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맥가이버 칼, 탬파베이 스타일이잖아” 현지 호평, 2900만 달러 쓴 이유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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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때 한 시즌 100승 이상을 달성하는 등 근래 들어 메이저리그의 강호로 꾸준히 군림한 탬파베이는 지난해 80승82패를 기록하며 승률 5할 달성에 실패했다. 결국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까지 처지면서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일찌감치 밀려나며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주축 선수들이 계속 이탈하는 와중에서도 마운드는 그럭저럭 잘 버텼다. 하지만 타선의 한계가 명확했다. 강타선의 이미지까지는 아니어도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던 탬파베이 타선은 지난해 부진을 거듭하며 팀의 발목을 잡았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탬파베이의 지난해 조정 득점 생산력(wRC+)은 95로 리그 평균을 밑돌았고,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3위를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는 꼴찌였다.
유격수 포지션에서의 문제는 더 심각했다. 공격보다는 수비가 더 중요한 포지션이기는 하지만 공격력이 너무 떨어졌고, 그렇다고 수비력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 탬파베이 유격수들은 합계 타율 0.221에 그쳤고, wRC+ 또한 79로 리그 26위에 머물렀다. 수비 지표에서도 19위로 리그 평균보다 아래였다.
사실 유격수는 앞으로 10년간 큰 걱정이 없을 줄 알았다. 탬파베이 최고 유망주이자,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인 완더 프랑코가 있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1위 유망주였던 프랑코는 202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팀의 주전 선수로 자리했다. 누구도 잠재력을 의심하지 않는 최고의 선수였다. 탬파베이도 그 가능성을 믿었다. 넉넉하지 않은 팀 재정 상태에도 불구하고 2022년 프랑코와 11년 총액 1억8200만 달러라는 대형 연장 계약을 하며 믿음을 드러냈다.
프랑코는 2023년 112경기에서 타율 0.281, 17홈런, 58타점, 3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19를 기록하며 구단의 믿음에 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엉뚱한 곳에서 발목이 잡혔다. 프랑코는 고국인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미성년자 성범죄로 기소됐고, 아동·여성·가족 폭력에 민감한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사실상 11년 계약이 휴지조각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길이 원천적으로 막혔다는 평가다.
그런 탬파베이는 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오프시즌에서 또 하나의 유격수를 영입했다. 여전히 많은 돈을 쓸 수 없는 상황이지만, 2023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김하성(30)과 2년 보장 29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주전 유격수를 찾았다. 탬파베이는 2025년 1300만 달러의 연봉을 보장하고, 325타석 이상에 들어서면 20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추가로 준다. 김하성은 2025년 시즌이 끝나면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 조항을 활용할 수 있으며 그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2026년 16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탬파베이는 현시점 올해 1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김하성을 포함해 단 세 명이다. 김하성은 이변이 없다면 올해 탬파베이의 최고 연봉자가 될 전망이다. FA 시장에서 많은 돈을 쓰지 않는 탬파베이의 성향을 고려할 때, 김하성에게 이런 투자를 했다는 것도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탬파베이는 현재 팀 내 최고 유망주이자 메이저리그 정상급 유격수 유망주로 뽑히는 카슨 윌리엄스의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더블A에서 뛰었던 윌리엄스를 올 시즌 트리플A 승격이 확실시되고, 시즌 후반에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윌리엄스가 주전으로 올라갈 때까지 김하성에게 징검다리를 기대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양쪽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계약으로 뽑힌다. 탬파베이는 그들의 구단 사정에서 적지 않은 돈을 썼지만 유격수 자리를 확실하게 보강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시즌 뒤 받은 오른 어깨 수술에서 아직 회복 전이다. 애당초 개막전 출전은 어려웠다. 빠르면 4월 말, 혹은 5월 복귀 예정이다. 시즌 시작에는 김하성을 쓸 수 없지만, 김하성이 5월부터 팀의 유격수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라고 있다. 김하성은 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갖춘 선수이자, 공격에서도 리그 평균은 해주는 선수다. 탬파베이의 유격수 문제가 확실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다년 계약을 노렸던 김하성도 어깨 수술 탓에 이는 좌절됐으나 옵트아웃 후 1년 뒤 다시 FA 시장에서 대박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섰다. 소속팀 없이 스프링트레이닝에 들어가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었고, 탬파베이는 안정적인 출전 기회를 보장 받을 수 있는 팀이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자신의 경기력과 어깨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면 2025-2026 이적시장에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 설사 경기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도 2026년 1600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현지 언론도 이런 사정을 들어 이번 계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대세다. ‘메이저리그 네트워크 라디오’의 분석가인 잰슨 루이스는 1월 31일(한국시간)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하성의 영입이 탬파베이에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점쳤다.
루이스는 “그는 파드리스에서 스위스 아미 나이프로 매우 중요한 몫을 했다. 그는 유격수에서 뛸 수 있고, 2루수로도 뛸 수 있으며, 필요할 때는 지명타자로도 뛸 수 있다. 그는 탬파베이가 원하는 선수의 전형이다. 탬파베이는 많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고 호평했다. 한편으로 김하성이 탬파베이의 떠오르는 유망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점쳤다. 주로 3루를 보는 주니오르 카미네로가 김하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루이스는 탬파베이가 김하성의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했다면서 다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가 뜨거워질 것이라 예상했다. 뉴욕 양키스와 볼티모어가 버티는 가운데 한때 리그 최강팀이었던 탬파베이가 전력을 보강했고, 토론토와 보스턴 또한 전력 보강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루이스는 “야구에서 가장 힘든 디비전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봐야 한다. 레이스가 로테이션에서 건강을 유지하고 경쟁할 수 있다면 어떨까”고 기대했다. MLB 네트워크의 로버트 플로레스 또한 “레이스는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매우 경쟁력이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동의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또한 탬파베이가 이번 오프시즌에서 수비력을 희생하지 않고 공격력을 보강했다면서 그 요소 중 하나로 김하성을 뽑았다. MLB.com은 1일 “이달 초 제안한 적은 있지만(MLB.com은 1월 초 김하성의 차기 행선지 후보 중 하나로 탬파베이를 뽑았다) 2년 2900만 달러 계약은 예상하지 못했던 (탬파베이에) 이상적인 선수다. 그는 2022년 이후 OAA 평균에서 모든 내야수 중 16위를 차지한 2023년 골드글러브 수상자이자 뛰어난 중앙 내야 수비수다. 레이스 관계자들은 테일러 월스를 야구 최고의 수비 유격수라고 칭찬했지만, 김하성은 엘리트 클래스에도 이름을 올린 선수”라고 호평했다.
이어 MLB.com은 “김하성의 영입으로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된 것은 타격이다. 뛰어난 수비력과 평균 이상의 공격력으로 2022년과 2023년 시즌 총 10.7의 WAR을 기록했습니다. 그 2년 동안 김하성은 타율 0.256, 출루율 0.338, 장타율 0.391, 홈런 28개와 도루 50개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약간 주춤했지만 470타석을 소화하며 여전히 OPS 0.700(2.6 WAR)을 기록했다. 그런 성적조차도 탬파베이의 타선을 극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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