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올 시즌 무명에서 신데렐라처럼 떠오른 스타를 꼽으라고 하면 LG 양석환과 KIA 김민식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양석환은 LG의 붙박이 4번 타자를 꿰찼고 SK서 이적한 김민식은 트레이드와 동시에 KIA의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양석환은 14일 현재 LG서 두 자릿수 홈런(10개)을 때린 두 명의 타자 중 한 명이다. 타율도 2할7푼7리로 나름 선전하고 있으며 3할4푼9리의 높은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찬스 해결 능력을 인정 받아 4번 타자까지 맡을 수 있게 됐다.

김민식은 타격 능력에선 도드라질 것이 없다. 하지만 그가 안방을 책임지며 KIA 마운드는 한결 여유가 생겼다. 여전히 약점도 있는 KIA 마운드지만 안방이 안정돼 있기 때문에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고 버틸 수 있게 됐다. 그 중심엔 물론 김민식이 있다.

흥미로운 건 두 선수 모두 현재 상황에 전혀 만족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4번 타자와 주전 포수라면 어깨에 힘을 줄 법도 하지만 둘은 자만심과는 거리가 멀다.

양석환은 "4번 타자라고 하지만 누구든 나 처럼 꾸준하게 기회를 받으면 비슷한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의 경험을 진짜 내 것으로 만들려면 좀 더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식은 "솔직히 (한)승택이가 주로 마스크를 썼어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거라 생각한다. 내가 잘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둘의 겸손은 '독기'의 다른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의 상황에 만족한 선수라면 모자람도 떠오르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진화하기 위한 노력도 당연히 하지 않는다.

야구는 기량이 한 순간에 늘지 않는다. 성장기를 겪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정체기가 있게 마련이다. 이 시간에 머물러 있으면 발전을 하기 어렵다.

양석환과 김민식이라면 이런 걱정은 덜어도 될 듯 하다. 현재의 자신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석환은 "아직 보여준 것이 많지 않다. 고작 1년을 버티고 있을 뿐이다. 더 노력해서 진짜 4번 다운 4번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민식은 "타격에서 힘이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시즌이 끝나면 벌크업을 시도해 볼 생각이다. 운동을 통해 몸무게를 불려 힘을 붙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이 모자람을 잊지 않는 한 이들에 대한 기대는 늘 현재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양석환은 팀 내에서 성실성으로도 인정받고 있고 김민식은 한 때 너무 힘들어 밥 먹을 힘이 없어 굶어가며 훈련했던 주인공이다.

그런 그들은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더 높은 곳을 향해 끊임 없이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 때문에 머지 않은 장래엔 신데렐라가 아닌 진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주인공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호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