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의 시대, '땅볼러'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을까
작성일: 2017.04.13 06:00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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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칼럼을 기고하는 키무라씨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서 일본이 미국에 패한 뒤 쓴 칼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경기에서 일본 타선은 산발 4안타에 그쳤다. 득점은 2번 타자 기쿠치 료스케의 1점 홈런뿐이었다. 상대 선발인 태너 로어크(워싱턴 내셔널스)를 비롯한 6명의 계투에 타선이 토막 나듯 끊겨버렸다. 상징적이었던 것은 범타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1개가 땅볼 아웃이었던 점이다. 상대 투수들도, 결코 시속 150km 이상을 던지는 선수만 있었던 게 아니라, 오히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땅볼로 아웃을 잡아내는 유형, 이른바 ‘땅볼러’가 눈에 띄었다.
이런 투수에게 공통된 점은 ‘움직이는 공’이다. 이것은 구종의 하나로 무빙 패스트볼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규칙적인 회전을 주지 않고 공기 저항을 늘려 미묘하게 불규칙한 움직임을 투구에 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대중적인 투구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움직이는 공을 일본 타선은 때려낼 수가 없었다.
어째서일까? 다른 언론매체에서는 “일본에서는 그런 움직이는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으므로, 익숙지 않아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취지의 견해가 지배적이다. 확실히 평소 보지 못한 듯한 궤도의 움직임을 갑자기 경기에서(그것도 메이저리그라는 높은 수준의 투수의 투구를) 정확하게 때려라, 쳐 내라고 말하는 게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현대 야구의 흐름은 땅볼 투수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을 무조건 2명 이상 보유하게 되며 땅볼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게다가 최근엔 수비 시프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SK 처럼 극단적인 팀을 제외하고라도 많은 팀들이 땅볼로 굴러가는 타구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땅볼 투수들은 정말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을까. 시즌 초반의 결과만 놓고 보면 '아직은'이라는 단서를 달아야 할 것 같다. 땅볼을 많이 유도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기록은 12일 현재
11일 현재 땅볼 아웃 유도 상위 10위권 내 투수 중 3점대 이하 평균 자책점을 기록중인 투수는 5명에 머물러 있다. 양현종(KIA. 1.32) 돈 로치(kt 2.77) 피어밴드(kt 0.56) 등은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대표적인 투수들이다. 특히 kt는 두 명의 땅볼로 외국인 투수를 앞세워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모든 땅볼 투수들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김명신(두산 6.55)이나 박종훈(SK 6.55) 오간도(한화 8.38)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뜬 공 보다 땅볼이 훨씬 많지만 결과는 오히려 좋지 못했다.

그렇다면 뜬공형 투수들은 어떤 결과를 내고 있을까. 땅볼 전성시대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일까.
결과는 달랐다. 뜬공이 더 많은 투수 베스트 10에 든 투수 중 3점대를 넘어서는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유희관(두산 7.36)이 유일했다. 나머지 9명은 모두 3점대 이하 평균 자책점으로 잘 나가고 있다. 2점대 이하 투수도 6명이나 됐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이 대부분 뜬공형 투수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수치는 일단 우리 나라 투수들이 아직까지는 변형 패스트볼에 익숙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시프트 등 새로운 시도 들도 여전히 발전 과정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표본이 많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과연 시즌 후 뜬공형 투수와 땅볼형 투수 중 어느쪽이 웃을 수 있을까.
참고로 지난해엔 규정 이닝 투수 중 땅볼과 뜬공 베스트 5 선수들은 비슷한 성과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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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 기자 butyou@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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