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는 감보아 두 배인데 트리플A 8점대? 삼성의 중대한 도박, 이제 그 이유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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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팀 홈구장 환경을 십분 활용할 만한 장타력 보강에 목말라 있었던 삼성은 지난해 올스타 브레이크 당시 외국인 타자를 바꿨다. 타율은 그럭저럭 유지하지만 장타력이 떨어졌던 데이비드 맥키넌을 집으로 보내고 홈런 생산 타자인 루벤 카데나스(현 키움 카디네스)를 영입했다.
하지만 그런 카데나스가 허리 부상으로 주춤하자 삼성은 또 승부를 걸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던 시점이고, 한국시리즈 진출이 목표로 바뀐 삼성은 카데나스를 방출하고 르윈 디아즈를 영입했다. 디아즈는 삼성의 목표였던 홈런포를 터뜨리면서 분전했고,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도 합계 5홈런을 기록하며 자신의 장점을 보여준 끝에 재계약에 성공했다.
나름대로 성공적인 외국인 교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카데나스를 포기하는 결정이 쉽지 않았는데 과감했던 것이 팀을 구했다. 올해도 디아즈는 리그 홈런 부문 선두(27홈런)를 달리며 삼성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KBO리그 역사를 대표하는 거포들의 상징이었던 전반기 30홈런 달성도 가능한 페이스다. 그런 삼성은 올해도 외국인 선수 교체로 승부를 건다. 부상으로 교체를 결정한 대니 레예스 대신, 헤르손 가라비토를 영입했다.
레예스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투구를 했고, 여기에 포스트시즌에서는 거의 영웅적인 모습으로 삼성 마운드를 이끌어 큰 점수를 땄다. 그 결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 전 발등 미세골절로 지각 개막했고, 6월 7일 NC전 등판 이후 또 비슷한 부위에 미세골절이 재발하면서 삼성의 결단을 강요했다. 기다려주자니 올해 성적(10경기 4승3패 평균자책점 4.14)도 썩 좋지 않았다.
그런 삼성은 레예스를 포기하고 가라비토를 영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요새 KBO리그의 트렌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구위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은 잔여 시즌 연봉 35만6666달러(약 4억9000만 원)에 계약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이적료가 있다. 삼성은 원 소속팀인 텍사스에 20만 달러(약 2억7200만 원)를 지급했다. 합쳐 55만6666달러(약 7억6000만 원)의 선수다. 팀 외국인 페이롤 등을 고려, 사실상 대체 외국인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액을 베팅했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
앞서 롯데가 찰리 반즈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좌완 알렉 감보아의 이적료는 10만 달러였다. 가라비토는 그보다 두 배를 더 지불했다. 그만큼 원 소속팀인 텍사스가 배짱을 부려도 될 만한 기량을 가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고개가 갸웃거리는 부분도 있다. 트리플A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서다.
가라비토는 2024년 텍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지난해 18경기(선발 2경기)에서 26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78을 기록했다. 올해는 메이저리그 등판은 3경기에 그쳤고, 주로 마이너리그에 있었다. 트리플A 10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7패 평균자책점 8.53에 그쳤다. 성적만 놓고 보면 그렇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구위는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KBO리그에서의 공인구 적응이나 커맨드가 문제일 뿐, 구위 자체는 앞서 들어온 감보아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실제 한 구단 외국인 담당자는 “적지 않은 KBO리그 구단들이 지난해부터 지켜봤던 선수”라면서 “6월 말이 지나면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 KBO리그에 올 수 있는 선수 중에서는 구위만 놓고 보면 상급으로 봐야 한다. 다른 선수들은 구단들이 풀어주질 않거나, 메이저리그 도전에 욕심이 있는 선수들”이라고 했다. 커맨드는 와서 지켜봐야겠지만,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가라비토가 가장 최근 선발로 나서 6이닝을 소화했던 지난 5월 19일 오클라호마시티와 경기를 보면 이날 가라비토는 평균 93.6마일(약 150.6㎞)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95마일(152.9㎞)이었다. 여기에 최고 93.4마일의 싱커(150.3㎞), 90.7마일(146㎞)의 슬라이더, 88마일(141.6㎞)의 체인지업, 84.3마일(135.7㎞)의 커브를 던졌다. KBO리그에서는 모두 빠른 편이다. 익스텐션이 길어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는 더 빠를 수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커맨드가 관건이기는 하지만 구위 자체는 충분히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 꾸준히 선발로 뛰었던 만큼 빌드업 과정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가라비토는 26일 대구 한화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가진다. 많은 금액을 투자한 만큼 도박이라면 나름의 도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삼성의 선구안이 이번에도 적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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