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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언중유향]대행체제 하는 한이 있어도 클린스만 교체는 신속, 후임 선임은 천천히

작성일: 2024.02.14 05:45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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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르단과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자신의 능력이 다 노출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 요르단과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자신의 능력이 다 노출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 요르단과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자신의 능력이 다 노출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 요르단과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자신의 능력이 다 노출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 주장 손흥민은 무관으로 아시안컵을 끝냈다. ⓒ연합뉴스
▲ 주장 손흥민은 무관으로 아시안컵을 끝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경질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거취는 어떻게 정리될까. 

대한축구협회는 15일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연다. 미국 캘리포니아 자택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클린스만은 화상으로 참석해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자신이 보여줬던 역량에 대해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내에서 전력강화위 참석하고 떠날 것으로 예상됐던 클린스만 감독은 일찌감치 짐을 싸서 자택으로 떠났다. 축구협회 임직원 대부분이 몰랐다는 후문이다. 

13일 임원 회의에서는 확실한 결론 없이 끝났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만 했다는 것이 축구협회의 발표다. 

충분히 이해되는 발표다. 임원들이 결정권이 없는 회의였다. 전력강화위원회가 A대표팀 감독 선임과 조언 등의 권한을 갖고 활동한다는 점에서 임원 회의는 그저 형식적인 논의의 장이었다.

임원 회의에서는 대략 "클린스만을 해임하는 것이 맞다"라는 의견이 중론이었다고 한다. 익명의 참석자 A씨는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클린스만 감독과 끝내야 한다는 말이 많이 나왔다. 빠른 선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라고 설명했다. 

자유로운 임원 회의에서 대략의 뜻이 정리됐다면 시선은 전력강화위로 쏠리지만, 위원회가 특별한 권한을 갖는 것도 아니다. 축구협회 정관 '제7장 분과위원회'의 49조 '구성과 조직'에서 전력강화위원회에 대해서는 '①전력강화위원회는 남녀 국가대표와 U18세 이상 연령별 대표팀 운영에 대한 조언 및 자문을 목적으로 설치한다'고 명시했다. 

또, '②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기능'에 대해서는 '1. 지도자의 선임과 해임, 재계약 관련 업무', '2. 선수 선발 추천', '3. 대회 참가 및 훈련 등 팀 운영에 대한 지원, 평가 및 제안', '4. 기술연구그룹(TSG-Technical Study Group) 평가 관련 파견, 5. 기타 이사회에서 부여한 관련 업무'로 정리됐다. 

문구에서는 '조언' 및 '자문'이 눈에 띈다. 위원회가 무엇인가를 정하더라도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결과적으로는 이사회와 대의원총회를 통해 의결하더라도 정몽규 회장이 사실상 최종 결정하는 구조로 짜이게 된다. 

즉 미하엘 뮐러 위원장이 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결정해도 조언과 자문 수준에 지나지 않아 거수기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클린스만이 전력강화위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강제력이 없는 자기 옹호 일변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익명의 한 위원은 "소속팀 훈련에 집중하느라 아시안컵 경기 영상을 뒤늦게 좀 봤다. 하이라이트로 본 것 말고 풀영상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같은 지도자지만, 경기 모델이나 상황별 대처 시나리오가 보이는 경기가 하나도 없었다. 무슨 전략인지도 잘 몰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유럽 축구나 다른 국가대표 축구를 많이 접해서 국민들의 눈높이가 다 높아졌다. A대표팀 감독은 단순히 A대표팀만 끌고 가는 것이 아닌, 그 국가의 유소년까지 영향을 끼치는 팀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라며 전체적으로 보면 클린스만의 재임 1년은 사실상 '잃어버린 시간'으로 규정했다.  

▲ 13일 열렸던 대한축구협회 임원 회의, 정몽규 회장은 빠졌다. ⓒ대한축구협회
▲ 13일 열렸던 대한축구협회 임원 회의, 정몽규 회장은 빠졌다. ⓒ대한축구협회
▲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곽혜미 기자
▲ 1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비공개로 아시안컵 임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불참했다.  ⓒ곽혜미 기자

 

결국 전력강화위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본다면 모든 것은 숨어 버린 정 회장의 결단으로 정리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이사회에서 기습적으로 승부조작범 등을 사면안으로 올려 통과시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1년 만에 '도로 아미타불'이 됐다. 

클린스만과의 결별은 거스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형식이다. 클린스만의 자진 사퇴는 단 1%도 없을 것이다. 결국 경질을 해야 하고 축구협회는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통상 잔여 계약 기간 임금을 위약금으로 지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정치인 연 29억 원이라 가정하고 코칭스태프의 임금까지 포함하면 최대 100억 원이 예상된다.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의 여정을 고려하면 거액의 비용을 물고 더는 퇴보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빠른 결별이 필요해 보인다. 이대로 3월 태국과의 2차 예선 2연전과 6월 중국, 싱가포르 2연전을 치르기에는 문제가 너무 많고 발전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동시에 2차 예선은 대행 체제로라도 통과하더라도 긴 시간 면밀하게 새로운 사령탑을 찾아야 한다. 급하게 찾았다가 다시 클린스만과 같은 사태를 반복할 우려가 있다. 

과거 김판곤 전 축구대표팀 감독선임위원장(현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은 감독 선임에 있어 수십 가지 기준을 세워 하나씩 검증하며 후보자를 걸러낸 바 있다. 이 방식이 왜 4년 뒤에는 사라졌는지 의문이지만, 비슷한 기준으로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한 후보자를 추릴 필요가 있다. 이름값에 기댄 뒤 엉망이 된 것을 클린스만을 통해 확실히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이 취재진 전한 여러 이야기 중에 기억 남는 말도 있었다. 현대 축구를 주도하는 지도자들을 두고 "외국인 지도자를 선임해야 한다면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에는 가능성 있는 지도자가 널리고 널렸다. 꼭 나이를 규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 지도자가 가장 현대 축구를 접목 많이 하고 유행에 기민하게 대처한다. 국내 지도자 역시 이름값에 현혹될 필요가 없다"라며 공부하는 지도자를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린스만은 이미 요르단과 4강전에서 자신의 역량을 다 보여줬다. 한국 축구가 그에게서 더는 얻어낼 것도 없다. 이미 답이 나온 이상 "동반 사퇴하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정 회장이 한국 축구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길은 빠른 결정과 심도 있는 재선임 과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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