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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자존심 상했을 텐데” KIA 경기 내내 긴장하나… 웃는 얼굴이지만, 속은 모른다

작성일: 2026.10.25 19: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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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우는 선발 제외에 대한 팀의 결정을 이해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곽혜미 기자
▲ 최형우는 선발 제외에 대한 팀의 결정을 이해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비록 비로 경기가 열리지는 못했지만 삼성은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IA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발표한 선발 라인업이 화제를 모았다. 베테랑 타자인 최형우의 이름이 선발 라인업에 없었다.

오히려 상대 팀인 KIA가 더 놀랐을 정도의 라인업이었다. KIA는 당초 최형우가 선발에 포함된 상대 라인업을 상정하고 대비했다. 그런데 몸이 아픈 것도 아닌데 최형우가 빠져 있었던 것이다. KIA의 간판타자인 김도영도 “형우 선배님이 빠진 건 처음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김도영은 “우리 입장에서 계속 나오는 것보다 한 번 나오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타격 장인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최형우는 2017년 KIA와 4년 총액 100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해 지난해까지 KIA에서 뛴 선수다. KIA 후배들이 모두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는 선수다. 마흔이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성실하게 자기 루틴을 수행했고,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는 후배들보다 더 강도 높은 훈련량을 소화하며 혀를 내두르게 했다. 오히려 최형우의 무서움을 가장 잘 아는 이들은 KIA였다.

지금 나이까지 정상급 기량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기량도, 자기 관리도 있지만 역시 남모를 승부욕이었다는 평가다. 겉으로는 항상 겸손하지만 속으로는 자존심도 강한 선수다. 그런 최형우의 성향을 아는 KIA 관계자들은 최형우가 빠진 라인업을 보며 “자존심이 상했을 텐데…”라고 말했다. 오히려 최형우가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더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최형우를 너무 잘 알기에 할 수 있는 걱정이다.

▲ 햄스트링 부상으로 구자욱이 수비에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좌익수 최형우보다는 일단 벤치 출발을 결정한 박진만 삼성 감독 ⓒ곽혜미 기자
▲ 햄스트링 부상으로 구자욱이 수비에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좌익수 최형우보다는 일단 벤치 출발을 결정한 박진만 삼성 감독 ⓒ곽혜미 기자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최형우가 라인업에서 빠질 일은 없다.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둔 중심 타선의 핵심적인 선수다. 시즌 137경기에서 타율 0.301, 18홈런, 10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9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으로서는 상황이 묘하게 꼬였다. 역시 주축 타자인 구자욱의 햄스트링 부상 때문이다.

9월 말 주루 도중 햄스트링을 다친 구자욱은 현재 타격은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 삼성으로서는 한숨을 돌릴 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수비는 어렵다. 원래라면 ‘좌익수 구자욱, 지명타자 최형우’로 가면 간단한 문제지만 지금 상황은 아니다. 타선에 지명타자 두 명을 둘 수는 없다. 양자택일이다. 아니면 최형우가 좌익수 수비를 봐야 하는데 단기전에서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게 박진만 삼성 감독의 고민이다. 최형우와 좌익수는 이미 강을 너무 멀리 건너온 느낌이 있다.

결국 1차전에는 최형우를 벤치에서 시작하게 하고 구자욱을 선발 지명타자로 넣었다. 올해 최형우가 KIA 1차전 선발인 제임스 네일과 상성이 썩 좋지 않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최형우는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최형우도 팀의 고민을 알고 있고, 그 결정에 따라 자신이 할 수 있는 몫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 최형우(왼쪽)와 구자욱은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조합으로 출전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 라이온즈
▲ 최형우(왼쪽)와 구자욱은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조합으로 출전하게 될 전망이다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는 “이제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이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기려면 이렇게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앞에 나가는 후배들이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잘하는 친구들이다. 이 라인업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오히려 후배들을 격려하고 벤치의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비록 선발은 아니고, 구자욱은 적어도 플레이오프에서는 수비 활용이 어렵다. 박 감독도 구자욱을 섣불리 수비에 내보냈다가 부상이 커지면 오히려 팀에 손해가 될 수 있다며 신중하게 들여다 볼 뜻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최형우의 선발 출전 가능성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KIA의 마음 한켠에는 계속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선수다. “최형우가 어느 시점에 대타로 나올까”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싸울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삼성도 가장 결정적인 순간 경험이 풍부한 최형우를 사용할 수 있다. 선발로 나가면 앞선 타자의 결과에 타석 상황이 결정된다. 때로는 경기 내내 앞에 주자가 하나도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벤치에 있으면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활용할 수 있다. 그게 베테랑 타자가 벤치에 앉아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큰 이점이다. KIA도 최형우의 투입 시점에 맞춰 요격기를 띄워야 하는 만큼 불펜 운영이 복잡해진다. 최형우는 ‘최형우 시리즈’라는 말에 너털웃음으로 답했지만, 분명 그 시점은 시리즈 동안 자주 찾아올 전망이다.

▲ 벤치에 앉아 있지만 여전히 KIA를 긴장시키고 있는 최형우 ⓒ삼성 라이온즈
▲ 벤치에 앉아 있지만 여전히 KIA를 긴장시키고 있는 최형우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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