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밥 먹고 야구만 하는 한국 vs 일하면서 야구하는 일본… ‘박봉 투수’가 한국 잠재웠다, 레전드도 "끈질겼다" 평가

작성일: 2026.09.27 23:3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한국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업적을 일궜으나 일본 사회인 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크게 고전하며 찜찜함을 남겼다 ⓒ연합뉴스
▲ 한국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업적을 일궜으나 일본 사회인 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크게 고전하며 찜찜함을 남겼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일본 사회인 야구는 예전 우리의 실업 야구를 생각하면 비교가 조금은 용이할지 모른다. 전문적으로 야구에만 집중하는 프로 선수들은 아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야구를 한다. 

물론 동호회 수준인 우리의 사회인 야구와 비교하는 것은 어쩌면 실례인 일이다. 고교나 대학까지 야구를 했던 선수 중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거나 혹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프로를 포기하고 사회인 팀에 입단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물론 프로 레벨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부터 야구를 꽤 잘했고, 지금도 성장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일본은 아시안게임에는 프로 선수를 내보내지 않는다. 규모가 큰 자국 리그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대신 사회인 야구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선수들을 모아 합숙을 하며 팀워크를 다진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에 출전한 이번 일본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팀워크에 초점을 맞추고 선수를 선발했고, 그 장점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이번에는 홈 이점도 있었다.

사회인 야구 선수들이지만 결코 만만한 전력이 아니라는 것은 이전 대회에서도 충분히 확인된 바다. 타자가 다소 약세일 뿐, 투수는 항상 한국 선수들을 괴롭혀왔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신인드래프트 지명이 유력하다는 좌완 히구치 신이 슈퍼라운드와 결승전에 연거푸 나서 합계 10이닝 1실점으로 대활약하며 한국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실제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졌고, 결승에서도 3-1로 간신히 이겼다. 김병현 SPOTV 해설위원은 결승전 후 "일본도 정말 끈질기게 잘 싸웠다"고 상대 팀을 칭찬했다.

▲ 한국과 두 경기에서 10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히구치 신 ⓒ연합뉴스
▲ 한국과 두 경기에서 10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히구치 신 ⓒ연합뉴스

히구치는 2022년생의 좌완이다. 아이치공업대 시절 나카무라 유토(야쿠르트 스왈로즈)와 원투펀치를 이룬 경력을 가지고 있다. 대학 시절 성적도 화려했다. 4학년 가을에는 리그에서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1위 타이틀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드래프트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졸업 후 사회인 야구로 진출한 뒤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당당히 승선했으며, 향후 지명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을 격파한 사회인 선수들도 훗날 몇몇 선수들의 프로의 지명을 받았고, 일부 선수들은 꽤 오래 프로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기억이 있다.

사회인 야구로 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립리그보다는 조금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월급이 나오기 때문이다. 설사 야구를 하다 지명을 받지 못하고 야구를 포기하는 일이 있어도 고용은 유지된다.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하던 일이 있기 때문에 그 업무를 그대로 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사회인 팀 입단의 문턱도 꽤 높은 편이다.

▲ 한국은 대만은 물론 일본 사회인 야구와 격차도 점차 좁혀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은 대만은 물론 일본 사회인 야구와 격차도 점차 좁혀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그래도 사회인 야구는 사회인이다. 프로 선수들은 야구에 전념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야구 선수가 직업이다. 밥 먹고 야구만 하면 된다. 반면 사회인 야구 선수들은 훈련을 하고, 경기에 나가고, 대회에 나가는 시간 외에는 일반 직장인들처럼 ‘근무’를 한다. 야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은 주어져 있지만, 프로처럼 야구에 ‘올인’한다고는 볼 수 없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의 야구 저변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기는 했지만, 우리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에 다시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번 아시안게임 일본 대표팀 선수들의 소득은 기본적으로 소속 기업의 정규 직급 급여와 연동된다. 대졸 선수의 경우는 해당 기업의 대졸 신입 사원과 비슷한 연봉을 받는 것이다. 일본도 오랜 기간 임금이 오르지 않았던 나라라 대졸 신입 사원이라고 해봐야 연봉은 4000~5000만 원 수준이고, 그보다 못한 기업도 많다. 특약 사항이 있는 선수들도 있겟지만 히구치도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연봉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일본 사회인 야구 리그 수준이 KBO리그 수준과 같다는 의견은 무리가 있다. 결승전만 봐도 일본 가장 좋은 투수들을 끌어 쓰기 위해 휴식일을 최소화하고 에이스들을 짜냈다. 한 시즌에 치르는 경기 수도 적다. 다만 이 모든 것을 떠나, 일본의 야구 인프라는 시설은 물론 인적으로도 한국보다 훨씬 더 앞서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추세라면 다음 아시안게임 때는 대만과 일본을 동등하게 놔야 할지 모른다. 10번 붙어 9번 이길 수 있는 전력이라 할지라도, 한 번만 지면 모든 것이 끝날 수 있는 무대인데 일본 사회인 야구도 그런 저력을 갖췄음을 확인한 까닭이다.

▲ 올해 드래프트에서 일본 프로야구 진출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히구치 신 ⓒ연합뉴스
▲ 올해 드래프트에서 일본 프로야구 진출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히구치 신 ⓒ연합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