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한다고" 절규하던 이정효, 광주FC와 미친 ACLE 8강 티켓 얻었다 '29억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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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극적이면서 기적의 8강 진출은 광주FC에 많은 것은 가져다줬다.
축구에 미친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는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5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 빗셀 고베(일본)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1차전 원정에서 0-2로 패해 광주의 전력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보기 좋게 깨버린 광주다. 90분까지 2-0을 만든 뒤 연장 후반 아사니의 기막힌 왼발 감아차기로 경기를 끝냈다. 추춘제과 ACLE, ACL2, ACL 등 3개 대회로 개편 후 K리그 팀 중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역대 시도민구단으로도 최고 성적이다.
상대팀 고베가 일본 J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강호라는 점, 리그 페이즈와 16강 1차전에서 만나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패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광주의 승리는 놀라운 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안방의 이점을 활용해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한 광주는 전반 18분 박태준의 프리킥을 박정인이 높은 타점으로 헤더, 골망을 갈랐다. 고베 수비진은 질서 있게 방어했지만, 광주는 두 명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들어가 있다가 킥 직전 빠르게 빠져나와 대형에 균열을 가했고 이 전략은 성공했다.
후반에도 집요하게 고베를 수비 뒷공간을 향해 돌파하며 크로스와 잔패스를 시도했던 광주다. 결국 40분 전략이 통했다. 크로스를 올려 페널티지역 안에서 경합 상황에서 상대의 핸드볼 파울을 이끌어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아사니가 골을 터뜨리며 1, 2차전 합계 2-2 균형 잡기에 성공했다.
연장 후반 13분, 아사의 골은 이정효 감독의 특기인 상대를 썰어 가는 과정에서 얻어냈다. 고베를 향해 전진하면서 상대를 등진 상황에서 2대1 패스를 계속 주고받으며 밀고 들어갔다. 아사니의 마지막 슈팅에서는 수비가 다소 떨어져 있어 공간이 난 것을 적극 활용한 결과였다.
지난해 FC서울과의 개막전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골을 넣은 경험이 있는 광주다. 상대 공간을 야금야금 썰어 올라가 골을 넣었고 고베도 같은 전략을 앞세운 광주에 제대로 당했다. 정말 쉽지 않은, 무실점하면서 골을 넣어 균형을 깨고 승리하는 기적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ACLE 시작 전 광주는 거의 빈털터리에 가까운 선수단이었다. 팀의 상징이었던 엄지성은 지난해 여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스완지시티로 떠났다. 외국인도 티모가 청두 룽청(중국)로 향했고 포포비치도 시드니FC로 향했다. 재정 손익을 맞춰야 했기에 여름 영입은 꿈도 꾸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에도 허율, 이희균 등 지난 시즌 공격의 축이 동시에 울산 HD로 향했고 이건희가 제주 SK로 떠났다. 베카도 야마가타(일본)로 가고 허리의 리더인 정호연은 미네소타 유나이티드(미국)로 가버렸다.
영입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이전 소속팀에서 "아쉽다"라는 소리를 들어왔던 이들이라는 점에서 모든 것은 이정효의 지도 역량에 달렸다. 마지막에 주세종을 어렵게 영입하면서 그나마 정호연의 이적 공백을 어렵게 메웠다.
당초 고베가 아닌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 16강을 치를 수 있었던 광주다. 조호르는 K리그 팀들에 강한 모습을 보여줘 이 감독도 흥미로운 상대로 여겼다. 하지만, 울산의 리그 페이즈 상대였던 산둥 타이산(중국)이 경기 시작 2시간을 앞두고 건강 문제를 이유로 포기하면서 대진이 요동쳤다. 산둥과의 전적이 다 사라지면서 고베로 변경됐다. 강적을 상대로 대단한 경기를 보여준 셈이다.
이 감독은 훈련이 없는 시간이면 전술 공부에 몰두한다. 쉬고 있는지 물어보면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공부하는 사진이 날아 온다. 자신이 연구하지 않으면 선수들을 미치게 할 수 없다는 점으로 인해 매일 공부만 하는 것이다. 광주가 공개한 선수 대기실 영상에서 "미쳐야 한다고"라고 외치는 이 감독의 절절함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광주는 K리그 우승 상금 5억을 훨씬 뛰어넘는 상금을 모았다. 리그 페이즈와 16강, 8강의 성공으로 총액 200만 달러(약 29억 원)를 모았다. 구단에 돈이 없어 ACLE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조금이라도 보태겠다던 이 감독의 농담 같은 진담이 실현된 것이다.
8강에서 승리해 4강에 오르면 60만 달러(약 8억 7,000만 원)가 떨어진다. 준우승이 400만 달러(약 58억 원), 우승이 1,000만 달러(약 145억 원)다. 구단의 수익 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이 감독은 선수들과 당당하게 돈을 벌어 오고 있는 셈이다.
8강부터는 사우디에 모여 치른다. 서아시아팀들을 상대한다. 광주를 사고도 남을 재력이 있는 알 힐랄, 알 나스르, 알 아흘리(이상 사우디아라비아), 알 사드(카타르) 등이 기다리고 있다. 얼마나 더 미쳐 기적을 연출할지는 이 감독과 선수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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