치의 눈에 들어온 KIA 마운드의 전력은 어떨까. 정 코치는 “KIA 투수들이 좋다. 국가대표팀 선수도 있고, APEC 대표팀 선수도 있다. 연령별로 대표팀에 많이 간다”면서 “전체적으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다. 성향도 다들 자세들이 유연하다. 긍정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선수들에 대한 첫 인상을 소개했다.
정 코치의 말대로 KIA 국내 투수진 전력은 리그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 코치도 이런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올해 문제가 많았던 외국인 투수진을 잘 보강하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그러나 몇몇 부분에서 단점도 있다. 우선 올해 문제였던 선발 투수진의 선수층이다. 여기에 구위가 좋은 우완 불펜 투수들을 더 키워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정 코치도 이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이번 오키나와 캠프를 그 과정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정 코치는 “일단 여기서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내년) 캠프에 가서도 해야 할 일은 6‧7‧8번 선발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5선발까지는 갖춰져 있었지만 이 선수들이 빠졌을 때 이를 대체할 선발 투수들이 많지 않아 애를 먹었다. 정 코치는 올해 가능성을 선보인 황동하를 비롯, 김기훈 김현수 등 다양한 자원들의 장점과 보완점을 머릿속에 넣고 구상을 하고 있다. 우완 불펜 쪽에서는 유승철 김재열 등에 주목 중이다. 정 코치도 이번 캠프에서 유승철 김재열의 구위에 대해 놀람과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구위가 실전에서도 이어질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믿는다.
사실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한 선수들은 대다수 내년 자리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 열심히 해도 1군에 올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수록 선수들의 실망도 커진다. 정 코치도 이를 잘 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 열심히 하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말은 쉽지만, 이것을 선수들이 받아들이려면 코치부터 변해야 한다.
정 코치는 “경험도 많이 쌓아야 하고, 경쟁도 해야 한다. 하지만 확실히 기회도 제공한다는 점을 이야기하려고 한다”면서 “계속 준비를 잘하고, 어느 정도 능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은 1군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다. KIA는 1군으로 이제 막 올라오려는 좋은 선수들이 상당히 많다. 기회를 받고 1군에 끝까지 있으려고 하는 그런 동기부여나 생각만 잘 정립되면 대기 중인 선수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고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막중한 책임감이다. 정 코치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부터 하나하나씩 공부하며 치열하게 캠프를 보내고 있다. 정 코치는 “이동걸 코치가 아는 것도 많고 선수들이랑 말도 잘 통한다. 그래서 나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KIA는 기본적으로 투수가 좋다”고 재차 단언했다. 핑계를 대지 않으려는 의지가 묻어 나왔다. 팀의 명예 회복을 향해 선수들은 물론 코치들도 같이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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