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빈이 넣으면 실패 뻔해" 아니었다, 에이스 상대로 멀티히트→마무리에 홈런성 2루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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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신원철 기자] LG 염경엽 감독은 25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천성호를 1번타순에 올리면서 상대 선발인 아리엘 후라도와 상성을 강조했다.
천성호는 LG 이적 후 후라도를 상대로 6타수 3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왼손타자라는 이점도 있었다. 홍창기의 타격감이 꾸준히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1번타자로 천성호를 세운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결정이었다.
염경엽 감독에게는 나름의 다른 이유도 있었다. 이 경기에는 문보경이 지명타자로 나왔다. 천성호 대신 문정빈을 쓰자니 상대 선발(후라도)이 강해 '성공 체험' 측면에서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천성호는 1군 경력이 충분히 쌓인 만큼 여기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도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지만 문정빈의 경우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염경엽 감독은 "천성호는 무조건 불리한 싸움을 하는 거다. 그래서 충분히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호에게는 미안하지만 또 그러면서 성장하는 면이 있다. 그런데 거기에 정빈이를 넣으면 어떻게 되나. 실패만 할 게 뻔하다. 그러면 성장이 안 된다. 아무 때나, 아무렇게나 기회를 주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25일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LG 선수는 교체 출전한 문정빈이었다. LG는 2회까지 8실점하면서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줬고, 주전 선수들을 일찍 벤치로 불러들였다. 오스틴 대신 교체 출전한 문정빈은 후라도를 상대로 4회 좌전안타, 5회 중견수 키 넘기는 3루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미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그럼에도 LG에서 문정빈 만큼 후라도를 상대로 좋은 결과를 낸 선수는 없었다.
문정빈은 LG가 2-3으로 진 26일 롯데전에서도 경기 후반 결정적인 상황에서 눈도장을 받았다. 1점 차로 끌려가던 9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문성주의 대타로 타석에 섰다. 오른손투수인 최준용을 상대로 왼손타자 문성주 대신 오른손타자 문정빈을 내세운 것이다. 장타를 기대하는 선수 교체로 보였다. 문정빈은 또 한번 자신을 증명했다.
문정빈은 첫 3구에 볼카운트 1-2로 몰렸다. 직구에 헛스윙하기도 했다. 그러나 4구째 직구를 파울 커트한 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골라내고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최준용의 7구째 시속 153㎞ 직구를 밀어서 사직구장 우중간 담장을 직접 때리는 2루타를 날렸다. LG가 롯데를 긴장하게 만든 마지막 순간이었다.
이 대타 교체는 LG 벤치가 문정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점수 차가 큰, 부담이 덜한 상황이 아니라 2사 후 승부처에서 좌우 매치업의 유리함을 내려놓고 문정빈을 택했다. 실패가 뻔한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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