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계약 했던 前 삼성 투수, 내년에도 KBO는 못 온다? 왜 노예 계약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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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9년부터 2021년까지 KBO리그 삼성에서 뛰며 KBO리그 통산 10승을 거뒀던 벤 라이블리(34·클리블랜드)는 대기만성형 투수다. KBO리그에서 뛴 뒤 오히려 미국에서의 성적이 더 좋았다.
라이블리는 2017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으나 2019년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던 선수였다. 2019년 시즌 중반 삼성과 계약을 하고 KBO리그에서 뛰었으나 2021년 미국 복귀 후 역시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며 경력의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2023년 신시내티 소속으로 19경기(선발 12경기)에서 4승7패 평균자책점 5.38을 기록하며 기사회생했고, 2024년에는 클리블랜드로 자리를 옮겨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당시 라이블리는 29경기에서 151이닝을 던지며 13승10패 평균자책점 3.81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굳혔다. 기적의 역주행이었다.
그러나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해에도 클리블랜드의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 9경기를 던지며 평균자책점 3.22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으나 그때 하필이면 팔꿈치 부상이 찾아온 것이다. 라이블리는 수술을 받았고, 2026년 시즌 출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이때 메이저리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계약이 하나 탄생했다. 2025년 시즌 뒤 클리블랜드가 다시 라이블리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2년 계약을 제안했다. 2026년은 팔꿈치 수술로 뛸 수 없는 점을 고려한 계약이었다. 보통 2년 계약은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이다. 그런데 라이블리는 아니었다.
클리블랜드는 라이블리에 2년 마이너리그 계약을 제안했다. 2026년은 어차피 뛰기 어려운 만큼 그렇다 치고, 2027년에도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팀과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보통 이는 선수들이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실적이 있는 선수인 만큼 2027년 시즌을 앞두고 더 좋은 조건의 계약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라이블리는 이 제안을 받아 들였다.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속팀이 없는 상황이 될 게 뻔했다. 수술 후 장기 재활 중인 선수를 받아들일 팀은 별로 없다. 그렇다면 재활을 마친 뒤 쇼케이스를 펼쳐 새로운 소속팀을 찾아야 한다. 선수로서는 위험 부담이 있었다. 2026년 시즌 성적이 없을 가능성이 높기에 2027년 시즌을 앞두고도 계약 전망이 밝지 않았다.
그래서 재활 등판의 용이성 등을 고려해 클리블랜드의 제안을 받기로 했다. 이 경우 2026년 등판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2027년에도 마이너리그 계약 후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면 받는 연봉이 따로 있고, 클리블랜드도 메이저리그에 올라올 경우 최소 2025년 수준(225만 달러)의 연봉은 보장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라이블리는 재활 등판을 하며 내년 메이저리그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월 15일 60일 부상자 명단에서 탈출해 14일(한국시간)까지 상위 싱글A와 트리플A에서 총 10차례의 재활 등판을 마쳤다. 클리블랜드가 올해 라이블리를 쓸 계획은 없지만, 내년을 위해 차분히 빌드업을 이어 가고 있는 것이다.
라이블리는 트리플A 복귀 후 6경기에서 27⅔이닝을 던지며 1패 평균자책점 2.28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라이블리를 2년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묶은 클리블랜드의 선구안이 옳았음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이 정도 성적이면 내년 스프링트레이닝을 거쳐 개막 로스터 진입도 노려볼 수 있고, 선발 로테이션 진입도 기대할 수 있다.
만약 2년 마이너리그 계약이 아니었다면 KBO리그나 다른 쪽에도 눈을 돌려볼 만했지만, 계약으로 묶여 있어 적어도 내년 초반에는 한국에서 뛰는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라이블리의 복귀 가능성을 살피던 1~2개 KBO리그 구단도 리스트에서 이름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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