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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최고 유망주 ‘충격의 ERA 11.12’ 운이 없다는 증거는 많지만… 정상화 조건 무엇인가

작성일: 2026.04.14 06:05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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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초반 제구력과 커맨드 측면에서 다소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정우주 ⓒ한화이글스
▲ 시즌 초반 제구력과 커맨드 측면에서 다소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정우주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호주 1차 캠프 당시 연습경기를 치른 정우주(20·한화)의 투구를 지켜본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는 “조금 생각이 많은 것 같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몸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여전히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졌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 달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가야 했기에 예년보다 일찍 몸을 끌어올려야 했다. 1이닝만 던지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을 던져야 하는 보직이었기에 준비를 더 빨리 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편한 상황에서 시즌을 시작했다면, 올해는 8회 혹은 7회를 막아야 하는 필승조로 뛸 예정이었다.

생각이 많아지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었고, 시즌 초반 출발도 다소 저조하다. 정우주는 시즌 첫 13경기 중 9경기에 부지런히 등판했다. 그러나 9경기에서 5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10개의 안타를 맞으면서 평균자책점 11.12라는 부진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피안타율은 0.370,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2.82에 이른다. 정우주에게 기대했던 성적은 아니다.

여전히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것은 수치에서도 충분히 확인된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 집계에 따르면 정우주의 올해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51㎞로 지난해와 거의 차이가 없다. 최고 구속은 그간 날이 다소 쌀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최고 154.5㎞를 찍었다. 가뜩이나 좋았던 패스트볼의 수직무브먼트는 지난해보다 더 좋아졌다. 다른 측면에서도 지난해와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 오차범위 이내다.

▲ 정우주의 초반 성적은 운이 없는 측면도 있지만, 그냥 놔두면 회복되지 않을 측면도 있다 ⓒ곽혜미 기자
▲ 정우주의 초반 성적은 운이 없는 측면도 있지만, 그냥 놔두면 회복되지 않을 측면도 있다 ⓒ곽혜미 기자

어떻게 보면 운이 없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이 지난해 0.264에서 올해 0.588까지 뛰었는데 이는 비정상적인 폭등이다. 이 수치는 점차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코스가 좋아 맞은 안타가 제법 있었다. 탈삼진 비율도 여전히 괜찮다. 올해 정우주의 평균 타구 속도는 131.5㎞, 하드히트 비율 또한 12.5%로 강한 타구를 잘 억제하고 있으며, 이는 역시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수치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걸게 한다. 

다만 지난해보다 제구적인 측면에서 다소 흔들리고 있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기본적으로 볼넷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패스트볼의 위력은 분명하지만, 커맨드가 한창 좋을 때보다는 떨어지는 느낌을 준다. 좌·우 타자 몸쪽에 박히는 패스트볼이 지난해보다 볼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우주는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거의 80%에 육박하는 선수다. 패스트볼 커맨드가 흔들리면서 존 바깥으로 나가는 공의 비율 또한 자연스럽게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보다 커브를 더 많이 쓰는 측면에서도 스트라이크 비율 저하를 생각할 수 있다. 커브의 수직·수평적 움직임은 지난해보다 확실히 더 커졌다. 의도를 하고 다듬은 수준이라 봐야 한다. 다만 완성도가 100%는 아닌 구종이다 보니 역시 스트라이크보다는 볼이 더 많다. 빠른 공을 가진 선수인 만큼 완급조절에 이만한 구종도 없지만, 타자의 허를 찌르는 스트라이크가 들어와야 의미가 있다. 

▲ 정우주는 11일 대전 KIA전에서 0이닝 3실점의 부진으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시즌 초반 평균자책점이 10점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이글스
▲ 정우주는 11일 대전 KIA전에서 0이닝 3실점의 부진으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시즌 초반 평균자책점이 10점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이글스

커브 커맨드가 흔들리니 타자들은 패스트볼 하나만 보고 달려들 수 있다. 패스트볼 위력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지난해보다 피안타율이 크게 높아진 것도 이와 연관을 지어 볼 수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8회를 막는 부담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당장 보직을 바꿀 의사는 전혀 없다. 김 감독은 “중요한 자리는 항상 승하고 패하고 가까운 곳에 있다. 마무리도 마찬가지다. 우주도 올해 처음으로 8회에 들어가 던지는 것이다”면서 “(부진했던 경기를) 털어내고 앞으로 더 잘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다. 지나간 것을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던질 공을 생각하면서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몸에 큰 이상이 없고, 구속도 저하 증세가 없으니 제구만 차츰 안정을 찾으면 수치는 조금씩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냥 찾아오는 평화는 아닐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 멘탈적인 부분 모두 빨리 견고하게 다듬으면 좋다. 성장통으로 끝날 것인지, 시즌 내내 흔들리는 문제로 번질 것인지는 앞으로 1~2주 내 경기력 정상화에 달려 있다.

▲ 불펜이 흔들리는 한화는 반드시 정우주가 정상적인 투구로 8회를 막아줘야 한다 ⓒ곽혜미 기자
▲ 불펜이 흔들리는 한화는 반드시 정우주가 정상적인 투구로 8회를 막아줘야 한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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