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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 한 번 빼주면 돼, 그게 계획" 지금 LG가 안 되는 것, 어디서부터 꼬였나

작성일: 2026.08.05 10:55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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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 웰스 ⓒ곽혜미 기자
▲ 웰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선발 왕국 LG 트윈스가 될 것만 같았다. 지난해 성과를 낸 외국인 투수 두 명 요니 치리노스와 앤더스 톨허스트를 붙잡았다. 지난해 경험이 올해 더 큰 활약으로 이어지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여기에 아시아쿼터로 지난해 키움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던 라클란 웰스를 영입했다.

손주영이 WBC에서 부상을 입고 돌아오기는 했지만 국내 선발진에도 당장 빈자리는 없었다. 임찬규가 꾸준히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는 투수로 자리잡은 가운데 WBC 준비 과정에서 주춤했던 송승기의 페이스가 생각보다 일찍 돌아왔다.

손주영이 복귀하고, 김윤식이 소집해제 후 빌드업을 무사히 마치면 1군에 두지 못하는 예비 선발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치리노스가 4월에 잠시 이탈하자 이정용이 빠르게 공백을 채워주면서 '어게인 2023'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개막 3연패로 시즌을 맞이하고도 4월을 2위로 마친 원동력 가운데 하나는 이 선발진이었다. 4월까지 LG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48로 리그 2위. 27경기를 치르면서 6명의 투수만 선발로 기용할 만큼 틀이 잡혀 있었다.

그러면서도 '플랜B' 구상도 갖춰졌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5월 8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풀타임 선발 경력이 없는 웰스의 페이스 조절에 대해 "다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은 페이스가 좋아서 깨지 않으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이때까지 웰스는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0으로 대활약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기가 올 가능성은 안고 있었다. 웰스는 2024-2025시즌을 애들레이드 자이언츠 소속으로 보내며 54이닝,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 대체 선수로 20이닝을 투구했다. 올해 LG와 아시아쿼터 계약을 맺으면서 호주 프로야구에서 뛰지 않고, 대신 WBC에 호주 국가대표로 참가해 1경기에서 1⅔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LG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마이너리그 한 시즌 최다 이닝은 2024년의 93⅓이닝이었다.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염경엽 감독은 "웰스도 좋은 페이스가 깨질 때가 분명히 온다. 그때 싹 빼주면 된다. 그게 계획"이라며 "페이스 좋을 때까지는 끌고 간다. 지금 좋은데 왜 쉬게 하나. 본인에게도 마이너스, 팀에도 마이너스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떨어지는 시기가 분명 온다. 그게 5월말이 될 수도 있고 다음 경기가 될 수도 있다. 그때 열흘 빼주면 된다. 또 다른 선발투수도 열흘 쉬게 하고 다른 사람으로 채우면 된다"고 말했다. 

또 "144경기를 하는데 남는 게 어디 있나"라며 5인 로테이션 밖에 있는 예비 선발투수까지 알차게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8일 현재 웰스가 정규시즌 개막 후 던진 투구 이닝은 이제 100이닝에 육박한다. 4일 SSG전까지 19경기에서 96⅓이닝을 책임졌다. 허리 근육통으로 5월 11일부터 28일까지 18일을 빠져 있었는데도 선발 등판이 리그 최고 수준이다.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가장 많이 등판한 KIA 제임스 네일과 한화 왕옌청(이상 21경기)에 단 2경기 부족하다. 2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선수는 이들을 포함해 8명뿐이다. 

이제는 페이스가 떨어져도 빼줄 틈이 없다. 정말 '남는 게 없는' 팀이 돼버렸다. LG는 후반기에 7명의 선발투수를 기용했지만 사실 바뀐 자리는 단 하나다. 5선발 자리가 장현식에서 대체 선발 박시원으로, 새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로 바뀐 것이 전부다. 톨허스트(노게임 포함)와 웰스가 4경기씩, 임찬규와 송승기가 3경기씩 선발 등판했다. 시즌 초 기대했던 '예비 자원'은 없다. 있더라도 이미 불펜으로 돌려 5인 선발 로테이션을 대신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전반기 팀을 선두권에 올려놓은 손주영 마무리 전환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었다. 이 결정 자체만 보면 과감하면서도 성공적인 시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선발 로테이션 붕괴를 가져온 악수로 되돌아왔다. 손주영은 후반기 16경기 중 6경기에만 등판했다. 세이브 상황은 3경기가 전부였다. 손주영이 마무리를 맡게 된 직후에도 염경엽 감독은 한동안 그의 후반기 선발 재전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다 고우석 복귀 불발, 약셀 리오스의 불확실성에 손주영까지 보직 재변경에 난색을 보이면서 이 방안은 폐기됐다. 그러는 사이 그 많던 대체 선발 카드는 모두 사라져버렸다. 

반강제로 5인 로테이션을 유지하고 있는 LG의 후반기 선발 평균자책점은 7.45로 리그 최하위다. 투구 이닝은 73⅔이닝으로 경기당 4⅔이닝 수준으로 리그 9위에 머무르고 있다. 끌려가는 경기가 많은데도 필승조까지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또한 문제다. 김진수가 16경기 중 11경기나 등판했고, 김진성 이우찬 김윤식 우강훈 김영우가 8경기에 나왔다. 박시원은 짧은 휴식을 반복하면서도 선발과 롱릴리프를 맡고 있다. 온통 악순환의 연속이다. 2위 삼성과는 여전히 5경기 차이가 나는데, 4위 두산과는 단 1.5경기 차로 간격이 좁혀졌다. 5위 KIA와도 2경기 차이. 한국시리즈 직행을 꿈꾸던 팀이 단 한 달 만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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