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요정' 여서정, 금메달 딴 뒤 "솔직히,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싶었는데"...北 여서정 실수에 안타까움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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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나고야(일본), 신인섭 기자]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돌아온 여서정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경쟁자였던 북한 안창옥의 실수를 안타까워했다.
여서정은 24일 일본 나고야 종합체육관 레인보우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종목별 결승에서 1차 시기 14.466점, 2차 시기 14.100점을 받았다. 두 차례 연기의 평균에 보너스 0.200점이 더해져 최종 14.483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정상에 올랐던 여서정은 8년 만에 다시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또 한 번 금빛 착지에 성공했다. 이날 여서정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선수는 북한의 안창옥이었다. 안창옥은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보여온 선수로, 이번 대회에서도 여서정과 치열한 금메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안창옥은 1차 시기에서 여서정보다 높은 난도의 기술을 꺼냈다. 난도점수(D점수) 5.600점에 실시점수(E점수) 8.700점을 더해 14.300점을 기록했다. 여서정의 1차 시기 14.466점과 불과 0.166점 차였다.
그러나 2차 시기에서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안창옥은 난도점수 5.400점의 기술을 시도했지만 착지 직후 균형을 잃었다. 몸이 왼쪽으로 크게 쏠리면서 결국 바닥에 넘어지는 실수가 나왔다. 실시점수가 7.933점까지 떨어졌고 0.300점의 감점까지 받아 13.033점에 그쳤다. 두 차례 평균은 13.666점이었다.
반면 여서정은 두 차례 연기를 모두 큰 실수 없이 마쳤다. 특히 최고 난도 기술을 무리하게 시도하기보다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여서정은 "어려운 기술은 실수할 가능성이 많다 보니까 그것보다는 한 단계 낮춰서 더 깔끔하게 하자는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적중했다. 여서정은 14.483점으로 정상에 오르며 8년 만에 아시안게임 도마 금메달을 되찾았다.
하지만 경기 뒤 여서정은 안창옥의 실수에 대해 마냥 기뻐하지 않았다. 여서정은 안창옥이 넘어지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바라지는 않았다.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싶었다"며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도 지켜봤기 때문에 되게 안타까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쟁자를 향한 평가에도 존중이 묻어났다. 여서정은 "정말 세계적인 선수라고 생각한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고 꾸준히 준비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다만 남북 선수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두 사람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서로의 연기가 끝났을 때 박수를 보내는 정도였다. 안창옥과 교류가 있느냐는 질문에 여서정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같은 선수다 보니까 박수는 쳐준다"면서도 "이게 저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니까 제가 함부로 이렇게 할 수가 없더라"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안창옥은 이후 열린 이단평행봉 결승에서도 시상대 바로 아래에 머물렀다. 난도점수 6.100점, 실시점수 8.000점으로 14.100점을 받아 4위를 기록했다. 동메달을 차지한 중국 장칭잉의 14.233점과 불과 0.133점 차였다.
여서정에게도 이번 금메달까지 오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20 도쿄 올림픽 도마 동메달로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지만 이후 부상에 시달렸다. 여서정은 "부상이 두 번이나 오다 보니 많이 힘들었다. 이번 금메달로 그걸 다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돌아봤다.
8년 전 고등학생 신분으로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던 여서정은 이제 많은 기대를 짊어진 한국 여자 체조의 간판이 돼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의 연기는 깔끔하게 마쳤지만, 함께 경쟁한 상대의 실수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금메달을 목에 건 여서정은 25일 오후 5시 나고야 종합체육관 레인보우홀에서 마루 운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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