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과 유유상종, 헤어초크 코치도 선수탓 "대표팀 싸움으로 공든 탑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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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같은 무리로 어울리는 이유가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60, 독일) 감독의 오른팔로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도했던 안드레아스 헤어초크(55, 오스트리아) 수석코치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의 실패를 선수단 탓으로 돌렸다.
헤어초크 코치는 18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매체 '크로넨 자이퉁'에 카타르 아시안컵에 한국을 이끌고 동행한 이야기를 칼럼으로 기고했다. 이들은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대회를 4강으로 마치고도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후 나와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 계속 좋은 일을 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뻔뻔한 입장을 보여줬다.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정상 탈환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클린스만호는 4강 진출의 결과물을 냈지만 대회 내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조별리그부터 졸전을 펼쳐 조 1위 통과에 실패했다. 두 수는 아래로 여겨졌던 말레이시아를 맞아 주전을 모두 기용하고도 3-3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내용을 보여줬다.
토너먼트에 진출해서도 선수 개인 기량에 의존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 8강 호주전을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두 경기 모두 상대에 선제 실점을 하고 탈락 위기에 몰렸다가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득점으로 살아났다. 연장 혈투 속에 승리해 투혼으로 포장됐으나 선수들에게 의존하는 축구로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요르단과 준결승에서 0-2로 패해 우승 도전을 마감했다. 요르단을 상대로 유효슈팅 0개의 치욕적인 결과를 냈다. 연장 120분 혈전을 연달아 치르고도 주전에게 크게 의존하는 운영을 보여준 클린스만 감독에 의해 선수들이 뛰지 못하는 상황에 다다르기도 했다.
그런데도 클린스만호의 코칭스태프는 4강이라는 성적에만 만족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직후 "솔직하게 말해 난 경질 여론을 잘 모르겠다.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면 누구든 감정적이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 호주와 8강전에서 극적인 승리로 많은 분이 행복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요르단에 지자마자 여론이 바뀌었다"는 안일한 분석을 내놓았다.
여론이 더욱 들끓는 상황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변함없이 외유를 즐겼다. 이미 지난해 3월 부임하고 지도 과정에 있어 상당한 비판을 받아왔던 클린스만 감독이다. 대표팀 감독이면 국내에 체류하며 선수 점검에 박차를 가해도 모자랄 시간에 미국과 유럽을 오갔다.
쉽게 이해되는 대목이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한국 선수들은 낯설 수밖에 없다. 특히 부임 초기라면 이들의 특성을 확인하고 자신의 철학에 어울리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에도 바쁠 시기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의 국외 거주 문제가 거론되기 전까지 정작 국내에 머문 시간이 67일에 불과할 정도로 K리그를 등한시했다. 이 문제는 결국 이해 못할 선수 선발에 이은 아시안컵 본선에서 기용 선수의 단조로움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귀국 직후 대한축구협회와 아시안컵을 복기하겠다고 하고서는 만 이틀도 되지 않아 미국 자택으로 떠났다. 더는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축구협회도 사안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주중 내내 임원 회의와 전력강화위원회 등을 열어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최종 결정했다.
지난 16일 정몽규 협회장이 아시안컵 이후 처음 대중에 나선 뒤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많은 실망을 안겨 송구스럽다. 축구대표팀 운영 조직 수장으로 저와 협회에 던진 비판 겸허히 수용한다. 협회는 이번 대회 마치고 전반전 분석, 평가 진행했다. 전력강화위원회 열었고 임원진과 의견을 모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대표팀 평가를 중점적으로 했다는 정몽규 회장은 "해당 논의 끝에 대표팀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경쟁력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근무 태도 등 감독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경질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대표팀을 최선을 다해 지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클린스만 감독은 국민 정서에 배반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정몽규 회장은 "앞으로 개선되기 어렵다는 의견으로 정리 됐다.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꾸려 가기 위해 바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하겠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리고 위원장을 선임 하겠다"라고 전했다.
이런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헤어초크는 "우리는 스포츠적인 요구를 달성해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갈 수 있었다"라고 국내 여론과 정반대 입장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지난 며칠 동안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갔다. 정몽규 협회장이 우리를 계속 지지해줬으나 거센 압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안타깝다. 우리는 힘들었던 출발을 이겨내고 요르단에 패하기 전까지 13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기도 했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너무 닮았다. 클린스만 감독도 축구협회의 경질 소식을 전달받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모든 한국팬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난 13경기 동안 패배 없이 놀라운 여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아시안컵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파이팅"이라고 했다. 퇴장하는 지도자가 13경기 무패라는 업적을 과시하느라 바빴는데 헤어코츠도 마찬가지였다.
선수 탓도 일심동체다. 현재 대표팀 관련해서 4강 요르단전을 앞두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충돌이 벌어져 큰 충격을 안겼다. 이강인을 위시한 막내급 선수들이 탁구를 치려고 하자 손흥민을 비롯한 선참들은 결속력을 주장하며 신경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주먹질로 비춰지는 몸싸움도 벌어졌다. 손흥민이 요르단전부터 손가락에 테이핑을 하고 뛰는 이유다. 손흥민은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는 전력강화위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이 요르단전 패배 원인"이라고 했다. 헤어초크 역시 "4강을 앞두고 식당에서 벌어진 손흥민과 이강인의 감정적인 다툼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손흥민과 이강인이라는 톱스타들이 세대 갈등을 벌일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팀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싸움이었다. 나는 식당과 같은 훈련장이 아닌 곳에서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 불과 몇 분 만에 몇 달 동안 쌓은 공든탑이 무너졌다"고 패인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헤어초크는 한국의 언론들도 타깃으로 삼았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과 나는 한국에 감사를 표한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주 유익하고 아름다웠던 1년이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 언론들은 몇 달 동안 부정적인 이슈만 찾으려 했고 반드시 찾아내는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했다.
대표팀 코칭 스태프가 선수들을 지켜주지 못한 가운데 이강인은 논란이 커지자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팬들께 큰 실망을 드렸다. 정말 죄송하다.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라야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다.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께 사과드린다.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는 더 좋은 선수, 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인정했다.
다만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주먹질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법률사무소 서온 측을 통해 반박했다. 서온 측은 "이강인 선수는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강인 선수는 자신이 분쟁의 중심에 있었기에 구체적인 경위를 말씀드리기 보다는 사과를 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왔습니다"며 "이에 부득이 사실이 아닌 내용에 대해서는 이를 바로잡고자 합니다. 손흥민 선수가 이강인 선수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 선수가 손흥민 선수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이강인 선수가 탁구를 칠 당시에는 고참급 선수들도 함께 있었고, 탁구는 그날 이전에도 항상 쳐오던 것이었습니다"고 해명했다.
이렇듯이 여전히 정확한 사실 확인보다 소문만 무성하다. 팀 내 불화를 굳이 확인시켜준 축구협회의 안일한 대응과 해외 언론을 통해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걸 모르는 듯 떠볼리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과 헤어초크 코치 등의 행동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클린스만호의 스태프들은 떠나면 그만이다. 흐트러진 대표팀을 재건하는 데 들이는 모든 비용과 노력은 오로지 선수들에게 떠넘겨졌다. 잘못된 감독 선임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내놓는지 한국 축구가 피부로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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