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소컵] “90분 위해 9개월 준비”…박한동 회장 “대학축구 투자, 韓 축구 전체로 이어진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스포티비뉴스=나고야(일본), 정형근, 배정호 기자] “작년 덴소컵을 보고 마음이 무거웠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박한동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은 2026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을 마친 뒤 지난 1년을 돌아봤다. 그는 지난해 취임 직후 처음 경험한 덴소컵을 계기로 대학축구 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그 결과가 바로 ‘UNIV PRO’ 프로젝트다. 대학 상비군 체제를 중심으로 선수 관찰과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장기 계획이다.
한국 대학축구 선발팀은 15일 일본 나고야 웨이브 스타디움 카리야에서 열린 일본 대학선발팀과의 덴소컵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에서 1-2로 패했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단순한 승패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대학축구연맹이 추진하고 있는 UNIV PRO 체제가 실제 대표팀 경기에서 처음 적용된 무대였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덴소컵을 처음 지켜본 뒤 대학축구의 구조적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3월 덴소컵 경기를 보고 대학축구가 더 체계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1년 뒤에는 반드시 달라진 모습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장 먼저 손을 댄 부분은 대학 대표팀 운영 방식이었다. 기존 대학대표팀은 대회 직전에 감독이 선임되고 선수들이 선발돼 짧은 기간 훈련한 뒤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단기 소집 중심의 구조에서는 선수 관찰이나 전술 준비, 팀 조직력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박 회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비군 체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5월부터 대학 상비군을 운영하며 선수들을 꾸준히 관찰하고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을 계속 보면서 준비했고,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준비 과정의 결과가 이번 덴소컵에서 처음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이번 덴소컵 대학 대표팀은 약 9개월 동안의 상비군 체제 속에서 선발됐다. 단순히 한 경기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대학축구 시스템 변화를 위한 과정이었다. 박 회장은 “90분의 경기를 위해 9개월을 준비했다”며 “특히 아마추어 레벨에서는 준비 기간 동안에도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대표팀 준비 과정에는 기술 훈련과 연습경기뿐 아니라 멘탈 코칭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그는 “훈련과 연습경기뿐 아니라 선수들의 멘탈 코칭까지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기 결과는 아쉬웠지만 선수들의 태도와 경기력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 회장은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줬다. 결과를 가져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선수들이 대학축구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자신들의 모든 힘을 한일전에 쏟아부었고 그 치열함과 간절함을 경기장에 있는 모두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일본 축구 관계자들의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일본 대학축구연맹과 J리그 관계자들도 한국 대학축구가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며 “놀라움과 긴장을 보이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이번 덴소컵을 통해 지난 9개월 동안의 준비 과정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9개월 동안 선수들뿐 아니라 지도자들, 임원, 대학축구 관계자 모두가 함께 준비했다”며 “그 과정에서 대학축구 전체가 한 단계 성장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UNIV PRO 프로젝트의 핵심은 대학 상비군 시스템이다. 연령별 상비군을 통해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전술을 공유하며 대표팀을 구성하는 구조다. 박 회장은 이 시스템을 대학축구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학 대표팀과 연령별 상비군 제도의 성과를 UNIV PRO 시스템을 통해 대학축구 전체로 확장해 나갈 생각이다. 대학축구가 더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이번 일본 방문에서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일정이 있었다. 덴소컵을 후원하는 일본 기업 덴소 본사를 방문해 대학축구 후원 구조와 기업 철학을 직접 들은 것이다. 박 회장은 일본 대학축구의 구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으로 장기적인 인재 육성 관점을 꼽았다.
“덴소는 대학축구를 단순한 스포츠 후원이 아니라 인재 육성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선수들이 대학을 졸업해 프로로 가든 다른 길을 가든 인재를 키우는 과정 자체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는 한국 대학축구 역시 장기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대학축구는 중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발전해 왔다. 그래서 우리도 대학축구를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고민 속에서 만든 프로젝트가 바로 UNIV PRO이다.”
UNIV PRO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박 회장은 이를 ‘투자’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과거 명지대와 포항 스틸러스, 한국코레일 등에서 활약한 그는 2002년 부상으로 은퇴한 뒤 스포츠의류 사업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박 회장은 엘리트 선수 출신이면서 동시에 기업인인 자신의 이력을 언급하며 대학축구에 대한 철학을 설명했다.
“나는 엘리트 선수 출신이면서 동시에 기업인이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손익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철저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나 그의 결론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나는 선수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결국 가장 큰 수익이 될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박 회장은 이 ‘수익’을 단순한 금전적 개념으로 보지 않는다. 선수들의 성장과 대학축구의 경쟁력 향상이 결국 한국 축구 전체의 가치로 돌아온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 수익은 대학축구에만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한국 축구 전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좋은 선수들이 성장하면 결국 프로와 대표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선수들의 성장과 미래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덴소컵은 그 과정의 첫 실전이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지만, 박 회장은 이번 한일전을 통해 대학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오늘이 시작이다.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그는 앞으로 대학축구 시스템 자체를 바꾸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대학 대표팀을 넘어 대학축구 시스템 전체를 프로화할 것이다. 그래야 대학축구가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박 회장은 마지막으로 대학축구 구성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대학축구는 혼자서는 만들 수 없다. 선수와 지도자, 대학, 연맹, 기업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힘을 모아 주셨으면 좋겠다. ONE TEAM으로 대학축구를 만들어 가야 한다.”
관련 추천 기사
축구 관련 기사
-
'김상식 매직' 베트남서 또 새 역사 쓴다...현대컵 준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 2-0 제압→결승 진출
2026-08-20
-
[오피셜] "노욕이다, 후배들 위해 양보해야" 비판에도 건재함 과시...'59세' 미우라, 멀티골 작렬→일왕배 역사상 최고령 득점 기록 경신
2026-08-20
-
"사과하는데 카메라는 왜 들고 가나, 이걸 콘텐츠로 만드네" 조원희, 월드컵 옌스 비판→독일 찾아가 사과...오히려 역풍 맞았다
2026-08-20
-
[SPO 현장] 조성환 감독 “스탠드에서 바라본 선수들, 오늘 경기보고 많이 느꼈으면”…A팀에 쓴소리 작심발언 쓴소리일까
2026-08-19
-
[SPO 현장] 코리아컵 8강 진출하고 팬들께 “죄송하다…” 이영민 감독이 고개 숙인 이유는?
2026-08-19
-
[현장 REVIEW] 부천, 코리아컵 8강 진출! 부산에 ‘승부차기 혈투 끝 짜릿승’
2026-08-19
추천 콘텐츠
-
대한체육회, 2018 평창기념재단으로부터 화장품 400세트 전달 받아…'아이치-나고야 AG 응원'
2026-08-20
-
[SPO 이슈] 미친 골 넣어도, 절대 만족 안하는 이강인 “훈련 부족했던 것 사실…몸 상태 더 끌어 올려야” 월클 멘탈
2026-08-20
-
[오피셜] 해리 케인 공식발언 “EPL 돌아간다 생각, 그 열망이 예전처럼 크지 않아…” 프리미어리그 복귀설 단박에 '거절'
2026-08-20
-
정운찬 전 국무총리-박찬호 등 모셨다…대한체육회, 2040 K-스포츠 비전 전문가그룹 위촉
2026-08-20
-
[포토S] 유도 김민종, '금메달을 향해'
2026-08-20
-
[포토S] 업어치기 하는 허미미
2026-08-20
많이 본 기사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
문동주 걱정에 울었던 왕옌청, 10승 후 또 MOON 떠올렸다…참 멋진 두 남자의 우정
2026-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