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체전] 박서영 회장의 진심 "승마는 사람을 연결하고 치유하는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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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부산, 배정호 기자] 제55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승마 종목은 올해도 경북 상주에서 열렸다.
소년체전 기간 대한승마협회 박서영 회장의 발걸음은 누구보다 바빴다.
싱가포르에서 변호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직접 상주를 찾아 어린 선수들의 경기를 하나하나 지켜봤다.
이후 부산으로 이동해 유승민 회장과 만나 승마협회 현안과 미래 방향성에 대한 건설적인 이야기도 나눴다.
박 회장은 대한승마협회 100년 역사상 가장 젊은 협회장이다. 동시에 최초의 법조인 출신 협회장이기도 하다.
대한승마협회는 오랜 시간 복잡한 사회적 논란과 내부 갈등 속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국정농단 사태 이후 승마 종목 전체가 부정적인 프레임에 묶이며 대기업 후원도 크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내부 파벌 갈등까지 이어지며 승마를 둘러싼 뉴스 역시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갈등과 논란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박 회장은 “정유라 사태 이후 기업 후원이 많이 빠졌고 내부적으로도 시끄러웠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제는 그런 내분을 멈추고 승마라는 종목 자체를 발전시키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승마는 여전히 ‘귀족 스포츠’, ‘돈이 많이 드는 종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높은 접근 장벽 때문에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스포츠라는 이미지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그는 승마가 결코 일부 사람들만의 스포츠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선수 레벨까지 가려면 말이 필요하지만 일반적인 취미 승마는 충분히 누구나 할 수 있는 환경이 많다. 마사회 지원 사업도 있고 비용적으로도 생각보다 접근이 어렵지 않다. 오히려 골프보다 더 대중적일 수도 있다"
박서영 회장은 이런 승마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는 “승마를 하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단순히 말을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라며 “승마는 올림픽 종목 중에서도 성별과 연령, 체급의 경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특별한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그는 승마 이미지 개선을 위해 취임 직후 태국 왕실컵인 ‘프린세스컵’ 유치에도 직접 나섰다.
1년 넘게 태국 왕실을 설득한 끝에 지난해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한-태 친선 승마 교류전 프린세스컵’을 개최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프린세스컵이 태국 외 국가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박 회장은 원래 미술학도를 꿈꾸기도 했다. 실제로 그림 실력도 수준급이다.
그래서 그는 최근 ‘말’을 주제로 한 다양한 그림과 이모티콘 작업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승마를 보다 어렵고 무거운 스포츠가 아니라 친숙하고 따뜻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가게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딱딱한 협회 운영보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승마를 접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 그것 역시 박 회장이 생각하는 승마 저변 확대의 중요한 방식 중 하나였다.
박 회장은 “승마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는 종목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년체전 현장에서 어린 선수들을 바라보며 본 승마의 가장 큰 가치는 '교류' 였다.
“어린 선수들이 말을 타는 모습을 정말 좋아한다. 승마를 통해 결국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지 않는가.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축구로 이야기하듯 우리도 ‘말’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교류할 수 있더라”
인터뷰 도중 그는 조심스럽게 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 소년체전에 참가한 선수들 중에는 자폐 스펙트럼 증상을 가진 학생 선수들도 존재했다.
“그 친구들은 말 말고는 친구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승마를 통해 사람들과 연결되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많이 봤다. 저는 그런 친구들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다”
사실 박 회장 역시 승마를 통해 삶이 달라진 경험이 있다. 그는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굉장히 심한 우울증이 왔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저를 구원해준 게 말이었다. 말을 타면서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걸 느끼게 됐다”
이어 그는 “승마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세상에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운동 효과 역시 강조했다.
“승마는 허벅지와 코어 근육을 굉장히 많이 쓴다. 특히 내전근 같은 중요한 근육을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자세와 균형감각이 좋아진다. 연령대가 높아도 가능한 운동이고 관절에 큰 무리를 주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4개월 뒤 열릴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 준비에 대한 설명도 이어나갔다.
승마는 특성상 말 운송비와 현지 관리 비용이 막대한 종목이다. 선수뿐 아니라 마필 관리사와 코치진 등 많은 인원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박 회장은 “승마는 선수만 움직이는 종목이 아니다. 말과 사람 모두 최고의 컨디션으로 가야 한다”며 “저 역시 말을 타는 사람이고 말을 키우는 입장이라 선수들이 자신의 말을 얼마나 아끼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체육회와 후원사들도 분명 함께 도와주실 것이라 믿고 있다. 선수단이 최고의 환경에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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