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한 번 만져보세요" 고우석 얼마나 억울했으면…美 야구 역대 최초 사례에 "메이저 데뷔보다 더 의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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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제 손 한 번 만져보세요."
인터뷰를 마친 고우석에게 바뀐 글러브 얘기를 꺼냈더니 기다렸다는 듯 그날의 억울한 감정을 쏟아냈다. 손에 끈적이는 이물질이 묻어나오지 않았는데도 글러브에 엉겨붙은 로진이 문제가 됐다며 하소연을 했다. 그래도 출전 정지 징계를 10경기에서 8경기로 줄인 '역대 최초 사례'를 썼다는 점이 고우석에게 위안이 됐다. 그는 "메이저리그 데뷔보다 더 (의미가)컸다"며 "솔직히 메이저리그 데뷔는 생각도 못 했었다"고 털어놨다.
고우석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렸다. 4-3으로 앞선 9회 등판해 선두타자 르윈 디아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세 타자를 내리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2023년 9월 19일 광주 KIA전 2이닝 세이브 이후 1081일 만의 세이브이자, 고우석의 통산 140호 세이브다.
경기 후 고우석은 "일단 결과가 잘 나와서 다행"이라며 "설마 1점 차 어려운 상황에 등판하게 될까 생각했는데 상상했던 대로 됐다. 내가 1점을 잘 막은 것보다 경기를 잘 풀어준 야수 덕분에 이런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아즈에게는 포심 패스트볼 4개를 던져 볼넷을 허용했는데 이후 커터로 주 구종을 바꾸면서 삼성 타자들을 차례로 잡아냈다. 결과적으로 이 판단이 포심 제구까지 되찾게 했다. 강민호에게는 포심을 던져 2루수 뜬공을 유도했다. 고우석은 "볼넷 이후에 코치님이 올라와주신 것도 효과가 있었다. 구종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코치님도 올라오면서 바로 구종을 바꾸자고 하시더라"라며 "경기를 하다 보면 다른 구종에 변화를 주면서 손 끝 감각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게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커터(본인은 슬라이더로 생각하고 던지는 구종)를 던지면서 패스트볼이 들어가는 궤적까지도 교정할 수 있었다고.
10분 가량 인터뷰를 하고 일어나는 고우석에게 글러브가 달라졌다고 하자 곧바로 "그거(이물질 지적을 받았던) 저기(라커룸) 있다"며 고조된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리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시간이 왔다. 고우석은 지난 7월 26일 마이너리그 경기에 등판하기 전 이물질 사용으로 퇴장당했다. 이 과정에서 황당해하며 적극적으로 해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고우석은 SNS로 "문제됐던 글러브의 물질은 올해 초부터 사용하며 땀과 로진이 반복적으로 엉키고 가죽에 굳어 형성된 것이다. 어제(7월 26일) 사용했던 글러브는 WBC부터 지금까지 매 경기마다 사용했던 글러브이고, 경기를 진행하며 단 한 번도 문제 제기를 받은 적이 없었다"며 "이물질이라고 주장된 부분은 손톱으로 가죽을 아주 강하게 긁어내야 겨우 떨어질 정도로 굳어 있어 제거할 수도, 제거할 이유도 없는 부분이었다"고 항변했다.
이때는 주변에 해명할 방법이 SNS 뿐이었다. 징계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그래도 고우석은 할 말이 남아있었다. 그는 오른손을 내밀고 손을 한 번 만져보라면서 "보통 이물질이 적발되는 경우는 손에서 걸리고 그 다음에 그게 어디 숨겨져 있는지 찾는 과정에서 나온다. 그런데 나는 손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글러브 입구를 가리키며)이게 끈적인다고 이물질을 썼다고 퇴장을 주더라"라고 말했다.
그래도 징계를 줄이는 역대 최초의 사례를 이끌어냈다는 점에는 만족한다고 했다. 자칫 낙인이 새겨질 수도 있었는데, 징계 자체를 피하지는 못했어도 고의로 이물질을 쓴 선수라는 누명에서는 자유로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우석은 "동료 중에도 항소한 경우가 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몰랐는데 아무도 그런 적이 없다고 하더라"라며 "메이저리그 데뷔보다 더 의미가 크다. 솔직히 메이저리그 데뷔는 생각도 못 했었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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