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손흥민 깜짝 발언..."토트넘과 상대하기 싫어 PL 이적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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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며 남긴 마지막 고백이 다시 한 번 깊은 울림을 낳고 있다. 10년 동안 몸담았던 클럽을 뒤로하고 새로운 무대로 향하는 과정에서, 손흥민은 누구보다 솔직한 언어로 자신의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그 이유는 화려한 조건도, 커리어 계산도 아니었다. 토트넘과 맞서고 싶지 않았다는 단 하나의 감정이었다.
토트넘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다큐멘터리 ‘손흥민 홈커밍 : 토트넘에서 쏘니의 마지막 날들’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단순한 이별 기록이 아니라, 한 선수가 클럽에 바친 시간과 감정의 밀도를 고스란히 담아낸 서사였다. 화면 속 손흥민은 담담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갔지만, 문장 하나하나에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감정이 배어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내 다른 강팀들의 제안을 왜 단호하게 배제했는지에 대한 설명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너무나 존중하기 때문에 다른 EPL 팀으로 갈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토트넘을 상대로 골을 넣는 상황을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프로 선수로서의 냉정한 선택이라기보다, 한 클럽에 대한 감정적 유대가 얼마나 깊었는지를 드러내는 고백에 가까웠다.
손흥민에게 토트넘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었다. 그는 이 클럽에서 선수로 성장했고, 리더로 완성됐다. 다큐멘터리는 이별을 앞둔 마지막 날의 풍경도 세세하게 담았다. 늘 팀 내에서 분위기를 밝게 만들던 손흥민은 그날 역시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그러나 동료들 사이에는 이별의 기운이 무겁게 깔려 있었다. 손흥민은 “모두가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 했지만,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순간이라는 걸 말해줘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토트넘에 남긴 기록은 숫자만으로도 충분히 위대하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올랐고, 발롱도르 투표에서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하며 세계 축구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토트넘 구단 역사에서도 최다 출전과 최다 득점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이러한 커리어 때문에 손흥민의 선택을 두고 아쉬움을 표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전성기 시절 우승 트로피를 위해 다른 빅클럽으로 향했다면 더 많은 은메달과 금메달을 수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실제로 손흥민에게는 그러한 선택을 할 충분한 자격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끝내 토트넘에 남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토트넘에 41년 만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이 우승은 단순한 트로피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오랜 무관에 시달리던 구단의 한을 풀어낸 순간이었고, 손흥민이 왜 토트넘의 상징으로 불리는지를 증명한 장면이었다. 토트넘이 영국 현지에 손흥민의 대형 벽화를 조성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손흥민은 구단의 역사 속에 남는 ‘리빙 레전드’가 됐다.
미국행 역시 같은 연장선에 있다.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의 도전을 마무리하면서도, 토트넘과 적으로 마주하는 선택은 끝내 하지 않았다. 이는 커리어의 손익 계산을 넘어선 결정이었다. 그는 “긴장되기보다는 슬프다. 하지만 좋은 의미의 슬픔이다”라고 말하며, 토트넘에서 보낸 시간을 자랑스럽게 돌아봤다.
손흥민의 고백은 현대 축구에서 점점 희귀해진 가치들을 떠올리게 한다. 충성심, 존중, 그리고 감정의 무게다. 토트넘을 떠났지만, 토트넘과의 관계는 끝나지 않았다. 손흥민은 더 이상 토트넘 유니폼을 입지 않지만, 그 이름은 여전히 토트넘과 함께 호흡한다. 그가 유럽을 떠난 이유는 분명했다. 토트넘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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