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손흥민 떠올라" 엄지성 70m 괴력 드리블→결승골 창조 '원맨쇼'…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수확 "광주의 크랙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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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태극마크를 다시 거머쥔 엄지성(23, 스완지 시티) 발끝이 3경기 연속 번뜩였다. 2020년 푸스카스상 영예를 안긴 토트넘 시절 손흥민의 '70m 드리블 골'을 연상케 하는 폭발적인 돌파로 상대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스완지 시티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레스터 시티와 원정 42라운드에서 잔 비포트니크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엄지성이 선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마침표는 비포트니크가 찍어 기록지엔 1도움으로 기재됐지만 실상 득점 전반을 홀로 책임진 '원맨쇼'로 팀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
0의 균형이 좀체 깨지지 않던 후반 8분, 피치 흐름이 일거에 뒤집혔다.
엄지성은 스완지 진영 깊숙한 곳에서 공을 쥐었다. 동료와 패스게임으로 혈로를 모색해도 이상할 게 없는 위치.
하나 그는 선택이 남달랐다. 곧장 전진했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킹 파워 스타디움 원정석을 들끓게 했다.
엄지성은 공을 쥐자마자 속도를 끌어올렸다. 한 번 불붙은 탄력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장판파 조자룡처럼 중원을 가로지르며 상대 수비를 향해 직선으로 파고들었다.
레스터 선수들이 급히 따라붙었다. 한 명, 두 명, 세 명이 잇달아 압박에 나섰다. 하나 엄지성 리듬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약 70m에 달하는 거리를 기민한 방향 전환과 템포 조절이 섞인 완성도 높은 드리블로 내달렸다. 레스터 수비진은 간격을 좁히지 못했고 오히려 공간이 벌어졌다.
상대 진영 페널티아크 부근까지 도달한 엄지성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수비 압박 속에서도 시야를 확보했고 쇄도하던 비포트니크를 놓치지 않았다.
절묘한 타이밍의 패스가 연결됐고 비포트니크는 골 지역 오른편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동료의 환상 드리블 마무리를 완벽히 책임졌다.
관중석에서는 탄성과 탄식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흐름이 완전히 원정팀 쪽으로 기울었다.
엄지성 상승세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 그는 지난달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재승선했다.
A매치 원정 2연전을 소화한 뒤 소속팀으로 돌아온 엄지성은 이전과는 180도 다른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지난 3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전(3-3 무)에서 득점포를 가동해 포문을 열었고 6일 미들즈브러전(2-2 무)에선 도움을 추가했다.
그리고 이날 레스터전까지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쓸어 담았다. 컨디션 상승을 넘어 광주FC 시절 '폼'을 회복한 모양새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묻어나고 빅찬스를 창출하는 능력이 눈에 띄게 살아났다. 대표팀 승선 낭보가 경기력 제고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스완지 역시 엄지성과 함께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4경기 무승(2무 2패)에서 벗어나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올 시즌 16승 9무 17패, 승점 57로 챔피언십 14위를 사수했다. 9위 노리치 시티와 승점 차는 불과 1점으로 중위권 도약 발판을 단단히 마련했다.
반면 레스터의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날 패배로 강등권 탈출이 더욱 난망해졌다. 현재 순위는 승점 41(11승 14무 17패)로 23위.
챔피언십에선 22위부터 24위까지가 3부 무대인 리그1으로 떨어진다.
잔류 마지노선인 21위 포츠머스와 격차는 4점이다. 올 시즌 종료까지 남은 경기는 이제 4경기뿐이다.
한 경기 한 경기 결과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 시점인데 레스터는 이날 안방에서의 석패로 배로 더 뼈아픈 충격을 입게 됐다.
특히 분패 빌미가 된 실점이 엄지성 한 명의 개인 능력에서 비롯됐단 점에서 더욱 아쉬움이 클 법하다.
이번 시즌 64실점으로 이 부문 23위에 그치고 있는 수비 조직력 문제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부상한 형국이다.
레스터는 불과 10년 전,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우승 동화’를 써낸 팀이다. 2015-2016시즌에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 전통의 강호를 모두 일축하고 정상에 올랐다.
창단 132년 만에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이었다. 당시의 기적 같은 트로피 획득 서사는 여전히 현대 축구계에 다시는 없을 감동의 드라마로 널리 회자되고 있다.
하나 이후 행보는 아쉬움의 연속이다. 시장 마켓에 비해 높은 선수단 연봉 구조는 시간이 흘러 재정 부담으로 돌아왔다.
방만한 경영으로 구단 살림에 균열이 일었고 덩달아 전력까지 약화해 결국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챔피언십으로 강등됐다.
이해 챔피언십 정상을 석권해 재차 EPL로 승격했으나 곧바로 다시 강등, 올 시즌 다시 챔피언십에서 경쟁하고 있다.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 재정규정 위반에 따른 승점 삭감 징계를 지난해 부여받았다.
승점 6점을 깎이고 이번 시즌을 출발했는데 만일 징계가 없었다면 현재 레스터 승점은 53으로 강등권 밖인 17위에 위치할 수 있었단 점에서 더 뼈아프다.
엄지성은 이날 '크랙' 유형의 윙어가 번뜩이는 발재간을 보일 때 팀 경기력이 얼마만큼 향상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레스터전 70m 질주는 소속팀엔 반등 계기를, 상대에게는 강등 추락 그림자를 드리운 장면으로 올 시즌 챔피언십 연감에 기재될 확률이 높다. 아울러 스완지 입성 초기부터 지적받아온 공격포인트 생산 능력도 비약적인 발전세를 보여 잔여 시즌 전망은 물론 오는 6월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선전 가능성까지 두루 환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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