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퇴출 선수가 “토론토의 구세주” 평가를 받다니… KBO 4.93→MLB 2.21, 알다가도 모를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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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머리가 아팠던 KIA는, 결국 시즌 막판 좌완 에릭 라우어(30)를 영입해 한국시리즈까지 동행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리막이었던 라우어는 KIA의 영입 제안을 받고 망설임없이 한국행을 결정했다.
라우어는 2018년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꾸준하게 선발로 뛴 거물급 선수였다. 2018년 샌디에이고에서 선발 23경기, 2019년 선발 29경기에 나가 2년 합계 14승을 거뒀다. 밀워키 트레이드 이후로도 계속 선발로 뛴 선수였다. 2021년 선발 20경기에서 7승, 그리고 전성기로 불리는 2022년에는 29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가 158⅔이닝을 던지면서 11승7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이런 선수가 한국까지, 그것도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온 것은 이유가 있었다. 계속된 부상으로 구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성기에 비하면 구속이 많이 내려왔고, 이는 변화구보다는 힘 있는 패스트볼 쪽에 강점이 있었던 라우어의 경력이 내리막으로 향하는 큰 원인이 됐다.
라우어는 부상이 시작된 2023년 10경기(선발 9경기) 출전에 그쳤고, 4승6패 평균자책점 6.56이라는 최악의 성적에 머물며 점차 메이저리그에서 멀어졌다. 2024년은 계속 마이너리그에만 있었다. 그런 라우어가 경력의 반등을 이룰 무대로 점찍은 곳이 바로 한국이었다. 다만 한국에서도 구위 회복세는 없었다. 한국시리즈에서 잘 던지기는 했지만 7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93에 그친 채 퇴출됐다.
KIA도 라우어를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현재 구위를 봤을 때 더 확실한 투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라우어도 쓸쓸하게 한국을 떠났다. 그런데 이후 일대 반전이 일어났다.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라우어가, 어느덧 부상자들로 위기에 빠졌던 토론토 선발 로테이션의 구세주로 떠오른 것이다. KBO리그에서도 5점에 가까웠던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알다가도 모를 세상일이다.
라우어는 25일(한국시간)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가 5⅓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네 번째 승리를 거뒀다. 만만치 않은 클리블랜드 타선의 공세를 산발로 처리하면서 이날 팀이 10-6으로 이기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29에서 2.21로 더 떨어졌다.
1회부터 2점의 득점 지원을 받으며 출발한 라우어는 1회 콴과 토마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지만 클리블랜드 최고의 타자인 라미레스를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 중 하나였다. 4회에는 1사 후 산타나에게 볼넷을 내준 뒤 아리아스 타석 때 자신의 실책까지 나오며 위기를 맞이했으나 후속타를 봉쇄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 사이 토론토가 4회 1점, 5회 1점을 더 뽑아내며 4-0 리드를 선물했고, 라우어는 5회 선두 헤지스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번에도 콴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6회 1사 후 산타나에게 솔로포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오기는 했지만 누가 봐도 좋은 성과와 함께 경기를 마쳤고, 결국 시즌 네 번째 승리, 두 번째 선발승이 올라갔다. 두 경기 연속 선발승이다.
지역 언론인 ‘토론토 선’은 이날 경기 후 “갑자기 나타난 것으로 보이는 라우어의 노력 덕에 첫 번째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다. 라우어는 많은 이슈를 안고 있는 토론토 로테이션의 구세주다”고 칭찬하면서 “그가 없었다면 토론토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지는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 슈어저의 부상과 프랜시스의 부진으로 인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토론토는 부상으로 빠져 있던 슈어저가 이번 주 드디어 복귀전을 치른다. 라우어의 향후 보직이 어떻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현지 언론에서는 라우어가 잘 던지고 있는 만큼 선발 기회가 계속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라우어는 올해 11경기(선발 5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하며 힘을 내고 있다. 피안타율은 0.188에 불과할 정도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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