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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칭찬왕’의 383일, 남몰래 흘린 땀이 보상 받았다… SSG 연패 탈출 서막 알린 대형 홈런

작성일: 2026.06.12 21:31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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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군에서 오랜 기간 묵묵히 노력한 보상을 받은 신범수 ⓒSSG랜더스
▲ 2군에서 오랜 기간 묵묵히 노력한 보상을 받은 신범수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2군에서는 항상 “너무 열심히 한다”는 평가가 나오곤 했다. 묵묵하고, 성실해 어린 선수들에게는 큰 귀감이 됐다. 후배들도 알뜰하게 챙겼다. 2군 주장, 캠프 주장의 항상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KIA 소속 당시에도 훈련 태도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지 않는 선수였다. 역설적으로 그런 성실함 때문에 안타까움을 모은 선수가 바로 SSG 포수 신범수(28)였다. 보통 성실하게 훈련하고,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기다리면 언젠가는 그 기회를 잡아 화려하게 꽃피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동화의 이야기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열심히 하고 좋은 보고가 올라가도 1군의 문턱이 꽤 높았다. 

포수라는 포지션이 그랬다. 1군 엔트리에서 포수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보통 두 자리, 많아 봐야 세 자리다. 대다수 팀이 2포수 체제로 시즌을 치른다. SSG는 팀이 주전 포수로 키우는 조형우가 있었고, 베테랑 이지영이 있었다. 2군에서도 경쟁자들이 적지 않았다. 팀이 차세대 포수로 키우는 이율예 김규민이 있었고, 신범수보다 더 1군 경험이 많은 김민식도 버티고 있었다.

2024년 2차 드래프트로 SSG 유니폼을 입었을 당시에는 팀 포수 사정이 넉넉지 않았다. SSG가 신범수를 지명한 이유였다. 하지만 갈수록 팀 포수진 뎁스가 채워지면서 신범수에게 돌아가는 기회는 줄어들었다. 2024년 1군 11경기, 2025년 1군 29경기 출전에 그쳤다. 딱히 아픈 곳이 많이 있었던 선수도 아니었는데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383일 만의 홈런을 터뜨린 신범수 ⓒSSG랜더스
▲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383일 만의 홈런을 터뜨린 신범수 ⓒSSG랜더스

올해도 1군 캠프가 아닌 2군 캠프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이율예 김규민의 입대로 신범수의 전략적인 가치가 더 강해지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조형우 이지영에게 우선권이 있었고 그 다음 포수는 김민식이었다. 신범수로서는 낙담할 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퓨처스팀의 그 어떤 관계자들도 신범수가 심리적으로 풀어졌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여전히 자신에게 찾아올 기회를 기다리며 묵묵하게 땀을 흘렸다.

그렇게 기회가 왔다. 이지영의 타격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SSG는 신범수를 1군에 올려 포수진에 활력소를 찾기를 바랐다. 그렇게 6월 7일 1군에 등록됐다. 9일 LG전, 11일 LG전에 나갔으나 합계 4타수 무안타로 안타를 치지 못한 신범수는 12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출전했다.

조형우가 다소 지친 것도 있었고, 이날 선발로 나서는 타케다 쇼타와 호흡은 신범수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케다가 시즌 초반 2군에 내려갔을 때 연습경기에서 신범수와 배터리를 이룬 적이 있는데 그 당시 타케다와 호흡이 좋았다는 리포트가 떠올랐다. 이숭용 SSG 감독이 신범수를 이날 선발 출전 시킨 이유 중 하나였다.

▲ 2군에서 성실한 훈련 태도로 귀감이 됐던 신범수는 올 시즌 처음으로 찾아온 1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SSG랜더스
▲ 2군에서 성실한 훈련 태도로 귀감이 됐던 신범수는 올 시즌 처음으로 찾아온 1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SSG랜더스

그런 신범수가 그 믿음에 보답하는 활약을 했다. 신범수는 이날 선발 9번 포수로 출전, 3회 첫 타석에서 귀중한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기선 제압에 앞장 섰다. 3연패에 빠진 SSG는 이날 불펜 필승조를 모두 총동원할 계획이었다. 그만큼 선취점이 중요한 날이었고, 경기 중반까지 스코어를 대등하게 끌고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래서 신범수의 선제 솔로포는 매우 중요했다.

0-0으로 맞선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신범수는 상대 선발 장찬희와 승부에서 먼저 2S를 허용하며 불리한 여건에 몰렸다. 하지만 3구째 포크볼을 파울로 건져내며 한 번 더 기회를 얻었고, 4구 볼을 보며 1B-2S로 승부를 끌고 갔다. 이어 5구째 포크볼이 가운데 몰리자 노렸다는 듯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확신이 있었다.

타구는 시속 161.7㎞의 속도로 중앙 담장을 향해 날아가 비거리 131m을 기록하면서 선제 솔로포로 이어졌다. 지난해 5월 25일 인천 LG전 이후 무려 383일 만의 홈런이었다. 383일의 시간 동안 2군의 땡볕에서 땀을 흘리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보상을 받는 시간이었다. 비록 3-0으로 앞선 4회 3점을 허용해 결승타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신범수의 홈런으로 경기 초반 긴장을 털어냈던 SSG는 끝내 5-3으로 이기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 지난해 5월 이후 383일 만의 홈런을 친 신범수 ⓒSSG랜더스
▲ 지난해 5월 이후 383일 만의 홈런을 친 신범수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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