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 비중 47.7%라니… 현명하게 협상 풀어간 LG, 이제 남은 건 고우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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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시리즈 우승 팀은 논공행상에 오프시즌이 바쁘기 마련이다. 1994년 이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감격적인 대업을 안은 LG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샐러리캡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오는 등 오프시즌 난이도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 LG가 현재까지는 오프시즌을 비교적 현명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가장 중요했던 FA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과 동시에 퇴로까지 열어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팀 마운드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올해 통합우승에 크게 공헌한 우완 임찬규(31)와 불펜 좌완 함덕주(28)의 계약이 그렇다.
LG는 지난 21일 임찬규와 FA 계약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 4년에 총액 50억 원의 조건이다. 세부 조건을 보면 계약금 6억 원, 연봉 총액 20억 원, 그리고 인센티브 총액 24억 원이다. 보장 금액은 26억 원, 인센티브 총액은 24억 원으로 보장과 인센티브 비중이 반반 정도다.
이어 24일에는 함덕주와도 4년 총액 38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번 오프시즌 과제를 또 하나 해결했다. 함덕주의 계약 세부 조건은 계약금 6억 원, 연봉 총액 14억 원, 인센티브 총액 18억 원이다. 역시 전체 계약 중 보장과 인센티브가 반반 정도다.
두 선수의 계약 총액은 4년간 88억 원이다. 이중 인센티브 합계는 42억 원이다. 전체 규모의 47.7%에 이른다. 보통 FA 계약에서 선수들은 보장 금액을 최대한 높이려고 한다. 인센티브 조건을 까다롭게 거는 구단들도 있다. 이 때문에 A급 선수 계약에서 인센티브 계약 비중이 50%에 가까운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LG는 이를 관철시켰다.
임찬규 함덕주 계약은 LG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더디게 흘렀다는 시각이 있다. LG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두 선수를 비롯한 FA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생각이었다. 마침 경쟁자들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는 ‘첩보’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FA 재수를 택한 임찬규도 이번이 일생일대의 기회였고, 함덕주는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까지 받으면서 상황이 조금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협상이 생각보다는 길어진 이유로 풀이된다.
하지만 LG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었던 임찬규부터 도장을 찍었다. 스스로를 ‘엘린이’ 출신이라고 지칭하는 임찬규는 LG라는 구단에 대한 로열티가 큰 편이었다. 그래서 대다수 관계자들은 타 구단이 파격적인 제안을 하지 않는 이상 임찬규가 팀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임찬규는 계약 총액을 높이는 대신 높은 인센티브 비중을 수용하며 팀에 남았다. 부상 경력이 많았던 함덕주 또한 자신의 기량을 믿고 인센티브 안을 받아들였다.
어쨌든 보장 규모를 낮춘 만큼 샐러리캡 여유가 없는 LG는 최소한의 퇴로는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FA 계약의 인센티브 조건은 대개 아주 어렵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다 가져가지도 못하는 수준이다. 부상이 잦다면 조건을 못 채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인센티브를 모두 가져간다면 그만큼 그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했다는 것으로 구단으로서는 어쩌면 반기는 일이 될 수 있다.
샐러리캡 여유가 없는 LG는 일단 외부 FA 영입에 있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오프시즌이 개막할 때부터 별로 고려하지 않았던 시나리오다. 그래서 이제 남은 오프시즌 이슈는 아직 FA 협상을 마치지 못한 김민성과 협상, 그리고 선수들의 연봉 협상, 마지막으로 마무리 고우석이다.
김민성의 경우 계약 규모 자체가 아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기간, 보장 금액 등에서 이견이 있을 수는 있으나 대형 FA들에 비해 절대적인 수치 자체가 큰 것은 아니다. 연봉 협상은 구단 나름대로의 고과 시스템이 있으니 원칙에 맞춰 해결하면 된다. 가장 어려운 건 고우석이 될 수도 있다. 고우석은 이미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계약 소식은 없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종무에 들어간 시기다. 보통 크리스마스 이전에 휴식기에 들어가 새해가 밝아야 업무에 하나둘씩 복귀한다. 미국 문화가 그렇듯이 휴가가 꽤 길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오프시즌도 이 기간에는 멈추는 게 대부분의 사례다. 즉, 새해에 들어가야 뭔가 계약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고우석 측도 충분히 기다려보는 게 이득이 될 수 있다. 실제 많은 대어급 선수들이 아직 계약을 하지 못한 메이저리그 시장이기도 하다. 대어들이 먼저 빠져야 그 다음 순번에 기회가 열린다.
고우석으로서는 이번 도전이 크게 나쁠 것은 없다는 시각이 많다. 좋은 조건을 제안받는다면 가면 된다. 그렇지 않더라도 시장 분위기를 익히고, 또 고우석이라는 이름 석 자를 메이저리그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올해 진출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내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어 다시 도전하면 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고우석의 다년 계약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우석은 LG의 붙박이 마무리다. 올해 부진하기는 했지만 이만한 믿음을 주는 마무리 투수가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흔하지 않다. LG가 왕좌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반등이 필요한 투수이기도 하다. 올해 여러 젊은 불펜 투수들을 키워낸 LG지만, 고우석이 있고 없고는 무게감에서 또 다르다. 당장 마무리의 중압감을 이겨낼 만한 선수들이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현시점에서 LG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1월까지 시장 사정을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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