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스탄불, 김민경 기자] "이제는 편안하다. 터키는 제 '2번째 집'이다."

터키에서 6번째 시즌을 맞았다. 김연경(28, 페네르바체)에게 터키는 더 이상 낯선 곳이 아니었다. 가족 같은 팀 동료와 코치진, 구단 관계자들, 그리고 배구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전성기'를 보낸 좋은 기억이 가득하다.

페네르바체 홈구장이 있는 이스탄불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6시즌을 지내리라고 상상도 못 했다. 김연경은 "저도 가끔 '와, 내가 6년이나 있었구나' 생각하면서 놀란다"며 "터키리그가 더 좋아지고 있고, 구단에서 좋게 대우해 주셔서 계속 남아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선수로 한 팀에서 6시즌을 뛰는 경우는 흔치 않다. 김연경은 "자부심이 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우선 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친화력도 중요하다. 구단도 제가 팀에 계속 남을 수 있게 도와줘서 감사하다. 오랫동안 좋은 리그에서 좋은 선수들과 뛰고 있으니까 운도 좋은 거 같다"고 설명했다.

▲ 손으로 하트를 만들며 환하게 웃는 김연경 ⓒ 이스탄불, 김민경 기자
처음부터 터키가 편하고 익숙하진 않았다. 외국인 선수로서 다른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고, 동료들과 믿음을 쌓으며 호흡을 맞추는 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일까. 김연경은 팀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합류할 때마다 살뜰히 챙기며 적응을 돕고 있다.

"늘 똑같은 마음이다. 외국인 선수는 결혼하지 않는 이상 거의 혼자서 지낸다. 자국 선수들과 달리 가족과 지인이 없으니까 제가 먼저 뭘 도와줘야 할지 물어보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이야기한다. 제가 아는 맛집이나 좋은 곳들 같이 다니면서 의지하고 힘들 때 이야기도 많이 한다."

팀과 함께한 시간 만큼 정도 많이 들었다. 김연경은 현재 주장 에다 에르뎀 다음으로 페네르바체에서 가장 오래 뛴 선수다. 김연경은 "구단 사람들이 이제 저를 외국인 선수로 안 본다. 자국 선수처럼 잘해 준다. 처음 왔을 때는 외로움을 느꼈지만, 지금은 전혀 못 느낀다"고 했다. 

언젠가 터키를 떠나게 되면 어떤 곳으로 기억에 남을지 궁금했다. "저를 성장하게 해 준 리그 가운데 하나"라고 입을 연 김연경은 "페네르바체가 제가 가장 힘들 때 많이 도와줬고, 제가 배구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시기를 여기서 보냈다. 정말 많은 경험을 했다. 지금까지 6년을 보내면서 배구로 꽉 채운 느낌이라 좋은 기억을 안고 떠날 거 같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 쇼핑 센터에서 팬을 만나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김연경(왼쪽) ⓒ 이스탄불, 배정호 기자

[영상] 김연경 인터뷰 ⓒ 이스탄불,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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