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각 나오나, 류현진보다도 7살이나 많은데 왜 잘 던지는 건데… 아들뻘과 같이 뛴다, 신화는 아직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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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8·한화)과 리치 힐(45·캔자스시티)은 2016년 시즌 중반부터 2019년까지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류현진이 당시 어깨 수술 여파로 고전하고 있을 때, 다저스는 새로운 좌완 선발을 찾으려 했고 당시 오클랜드에서 인간 승리 평가를 받았던 힐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꽤 요긴하게 잘 써 먹었다.
힐은 당시 독특한 사연으로 큰 화제를 모은 선수였다. 어린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경력이 특별하지 않았고, 매년 팀을 옮겨 다닌 대표적인 저니맨이었다. 팔꿈치·어깨 수술 경력이 모두 있었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꿈을 찾아 다녔고, 오클랜드에서 갑자기 올스타급 성적을 내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당시 그의 나이가 36세였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 좋은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류현진은 2019년 시즌 뒤 토론토로 떠났고, 힐도 2020년 미네소타와 계약하면서 둘 사이의 인연은 끝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힐은 이제 현역 생활의 끝이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나이였고, 반대로 류현진은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류현진이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아직은 그 결론이 나지 않았다. 38세의 류현진이 현역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닌데, 힐도 아직 팔팔한 현역이기 때문이다. 류현진보다 7살이 많은 힐은 여전히 메이저리그 무대를 꿈꾸며 아들뻘 선수들과 뛰고 있다. 그 결론에도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힐은 다저스를 떠난 뒤에도 저니맨이었다. 2020년 미네소타, 2021년 탬파베이·뉴욕 메츠, 2022년 보스턴, 2023년 피츠버그·샌디에이고, 2024년 보스턴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등판했다. 전성기만한 경쟁력은 아니었지만 무서운 생존력이었다. 꼭 힐을 필요로 할 만한 어떤 팀이 등장했고, 힐은 떨어지는 성적 와중에서도 메이저리그 경력을 이어 갈 수 있었다.
2024년이 마무리됐을 때는 진짜 끝인 줄 알았다. 2024년 힐은 보스턴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4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것도 다 불펜이었다. 3⅔이닝이 끝이었고,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제아무리 잡초 같은 힐이라고 하더라도 이제는 더 불러주는 팀이 없을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45세, 야구로 따지면 할아버지 투수였다. 모두가 힐의 은퇴를 예상했다.
그러나 힐은 현역 연장에 도전했고, 시즌이 끝난 뒤 프리미어12에서 미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붙잡으려는 일환이었다. 시즌 뒤 아무도 불러주지 않아 그렇게 잊히는 듯했지만 불사조처럼 부활했다. 캔자스시티가 힐의 몸 상태를 확인한 뒤 지난 5월 15일(한국시간)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모두가 놀란 일이었다.
힐은 계약 직후 잠시 루키 리그 레벨에서 예열을 했고, 이후에는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오마하에 할당돼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카드지만,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올해 45세의 힐은 트리플A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16이닝을 던지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은 0.170에 불과하다. 아무리 마이너리그라고 해도 트리플A는 아무나 이 성적을 낼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런데도 이 성적이다. 놀라운 일이다.
물론 힐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트리플A에서 성적이 좋다고 해서 반드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구위나 구속 등 다양한 평가 항목에서 평가를 거쳐야 한다. 마이너리그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다고 하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만한 구위를 인정받는다면 쓰임새에 따라 먼저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캔자스시티의 선발 로테이션이나 현역 로스터에 뭔가 구멍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만약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던진다면 이 또한 역사적인 사례로 남는다. 만 45세에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던진 사례는 근래 역사에서 손에 꼽는다. 랜디 존슨이 46세 시즌에 공을 던졌고, 바톨로 콜론과 로저 클레멘스가 45세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것이 그나마 찾아볼 수 있는 사례다. 힐의 인간 승리 신화가 계속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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