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 김진성까지 빠진 위기의 LG 불펜… 불펜 혼란 구원할 1선발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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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염경엽 LG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해와 올해의 가장 큰 차이를 ‘불펜’으로 뽑는다. 지난해에는 구색이 좋은 불펜이 경기 초반 뽑은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면, 올해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지난해만 못하다는 고민이다.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 있었다. 당장 핵심 두 명이 시즌을 함께 하지 못했다. 지난해 팀의 마무리였던 고우석은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계약하고 팀을 떠났다. 염경엽 LG 감독은 고우석의 대체 마무리로 유영찬을 낙점했다. 그런데 팀의 좌완 제1셋업맨이었던 함덕주 또한 시즌 전 수술을 받고 이탈했다.
정우영 박명근 등 팀의 핵심 불펜 자원들도 부진 및 부상으로 올해 팀에 많이 공헌하지 못했다. 백승현 등 성장을 기대했던 불펜 투수들도 기대만큼 오르지 못했다. 염 감독은 새로운 불펜 투수 키우기 프로젝트가 ‘현시점’까지는 실패라고 인정했다.
여기에 변수도 등장했다. 그간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김진성(39)마저 2군으로 내려갔다. 김진성은 그간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셋업맨이었다. 시즌 47경기에서 1승2패1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그런데 21일 두산전에서 교체를 거부하는 뉘앙스를 보였고, 이후 SNS에 올린 글이 공개되면서 사건이 커졌다. 염 감독은 22일 면담까지 하는 등 문제를 봉합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생각의 차이가 있었다. 팀 규율을 해친 것은 분명했고, 결국 2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기한은 없다. 언제 돌아올지는 모른다.
어차피 불펜 약세가 예상됐던 만큼 올해는 선발과 타격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불펜은 예상대로 약세였고, 선발은 시즌 초반 두 외국인 투수의 부진과 최원태의 부상 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LG의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고, 유영찬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 올해 유영찬은 포아웃 이상 세이브가 많다. LG의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로 시즌 막판을 앞두고 불안감은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1선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던 현장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라는 새 외국인 투수가 온다. LG는 에르난데스가 시장에 풀리자 적극적으로 접촉해 사인을 받아냈다. 현시점 대체 외국인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연봉인 44만 달러를 제안했다. 에르난데스에게 거는 LG의 기대감을 읽을 수 있다. 이 와중에 팀에서 5년 반을 뛰었던 케이시 켈리를 웨이버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에르난데스는 반드시 잘해야 한다. 실패를 해서는 안 된다.
LG 구단은 영입 당시 “에르난데스는 속구, 변화구 모두 보더라인 제구가 된다. 제구가 날카롭고 뛰어난 피칭 감각을 지닌 완성형 오른손 투수로 본다”다“며 “시즌 중 팀에 합류하지만, 빠르게 적응해 1선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런데 입국 과정에서 일이 생겼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현지 항공권 예약·발권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까닭이다. 미국 전체가 휘청거렸던 사건이었다. 에르난데스도 마이애미에서 애틀랜타로 이동해 한국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으나 입국이 지연됐다.
다만 지연이 최악의 상황처럼 길어지지는 않았다. LG는 에르난데스가 25일 오후 4시 45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정보다 하루 늦어졌다. 에르난데스는 입국 후 잔류군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비자 발급을 기다릴 예정이다. 올해 계속해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던 만큼 몸 상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비자만 발급되면 곧바로 1군 무대에 올라 실험대에 오를 예정이다.
정 들었던 켈리를 포기할 정도로 매력이 있는 선수라는 평가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아주 화려한 건 아니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좋은 실적을 남겼다. 선발과 불펜 모두 뛰며 트리플A 통산 35경기에서 11승7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다. 올해는 LA 다저스와 밀워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서도 15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6.32를 기록했다. 5월 16일 샌프란시스코전(당시 다저스 소속)에서는 선발로 나서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적이 있다.
올 시즌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2마일(약 148㎞) 남짓이지만, 충분히 시속 150㎞ 이상의 공도 던질 수 있다. 안정된 투구 폼에서 제구도 괜찮다. 여기에 커터·체인지업·싱커를 구사한다. 볼넷도 적은 투수다. 적어도 급격하게 흔들릴 만한 유형도 아니고, 올해 마이너리그에서의 탈삼진도 많았다. LG의 대권 도전 승부수라고 할 만하다.
불펜에 극적인 전력 보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트레이드도 쉽지 않은 여건이다. 결국 선발이 힘을 내야 정규시즌 나머지 일정을 버틸 수 있다. 디트릭 엔스의 상승세가 뚜렷한 가운데 손주영이 좋은 활약을 펼쳐 한시름을 놨다. 에르난데스가 ‘1선발’ 몫을 할 수 있다면 LG는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해볼 만한 상황이 된다. 힘겨운 불펜 상황을 구원할 선수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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