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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 역대급 투수 떴다… ‘좌완 평균 154㎞’를 어떻게 참나, 위기의 KIA 불펜 구할까

작성일: 2026.08.04 06: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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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기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뒤 힘 있는 공을 던지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이의리 ⓒKIA타이거즈
▲ 후반기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뒤 힘 있는 공을 던지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이의리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분명 모두가 원했던 그림은 아니다. 시즌 전 기대보다는 훨씬 떨어질지 모른다. 그러나 그대로 추락하지는 않았다. 계속 몸부림쳤고, 그 결과 예상했던 것보다는 조금 다른 곳에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KIA 차세대 에이스로 여전히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이의리(24·KIA)의 2026년 시즌이 그렇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 복귀 후 예열을 거쳐 올해 팀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일단 퇴색됐다. 전반기 10경기에서 35⅓이닝을 던지는 데 그치며 1승6패 평균자책점 9.42로 크게 부진했다. 1군 선발 자리를 내놨고, 2군에 내려가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여기서 KIA는 이의리를 일본으로 보내 단기 연수를 하도록 했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보직을 바꿨다. 여러 가지 상황이 겹친 것도 있지만, 선수의 분위기를 바꿔준 셈이다.

이의리는 올해 구속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팔꿈치 수술 여파에서는 완전히 탈출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제구가 문제였다. 전반기 35⅓이닝에서 허용한 볼넷만 33개였다. 들쭉날쭉한 제구가 이어졌고, 빠른 공에도 불구하고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이 잘 나오지 않았다. 공이 빠져 볼넷을 주거나, 가운데 몰려 안타를 맞았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일본에 가서 투구폼과 밸런스에 살짝 조정을 가했다. 폼이 드라마틱하게 바뀐 것은 아니지만 선수가 조금 더 편하게 던질 수 있는 폼으로 수정했다. 여기에 짧은 이닝을 전력으로 던지게끔 조정했다. 선수도 그런 보직이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선발로 던질 수 있는 선수는 많은 만큼 이의리를 불펜에서 써 히든카드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태생이 선발인 만큼 1이닝 이상 멀티이닝도 가능한 자원이었다.

▲ 일본 단기 연수를 다녀온 이의리는 짧은 이닝을 전력으로 던지는 임무에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KIA타이거즈
▲ 일본 단기 연수를 다녀온 이의리는 짧은 이닝을 전력으로 던지는 임무에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점차 희망은 보인다. 물론 볼이 빠질 때는 여전히 빠진다. 제구가 ‘류현진급’으로 바뀐 건 아니다. 그래도 이내 조정을 하고 존에 공을 던진다. 그 결과 후반기 5경기에서는 7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35로 나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볼넷 개수가 줄어든 것보다는 피안타율의 극적인 저하에 눈에 들어온다. 전반기 피안타율은 0.295로 굉장히 높았다. 후반기는 0.185에 불과하다.

심리적으로 조금 더 편한 상황에서 더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고 있고, 짧은 이닝을 던지다보니 힘을 아낄 필요 없이 전력으로 던지니 피안타율이 떨어졌다. 1이닝에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면서 구속에서도 가공할 만한 힘을 느낄 수 있다. KBO리그 역대급 좌완 구속이 나오고 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 집계에 따르면 5월 10일 사직 롯데전 당시 이의리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8.5㎞, 5월 29일 잠실 LG전에서는 시속 148.0㎞였다. 당시는 선발이었다. 이도 빠른 구속이었다. 하지만 불펜으로 전향한 뒤 공이 훨씬 더 빨라졌다. 

▲ 7월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강속구 쇼를 펼친 이의리 ⓒKIA타이거즈
▲ 7월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강속구 쇼를 펼친 이의리 ⓒKIA타이거즈

7월 16일 인천 SSG전 당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52.9㎞로 시작했고, 7월 17일 인천 SSG전에서는 연투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151.7㎞를 기록했다. 이어 7월 29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1이닝 동안 패스트볼 26개를 던지며 최고 156㎞, 평균 154.0㎞의 미친 구속을 기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트랙맨 시스템 도입 후 리그 역사상 국내 좌완 투수의 경기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4.0㎞를 찍은 적은 없었다. 구속 하나는 역대급이었다.

이날도 제구 이슈가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피안타 없이 실점하지 않았고, 한숨을 돌리면서 다음 등판을 대비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평생 선발로 던지던 투수라 불펜 보직이 낯설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적응하는 모양새다. 앞으로는 더 안정적인 투구고 기대할 수 있는 양상이다.

시즌 내내 비교적 순항하던 KIA 불펜은 전반기 막판부터 지금까지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기존 마무리 투수들의 부진에 전체적으로 불펜 투수들의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 그래서 현재 힘이 생생하게 남아있는 이의리의 활약이 절실하다. 동료 불펜 투수들이 경기력을 되찾을 때까지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 특히 상대 중심 좌타 라인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압도적인 구속을 바탕으로 임무를 깔끔하게 완수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KIA 구상에 없던 거대한 힘이 생긴다.

▲ 후반기 KIA 불펜에서 단연 키플레이어로 손꼽히고 있는 이의리 ⓒKIA타이거즈
▲ 후반기 KIA 불펜에서 단연 키플레이어로 손꼽히고 있는 이의리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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