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박찬호 공백은 예상대로… 내년 ‘유도영’이 해답인가, 이범호 밑그림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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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김태우 기자]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두 명의 굵직한 주전 선수들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팀 부동의 4번 타자 최형우, 그리고 팀의 주전 유격수였던 박찬호가 KIA를 씁쓸하게 한 주인공들이었다.
최형우의 이적은 그래도 기대 효과는 하나 있었다. 지명타자 자리를 돌려 쓰면서, 기동력이 좋은 신예 선수들을 등용할 수 있다고 애써 위안을 삼았다. 실제 KIA는 올해 최형우의 해결 능력이 그리워지면서도, 조금 더 넓어진 야수 운영폭도 보인다. 아쉽지만 긍정적인 대목도 있는 셈이다. 반대로 이적 당시부터 박찬호의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고 이는 어느 정도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박찬호는 오랜 기간 ‘건강한’ 팀의 주전 유격수였고, 역설적으로 남은 선수들은 풀타임 유격수 경력은커녕 파트 타임 유격수 경력도 마땅치 않았다. 이런 고민 끝에 KIA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아시아쿼터를 내야수(제러드 데일)로 뽑기도 했다.
하지만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데일이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퇴출의 시련을 맛본 것이 시작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박민 김규성 정현창이라는 지난해 마무리캠프 및 올해 스프링캠프의 기대주들이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쳐 야수보다는 투수가 더 급했다. 하지만 확실한 주전 유격수는 나오지 않는다. 각자 다 기회를 적잖이 얻었지만 치고 나가는 선수가 없다.
최근에는 상대 선발이 우완일 때는 좌타자 김규성, 좌완일 때는 우타자 박민이 나가는 식으로 상대 선발 및 상성에 따라 유격수가 매일 바뀌고 있다. 정현창은 백업 유격수로 대기한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런 흐름이 후반기에도 특별히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특별히 주전으로 밀어줄 만큼 도드라지는 성과를 낸 선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범호 감독은 7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유격수 문제에 대해 “지금 김규성과 박민이 돌아가고 정현창도 괜찮으면 좀 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확실한 주전 유격수는 정하지 못한 상태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내년에는 김도영을 (유격수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고교 시절 공·수·주를 모두 갖춘 천재적인 유격수로 활약했으나 프로에 와서는 주로 3루를 보고 있다. ‘유격수 김도영’에 대한 이슈는 입단 당시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는다. 2024년 3루에서 리그 MVP를 차지하며 논란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 듯했으나 박찬호의 이적으로 이슈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양상이다.
지난해 세 차례의 햄스트링 부상이 있었던 만큼 올해 당장 유격수로 보내기는 쉽지 않다는 데 대체적인 의견이 모인다. 3루수와 유격수는 하체의 부담감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역시 현역 시절 유격수를 보다 3루수로 옮긴 경험이 있는 이 감독은 “김도영이 유격수로 있을 때 컨디션이나 이런 것도 봐야 한다”면서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3루수는 무조건 베이스 옆에만 있으면 되지만, 유격수는 선상에도 가야 하고 좌·우중간을 다 뛰어가야 한다. 굉장히 복잡하다. 매 경기 중심 타선을 치면서 유격수를 봐야 한다. 이게 계속 했으면 덜 부침이 있을 것인데 갑자기 하다 보면 굉장히 체력적으로 소모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일단 하체 부상 악몽에서 완전히 빠져 나온 뒤 유격수 전환을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건강하게 뛰면 내년부터 유격수에서 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도영과 같은 선수에게 마무리캠프는 휴식의 시간인 만큼 당장 마무리캠프에서 유격수 훈련을 본격적으로 강도 높게 시작하기는 어렵다. 이 감독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훈련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도영의 유격수 이동과 별개로, 지금 뛰고 있는 유격수들의 성장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 감독이다. 3루수보다 유격수의 수비 부담이 크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고, 김도영의 뛰어난 능력을 믿는 것과 별개로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감독도 “지금 박민이나 김규성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 친구들도 지금 밸런스면 둘다 250타석 정도는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둘 다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라 조금 더 분발해주는 게 팀에는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두 선수의 성장도 바랐다. 내년도 내년이지만, 일단 지금이 더 중요하다. KIA의 내년 유격수 구상이 틀을 잡은 상황에서 들어가느냐, 아니면 김도영 개인기만 믿고 들어가느냐를 가를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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