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은 손흥민, 더 할 말 없다”…‘은퇴 소동’ 96라인도 전원 발탁, 모레노의 선택은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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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주장 완장은 손흥민(LAFC)이 지킨다.
은퇴 소동을 빚은 이른바 ‘96라인’도 모두 부름을 받았다. 내분 논란 이후 첫 소집을 앞둔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의 선택은 주축 선수들과 함께하는 정면돌파였다.
모레노 감독은 29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11월 중동 원정 평가전에 나설 국가대표 26명을 발표했다.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샬케), 황인범(포르투)이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명단 발표 전부터 최대 관심사는 이들의 재회 여부였다.
지난 9∼10월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경기인 우즈베키스탄전에서 96라인 세 선수가 손흥민과 '미묘한' 갈등 기류를 구축하며 대표팀 은퇴를 시사한 뒤 후폭풍이 이어졌다.
당시 황인범이 은퇴 의사까지는 없다는 뜻을 전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당사자들의 공식적인 설명도 나오지 않으면서 이번 소집에서 일부 선수가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모레노 감독은 전원 발탁으로 답했다. 네 선수 모두 대표팀에 필요한 기량을 갖췄고, 팀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례적으로 긴 모두발언으로 시작됐다. 모레노 감독은 통역을 포함해 약 13분 동안 선수단 상황과 자신의 원칙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내가 가장 많이 한 일은 대화였다. 선수들과, 주장과, 협회와, 그리고 팀 관계자 모든 분과 소통했다”며 “팀이 그 어떤 선수보다도 우선시된다”고 강조했다.
선수 선발 기준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명단에 있는 모든 선수는 대표팀과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자 하기 때문에 포함됐다. 그게 선수의 재능보다 우선하는 첫 번째 조건이며, 그 점을 확신하지 못하는 선수라면 저는 소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불거진 문제는 내부 대화를 통해 풀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선수들끼리도 소통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모레노 감독은 “협회와 저는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결국 모두가 원하는 것은 같다. 대표팀이 경쟁력을 갖추고 가능한 한 많은 경기에서 이기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고, 서로의 이견을 어떻게 좁혔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한다는 원칙 아래 대표팀의 경쟁력 향상과 승리라는 ‘궁극적 목표’를 거듭 강조했다.
은퇴를 암시했던 선수들과 이번 소집을 앞두고 어떻게 소통했느냐는 질문에도 “말씀드린 내용과 발표된 소집 명단을 보시면 스스로 충분한 답을 찾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네 선수를 함께 선발해도 팀 운영에 문제가 없겠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단언했다.
이어 “손흥민, 황인범, 황희찬, 김민재가 명단에 포함됐다는 것은 현재의 퍼포먼스 기준에서 대표팀에 뽑힐 자격이 충분하고 팀을 위해 헌신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갈등 자체보다 이를 풀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모레노 감독은 “아무리 뛰어난 팀도 이견은 나온다.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라며 부임 이후 선수들과 대화하고, 선수들 사이의 소통을 돕는 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가장 짧고 단호한 답변은 주장 교체 가능성을 묻는 대목에서 나왔다.
손흥민이 9년간 지켜 온 주장 완장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에 모레노 감독은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우리 대표팀의 주장은 손흥민이며, 이와 관련해서는 더 덧붙일 말이 없다.”
손흥민에게 재차 신뢰를 보낸 모레노 감독은 이날 밤 유럽 출장길에 오른다. 이강인이 뛰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김민재의 소속팀 뮌헨의 경기, 황인범이 속한 포르투와 나폴리의 경기 등을 관전하며 선수들 경기력과 몸 상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출장 중에는 96라인 선수들과 면담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머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방문 일정은 없다. 유럽 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평가전 장소인 카타르 도하로 이동한다.
새 얼굴도 가세했다. 강원FC 중앙 수비수 신민하와 FC서울의 19세 미드필더 손정범이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다.
신민하는 올 시즌 리그 21경기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손정범은 프로 데뷔 시즌부터 30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의 10년 만의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 9∼10월 소집 명단과 비교하면 두 선수를 비롯해 김지수(브렌트퍼드), 이명재(대전), 정우영(우니온 베를린), 엄지성(스완지시티) 등 6명이 합류했다. 이 가운데 신민하와 김지수, 엄지성은 당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돼 모레노호에 합류하지 못했다.
반면 조규성(미트윌란), 김민수(레인저스), 정승원(서울), 백승호(버밍엄), 이태석(빈), 김건희(인천), 조위제, 김태현(이상 전북), 김태현(가시마), 구성윤(서울) 등 10명은 제외됐다. 전체 소집 규모는 30명에서 26명으로 줄었다.
한국은 11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카타르를 상대로 도하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단이 건강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사자들의 공개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은 만큼 전원 발탁만으로 갈등이 완전히 봉합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손흥민의 주장직을 유지하고 96라인도 다시 부른 결정이 팀의 결속으로 이어질지, 11월 원정이 그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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