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는 살았는데, 왜 고우석은 버티지 못했나… 이것의 차이, 4월에 MLB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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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격 기계로 이름을 날렸던 김현수(36‧LG)는 2016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KBO리그에서의 실적이 워낙 좋았고, 게다가 국제 대회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인 만큼 승산이 있어 보였다. 실제 볼티모어가 김현수에 2년 700만 달러를 제안해 계약을 성사시켰다.
볼티모어는 김현수의 타격 능력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한다고 봤다. KBO리그만큼은 아니어도 타율과 출루율은 어느 정도 유지될 것으로 본 것이다. 수비에서 큰 공헌을 못 하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영입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데 첫 고비가 꽤 세게 찾아왔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첫 해 시범경기에서 크게 고전했다. 적응기를 고려해도 볼티모어가 생각했던 그 성적이 아니었다.
현지 언론도 김현수의 저조한 타격 성적에 날을 세웠다. 사실 성적은 그렇다 치고 공이 외야로 날카롭게 날아가지도 않는 상황에서 핑계를 댈 만한 게 마땅치 않았다. 현지 언론은 김현수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며 적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범경기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사실 볼티모어 구단도 내심 이를 바라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되는 정황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김현수는 마이너리그에 가지 않았다.
그 정도 시범경기 성적이라면, 팀 내 확실한 자리가 있지 않는 이상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지만 김현수는 계약서에 무기가 있었다. 바로 마이너리그 거부권이었다. 김현수는 계약 당시 이 조항을 손에 넣었고, 결국 이 조항이 있었기에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게 중론이다. 볼티모어도 김현수의 이 조항을 무력화하기 위해 꼼수를 쓰려는 것으로 보였으나 계약은 계약이었다.
실제 이 때문에 볼티모어 홈 개막전 당시 김현수는 팬들에게 야유를 듣는 시련도 겪었다. 하지만 실력으로 보여줬다. 김현수는 2016년 95경기에서 타율 0.302, 출루율 0.382를 기록하며 적어도 경기에 나가면 분명 수준급 공격 생산력을 보여줄 수 있음을 과시했다. 김현수는 2017년 시즌 도중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돼 이적했고, 2017년 시즌이 끝난 뒤 2018년 KBO리그로 복귀했다.
만약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었다면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경력이 어떻게 됐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마이너리그에서 차분하게 감을 끌어올린 뒤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수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더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김현수를 떠올리는 이유는 올해 이 조항이 없었던 고우석(26‧샌디에이고)이 처한 상황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 2+1년 최대 940만 달러에 계약한 고우석은 당초 샌디에이고의 마무리 후보로도 거론됐고, 못해도 불펜 로스터 한 자리는 차지할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시범경기 준비가 늦었고, 여기에 장거리 이동을 하는 와중에 자기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결국 시범경기에서 부진했고, 서울시리즈 31인 원정 명단에 합류했지만 친정팀 LG와 경기에서까지 1이닝 2실점으로 부진한 와중에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고우석은 2025년에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지만, 2024년에는 이 조항을 가지고 있지 않다. 샌디에이고는 큰 부담 없이 아직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고우석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 있었다. 거부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이렇게 차이가 난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제 2년 계약의 첫 달도 지나가지 않았다. 마이너리그 레벨에서 빨리 제 구위를 찾아 메이저리그로 올라와야 한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어지면 자연히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눈에서도 멀어진다. 잊혀서 좋을 게 없다. 그렇게 되면 마이너리그 체류가 장기화되고, 이는 2025년 고우석의 계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4월 내 콜업이다. 한편으로는 콜업된 뒤에는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지 않아야 한다. 자꾸 왔다 갔다 해서는 안 된다.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경력을 좌우할 한 달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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