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 퇴장은 사고" 김판곤 감독 공개적 일침 "힘든 상황에도 동점, 역전해야 우승 팀" [SP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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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우승을 바라보는 팀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조금 더 성숙해야 한다. 상대가 잘못을 하더라도 인내하는 부분이 필요하다"라면서 "이런 경기를 동점, 역전까지 해야 우승 팀 자격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스스로 우승 팀 자격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판곤 울산HD 감독이 베테랑 공격수 주민규(34) 퇴장에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축구 경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그럴 수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어려운 상황에도 승점을 따내야 진정한 우승 경쟁 팀이었다.
김판곤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으로 떠나면서 2024시즌 도중 울산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 중 울산 감독직에 부임했기에 한 번에 모든 걸 바꾸는 것 보다 점진적으로 김판곤 감독의 색깔을 입히는 중이다.
출발은 좋았다. 상대 자책골이었지만 공수 과정에 각 포지션별 역할이 있었고 대구FC에 승점을 가져왔다. 이어진 두 번째 상대는 최근에 광주FC(0-1 패), 대전하나시티즌(1-2 패)에 2연패를 허용했던 수원FC였다.
김판곤 감독은 주중 코리아컵 등을 대비하고 더 빠르고 폭넓게 선수단을 체크하기 위해 선발진 6명을 바꾸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원두재를 원 볼란치에 두고 최전방 원톱 주민규에게 공격을 맡겨 수원FC를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잠시 꺾였던 폭염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축구도 알 수 없었다. 전반전에 짜여진 각본대로 압박하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전반 39분 주민규가 자리 싸움 과정에서 이재원에게 팔꿈치를 휘둘렀고 비디오판독시스템(VAR) 결과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주민규 퇴장에 수적 열세에 놓인 울산은 3분 뒤 실점했다. 올해 6월 수원FC에 둥지를 튼 손준호에게 골망을 허락했다. 손준호 슈팅이 굴절돼 수원FC 입장에선 행운섞인 장면이었지만 울산의 시나리오가 틀어지는 순간이었다.
김판곤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루빅손, 엄원상, 야고를 투입해 2선과 최전방에 변화를 줬다. 후반 초반부터 과감하게 공격에 올라와 슈팅하는 빈도를 늘렸고 수적 열세에도 빠른 동점골을 조준했다. 하지만 수원FC 집중력이 더 좋았고 정승원이 9번 자리로 파고드는 안데르손에게 밀어준 감각적인 패스를 잘 받았고 골키퍼 조현우까지 제쳐 골망을 뒤흔들었다.
순간 울산문수경기장에 정적이 흘렀고 수원FC 원정 팬들과 선수들의 환호성이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후반 27분경 루빅손이 골망을 뒤흔들며 울산 추격 의지에 불을 지폈다. 박스 앞에서 과감한 왼발 슈팅이 안준수 골키퍼 방어막을 뚫고 골망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더는 추가골이 없었고 추가 시간 8분까지 득점하지 못하며 승점 확보에 실패했다.
주전 공격수 엄원상은 한동안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했다. 90분 동안 열정적으로 팀을 지휘하던 김판곤 감독도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얼어붙은 채로 선수들을 바라봤다. 선수들이 운동장 한 바퀴를 돌아 서포터석에 다가왔을 때,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끝까지 응원한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김판곤 감독은 풀이 죽어 들어가는 선수들을 독려하며 경기를 마무리했고 기자회견장에 왔다. 라커룸에서 꽤 많은 대화를 했는지 평소보다는 늦게 인터뷰실에 입장했다. "홈 팬들에게 죄송하다"라며 말문을 연 그는 "계획대로 잘했다. 몇 차례 긍정적인 장면은 있었지만 상대가 올라오지 않았기에 우리가 느린 템포로 공격했다"라고 말했다.
주민규 퇴장은 "사고"라고 표현했다. 경기 후 주민규와 이야기를 했냐고 묻자 "지금은 서로 흥분된 상태이라 서로 말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주민규 등을 몇 번 두드렸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 거라고 생각한다. 경험이 많고 팀의 리더로 베테랑이다. 오늘 주장 완장을 팔에 둘렀는데 감독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판곤 감독에 따르면, 퇴장이란 변수를 제외하면 경기력은 만족스러웠다. 훈련부터 경기까지 모두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우승을 바라보는 팀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조금 더 성숙해야 한다. 상대가 잘못을 하더라도 인내하는 부분이 필요하다"라면서 "이런 경기를 동점, 역전까지 해야 우승 팀 자격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스스로 우승 팀 자격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힘들게 뛰었던 선수들에게 미안한 부분도 있었다. 수원FC전은 주중 코리아컵을 대비하면서 주전·로테이션 자원들의 실전 경기력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김판곤 감독은 "선수들을 더 명확하게 파악하게 됐다"라면서도 "선수들에게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감독의 평가를 받아야 했는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생각한다. 후반전에는 공격적으로 더 밀어붙인 부분이 있었다. 갑자기 어려운 환경을 마주했던 선수들에게 공정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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