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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 여홍철 金 2개→딸 여서정도 金 2개 "아빠가 사랑한다고…" 체조부녀 해냈다!...8년 만에 AG 정상 탈환

작성일: 2026.09.24 20:55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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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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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나고야(일본), 신인섭 기자] "아빠랑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 여자 기계체조의 간판 여서정이 8년 만에 아시안게임 도마 왕좌를 되찾았다. 부상을 딛고 따낸 두 번째 금메달이기에 8년 전보다 더 특별했다.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와 나란히 아시안게임 금메달 2개를 보유하게 됐다는 의미도 더해졌다.

여서정은 24일 일본 나고야 종합체육관 레인보우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종목별 결승에서 1차 시기 14.466점, 2차 시기 14.100점을 받았다. 여기에 보너스 0.200점이 더해져 최종 14.483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정상에 올랐던 여서정은 8년 만에 다시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왕좌를 탈환했다. 당시 고등학생 신분으로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면 이번에는 한국 여자 체조의 간판이라는 기대와 부상이라는 시련을 모두 이겨내고 정상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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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만난 여서정은 "8년 만에 금메달을 따게 됐는데 열심히 준비한 만큼 너무 행복하고 감격스럽다"며 "부담이 안 됐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부담을 많이 느낀 만큼 긴장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8년 전에는 이렇게 많은 기대를 받기 전이었다. 지금은 많은 기대를 받고 경기를 하다 보니 부담도 더 되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도 더 커졌다"며 "첫 번째 금메달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생각도 정말 많이 했다. 부상에서 다시 이겨내 올라왔고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더 의미가 깊은 금메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서정은 이날 3번째 순서로 도마에 나섰다. 1차 시기에서 난도점수(D점수) 5.400점, 실시점수(E점수) 9.066점을 받아 14.466점을 기록했다. 별도의 감점은 없었다. 2차 시기에서도 난도점수 5.000점, 실시점수 9.100점으로 14.100점을 받았다. 역시 감점 없이 두 차례 연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

최고 난도의 기술을 고집하지 않은 것도 전략이었다. 여서정은 "아무래도 더 어려운 기술은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 그것보다는 한 단계 낮춰서 더 깔끔하게 하자는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연기를 마친 뒤 나온 점수를 확인하고는 "제가 생각한 만큼 점수가 딱 나왔다. 그래도 메달을 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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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우승 경쟁자였던 북한의 안창옥은 착지에서 흔들렸다. 1차 시기에서 난도점수 5.600점, 실시점수 8.700점으로 14.300점을 받았지만 2차 시기에서 착지 직후 균형을 잃고 왼쪽으로 넘어졌다. 실시점수가 7.933점에 그쳤고 0.300점의 감점까지 받아 13.033점을 기록했다. 두 차례 평균 13.666점으로 여서정에게 0.817점 뒤졌다.

여서정은 안창옥의 실수를 바라면서 경쟁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솔직히 그런 실수를 바라지는 않았다.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싶었다"며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도 지켜봤기 때문에 안타까웠다. 정말 세계적인 선수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남북 선수 사이의 미묘한 거리감도 있었다. 서로 박수를 보내며 같은 체조 선수로서 존중했지만 별도의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여서정은 안창옥과 교류가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 같은 선수니까 박수는 쳐준다"면서도 "이게 저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니 제가 함부로 다가가거나 할 수가 없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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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금메달은 여서정에게 지난 시련을 보상하는 결과이기도 했다. 여서정은 2020 도쿄 올림픽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지만 이후 부상에 시달렸다. 그는 "부상이 두 번이나 오면서 많이 힘들었다. 이번 금메달로 그걸 다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경기를 앞두고는 아버지 여홍철 교수의 응원도 받았다. 여서정은 "아빠한테 카카오톡이 왔다. '어제도 경기를 잘했으니까 오늘도 잘할 거다. 사랑한다'고 해주셨다"고 밝혔다.

여홍철 교수는 1994 히로시마와 1998 방콕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여서정도 아시안게임 금메달 2개를 보유하면서 아버지와 나란히 섰다.

▲ 여홍철(아버지)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딸 여서정이 딴 금메달을 보고 기뻐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DB
▲ 여홍철(아버지)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딸 여서정이 딴 금메달을 보고 기뻐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DB

여서정은 "이제 아빠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의 길을 똑같이 걸어가고 있다는 게 나는 너무 좋다"고 웃었다. 아버지가 귀국하면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고 했다는 말에는 "아무래도 소고기를 사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아빠도 중계하면서 계속 마음을 졸이셨을 텐데 많이 믿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2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당장 바라보지는 않았다. 여서정은 "아직 2년 뒤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앞으로 있는 대회를 잘 치르고 부상 관리도 하면서 열심히 훈련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본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가장 먼저 떠오른 것도 거창한 것은 아니었다. 여서정은 "일단 한식을 먹고 싶다. 여기에는 한식이 없다 보니까 너무 먹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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