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거포 3루수 전성시대, 두산도 질 수 없지… 박찬호 나비효과, 의외의 곳에서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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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근 KBO리그는 장타력을 갖춘 젊은 3루수들이 대거 튀어 나와 리그의 활력소로 떠올랐다. 이들은 젊음과 실력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롱런을 기대케 하고 있다.
김도영(KIA), 노시환(한화), 문보경(LG), 김영웅(삼성)과 같은 선수들이 있고, 아직 포지션이 미정이지만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퓨처스리그를 평정한 한동희(롯데)도 포함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20대 초·중반에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장타력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핫코너로 불리는 3루는 예전부터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의 자리였다. 해당 팀들은 든든한 자산을 보유한 셈이다.
올해는 두산도 그 트렌드에 합류할 수 있을지 모른다. 올해 3루로 포지션을 바꿀 가능성이 높은 안재석(24·두산)이 방망이를 예열하며 시즌을 벼르고 있다. 안재석은 지난해까지는 유격수 자원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두산이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유격수 박찬호와 계약했고, 이에 안재석이 3루로 옮겨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사실 달가운 포지션 변경은 아니었다. 유격수 유망주로 뽑혔고, 유격수 포지션에서 장타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최고의 장점으로 손꼽혔던 선수였다.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중반 합류한 안재석은 1군 35경기에서 타율 0.319, 4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1을 기록하며 타격 능력을 뽐냈다. 규정 타석을 소화하지는 못했으나 장타율 0.541은 굉장히 고무적인 수치였다.
처음에는 섭섭한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생각을 빨리 바꿨다. 안재석은 “마무리캠프를 하면서 기사를 봤다. 상처까지는 아니지만 조금 서운함 이런 것은 없지 않았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감독님 말씀도 맞는 것 같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프로의 자세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3루수로 변신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3루 수비 연습에 한창이다. 내야에서 가장 수비 난이도가 높은 유격수를 보다 3루로 옮기면 쉬울 것 같지는 사실 그렇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타구가 빠르고 한 번의 바운드에 처리해야 한다. 유격수는 물러서면서 포구하는 마지막 선택지가 있지만, 3루수는 그런 선택지가 없다. 안재석도 “타구의 질도, 회전도 다르다. 타구를 바라보는 각도도 다르기 때문에 마냥 쉽다고는 하지 못한다. 어려움이 어느 정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더 밀도 있는 수비 훈련에 의욕적으로 임하고 있다.
3루 수비에 잘 적응한다면 그 다음은 공격의 폭발을 기대할 만하다. 지난해 장타력을 보여줬다, 수비 부담과 체력 부담이 조금은 덜한 3루로 이동해 타격에 더 초점을 맞추면 팀 타선을 이끌어가는 공격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안재석은 “작년에 퍼포먼스가 좋았으니까 올해도 당연히 잘하겠지라는 이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면서도 “어쨌든 더 좋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더 좋게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공격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한창 좋을 때가 지나자 상대 투수들이 견제를 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하는 안재석이다. 올해는 아마도 시작부터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할 것이다. 그냥 당하고 있을 생각은 없다. 안재석은 “작년에 몇 경기 안 뛰었고 타석도 많이 안 됐다. 일시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계속 변화를 주면서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캠프 주안점을 설명했다.
3루로 옮겼다고 해서 무조건 홈런을 노리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와 같이 강한 타구를 만드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그러면 좌우 중간을 뚫거나 선상으로 떨어지는 장타성 코스가 나오고, 발사각이 맞으면 자연스럽게 홈런도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다. 원하는 공에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면서 상대 견제를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이처럼 안재석은 잠시의 혼란을 지나 시즌을 누구보다 냉정하고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다.
명확한 목표가 생기니 시즌이 기다려지고, 또 설렌다. 새로운 보직, 새로운 마음과 함께 시즌을 시작한다. 안재석은 “좀 기대가 되는데, 오히려 텐션을 억제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으면서 “너무 기대된다고 하면 처음부터 막 올린다. 그러면 금방 식어 내릴 수도 있고, 체력이 떨어지고 부상이 올 수도 있다. 위험이 크다고 생각해서 그것을 억제하려고 한다”며 차가운 머리를 살짝 내비쳤다. 훗날 돌이켜보면, 어쩌면 박찬호 영입의 나비효과가 의외의 곳에서 터질 수도 있다. 두산이 바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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