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테이블]'공항가는 길' 불륜 논란, '굿와이프'가 먼저 넘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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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스타=성정은 기자]'공항가는 길' 김하늘-이상윤이 예상된,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더 큰 암초에 부딪쳤다. 가을날 어울리는 감성멜로를 표방했으나, 제작발표회 때부터 불륜 소재에 대한 논란이 고개를 들었고, 첫 방송 뒤에는 이 논란이 무섭게 커졌다.
21일 첫 방송된 KBS2 새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극본 이숙연, 연출 김철규,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은 제작진의 소개에 따르면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궁극의 사랑을 보여줄 감성멜로 드라마'다. 항공사 승무원 최수아 역의 김하늘과 건축학과 시간강사 서도우 역의 이상윤이 또 한번의 사춘기에 휩싸이는 두 남녀다. 문제는 김하늘과 이상윤이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의 김희애-지진희처럼 싱글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수아와 서도우는 유부녀, 유부남이다. 최수아의 남편은 베테랑 승무원인 박진석(신성록 분)이고, 서도우에게는 김혜원(장희진 분)이라는 예쁜 아내가 있다. 물론 두 부부는 겉만 부부라 행복하지 않다. 두 집안 모두 아이 교육을 둘러싼 문제 등으로 부부가 서로에게 남보다 더한 거리감을 느끼고 있고, 서도우는 끝내 딸을 잃기까지 한다. 그리고, 모든 멜로드라마가 그랬듯 우연히, 한번 두번 마주치는 최수아와 서도우는 아이들까지 얽혀 남편, 아내에게 못한 얘기를 나누며 공감을 키워간다.
'공항가는 길' 주 내용이다. 김하늘은 긴 머리 못지않게 세련된 단발과 승무원 유니폼이 잘 어울렸고, 이상윤은 훈훈한 외모에 자상하고 따뜻한 서도우에 잘 녹아들었다. '함부로 애틋하게'처럼 계절을 잘못 만난 것도 아니고,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까지 부는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멜로물이다. 스토리며 대사, 그림까지 어느 하나 부담스럽지 않게, 담담했다.
그런데 첫 방송 후 '공항가는 길'을 가로막은 것은 불륜 논란이다. "불륜을 미화하지 말자",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네가 하면 불륜이냐", "멜로는 포장일뿐 결국 불륜이다", "공항가는 길? 가정법원 가는길" 등 온라인 커뮤니티 드라마 갤러리나 관련 기사 댓글은 불륜에 대한 비난 아니면 불륜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박으로 도배 돼 있다. 제작진도 당황할 정도다.

불륜 논란에 대해 사실 김철규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이미 답했다. 김 PD는 당시 "불륜 드라마라고 확정지어 버리면 할 말이 없다. 두 사람이 어떻게 서로에게 위로를 건네고 관계를 이어가는 지가 중요한 것 같다. 애매한 관계이고 모호한 관계다. 사회적으로 규정하기 힘든 상황에 두 사람이 놓여있다"며 예상되는 논란을 인정한 뒤 "기혼 남녀의 만남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회의 성숙도를 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덧붙였다.
모든 문제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인다. '공항가는 길'에서 김하늘과 이상윤이 느끼고 나누는 호감과 위로는 두 사람이 각각 가정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법적으로' 위태롭다. 멜로의 전개상 두 사람이 앞으로 더 깊이 마음을 나눌수록 불륜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런데 멜로드라마의 시각에서 보면 불륜도 사랑이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영화 '봄날은 간다' 유지태의 대사에도 불구하고, 변하고 흘러가는게 사랑이라는 인식의 토대에서 다양한 사랑을 조명하며 멜로드라마와 영화가 만들어진다.
지금 도마에 오른 건 '공항가는 길'이지만 결혼한 남녀가 또 다른 사랑에 빠지는 불륜 드라마는 숱했다. 그런데, 어떤 작품은 평가와 시청률 두마리 토끼를 잡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비난 속에도 시청률은 얻는가 하면, 어떤 작품은 둘 다 놓치기도 한다.
최근 작품으로 영화 '남과 여'와 tvN 드라마 '굿와이프'는 인상적인 대척점에 서 있다. 나란히 전도연이 주연을 맡았는데 한 작품은 외면 당했고, 한 작품은 큰 인기를 모았다. '남과 여'에서 전도연과 공유의 사랑은 해외 촬영까지 한 그 아름다운 그림에도 불구하고, 개연성과 공감을 놓치며 '불륜'으로 끝났고, '굿와이프'에서 전도연과 윤계상의 사랑은, 거꾸로 불륜임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비판과 상당수의 지지 및 응원을 받았다. 드라마와 영화 속 사랑은 불륜이냐 아니냐를 떠나,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럴 만하다"라는 공감을 기준으로 지지가 갈리기 때문이다.
시작과 동시에 휩싸인 불륜 논란에 '공항가는 길' 제작진도 답답할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 입장에서는 작품에 자신이 있다면 차분하게 기다릴 일이고, 시청자들은 좀 더 두고보면 된다. 극중 김하늘은 왜 잘 생기고, 잘 나가는 남편 신성록을 놔두고 이상윤에게 위로 받는지, 이상윤은 또 왜 미모의 아내 장희진이 있으면서도 오다가다 만난 김하늘에게 마음을 여는지, 시청자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면 '공항가는 길'의 김하늘과 이상윤이 법적으로 불륜의 길을 걷게 되더라도 멜로드라마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흔들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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