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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한 KIA 리드오프 “죄송합니다, KIA여서 행복합니다” 김도영도 처음에는 그랬다, 덕분에 많이 웃었다

작성일: 2026.11.02 11:35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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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KIA 최고의 기량 발전 선수인 박재현은 구단과 팬들에게 미래에 대한 큰 희망을 남기며 시즌을 마감했다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KIA 최고의 기량 발전 선수인 박재현은 구단과 팬들에게 미래에 대한 큰 희망을 남기며 시즌을 마감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딱’ 하고 맞는 순간 모두가 좋은 타율을 기대할 수 있는 타구가 외야를 향해 뻗어 나갔다. 망설임 없이 돌진한 타구는 우익수 키를 넘겨 우중간 담장까지 날아갔다. 타구를 확인한 박재현(20·KIA)은 그간 못 뛴 것을 모두 만회하기라도 하듯 전력으로 3루까지 날아갔다.

삼성과 KIA의 플레이오프 5차전 3회에 나온 이 하나의 타구는, 박재현의 올 시즌 성장과 내년 가능성을 모두 보여줬다는 점에서 패배와 탈락에도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올해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은 박재현의 한 시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잘 치고, 강하게 쳤고, 또 폭발적으로 달렸다. 플레이오프 성적과 별개로, 누구도 박재현을 탓하는 이는 없었다.

박재현은 올 시즌 KIA는 물론 리그 전체의 히트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다. 단순히 발이 빠른 콘택트형 유형의 타자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타율(0.081)에서 보듯이 완성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 예상하는 게 당연한 타자였다. 하지만 올해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KIA 외야 세대교체의 기수로 떠올랐고,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까지 승선해 금메달을 거머쥐는 등 경력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모든 선입견을 다 깨부순 한 시즌이었다. 지난해 0.081의 타율에 그쳤던 박재현은 올해 132경기에서 타율 0.293을 기록하며 3할 외야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남겼다. 장타력은 별로라던 시선은 19개의 홈런에서 완전히 뒤바뀌었다.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은 있지만 호쾌한 타격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강한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하면서 차세대 20홈런-20도루 후보자로 자리매김했다.

▲ 비록 포스트시즌에서는 부진했던 박재현이지만, 시즌 전반적으로 놓고 보면 올해 최고의 수확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곽혜미 기자
▲ 비록 포스트시즌에서는 부진했던 박재현이지만, 시즌 전반적으로 놓고 보면 올해 최고의 수확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곽혜미 기자

다만 마지막이 아쉽기는 했다. 처음으로 겪는 포스트시즌에서 좌충우돌한 감이 있었다. LG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타율 0.214를 기록해 출발이 좋지 않았다. 첫 경기에서는 수비에서 긴장한 모습도 있었다.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는 중압감이 더해진 듯 자신의 장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공을 따라가는 데 급급한 스윙이 나오면서 5경기 타율 0.136, 출루율 0.136에 그쳤다. 5경기 모두 테이블세터로 나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적이 좋다고 할 수는 없었다.

평소 활발한 에너지의 소유자인 박재현도 첫 포스트시즌이 주는 중압감에 다소 작아진 경향이 있었다. 역시 경험의 유무는 분명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주는 사례로 남았다. 박재현도 플레이오프 탈락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자리에서 포스트시즌 부진을 자책했다. 박재현은 “마지막까지 꼭 잘해서 보답하고 싶었지만 마지막까지 힘을 쓰지 못해 죄송하기도 합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처음부터 다 잘하는 선수는 없다. 전체적인 사례를 놓고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시작이었다. 오히려 어린 선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짊어지게 한 팀 사정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배들도 처음 경험하는 포스트시즌은 다 그런 것이라며 막내를 감싸고 나섰다. 다들 어렸을 때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나오는 행동이었다.

▲ 올해 포스트시즌에서의 실패는 길게 봤을 때 박재현의 경력에 큰 경험과 자극으로 남을 수 있다 ⓒ곽혜미 기자
▲ 올해 포스트시즌에서의 실패는 길게 봤을 때 박재현의 경력에 큰 경험과 자극으로 남을 수 있다 ⓒ곽혜미 기자

리그 최고의 선수라는 김도영도 첫 포스트시즌은 쉽지 않았다. 2024년 역사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김도영은 첫 포스트시즌 출전이었던 2024년 한국시리즈 당시 타율 0.235로 비교적 평범한 성적을 냈다. 아주 잘하지도, 아주 못하지도 않은 성적이었지만 몬스터 시즌을 보낸 직후라 눈높이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였다. 박재현이 과거를 보지 말고, 앞을 더 내다봐야 하는 이유다.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그랬듯이, 이제 박재현은 미지의 선수가 아니다. 몰라서 얻어맞는 경우는 없다. 내년에는 모든 팀들이 그런 방식으로 박재현을 상대할 것이고, 박재현도 포스트시즌을 통해 이를 느꼈다고 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안주하면 내년은 타격에서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선수에게 경각심을 주문하고 있다. 어쩌면 이번 포스트시즌은, 박재현이라는 선수 경력을 길게 놓고 볼 때 방심의 싹을 잘라버린 귀중한 경험이었을지 모른다.

박재현은 SNS를 통해 “작년에는 8푼에 수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제가 올해 이런 모습이 될 줄은 꿈에 몰랐습니다. 주변의 선배님들과 친구들, 코치님, 감독님과 기아를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이 안 계셨다면 올해의 저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성장해서 꼭 더 행복하게 즐겁게 야구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 시즌도 이기나 지나 열심히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팬분들의 함성 소리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기아여서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고 더 성장한 모습을 약속했다.

▲ 박재현은 올해 아쉬움을 발판 삼아 내년에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곽혜미 기자
▲ 박재현은 올해 아쉬움을 발판 삼아 내년에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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