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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 연대기'로 본 메이웨더 VS 파퀴아오 승자는?

작성일: 2015.04.28 18:19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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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조영준 기자] 복싱의 부흥기였던 70~80년대에는 국내에서 챔피언들이 연속적으로 배출됐다. 이들이 링 위에 오르면 온 국민들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됐다.

홍수환(전 WBA 밴텀급, 주니어 페더급 챔피언) 김태식(전 WBA 플라이급 챔피언) 장정구(전 WBC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 유명우(전 WBA 주니어 플라이급 챔피언) 박종팔(전 IBF, WBA 슈퍼미들급 챔피언) 백인철(전 WBA 슈퍼미들급 챔피언) 등 한국 복싱의 큰 줄기를 세운 '전설'들은 부와 명예를 동시에 누렸다. 또한 이들은 국내 복싱 흥행의 노른자였다.

복싱은 인기에 큰 몫을 한 것은 국내 선수들뿐만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동시대에 출연하기 어려운 전설들이 4명이나 존재했다. '페뷸러스 4'(Fabulous: 터무니없는, 믿어지지 않는, 전설적인, 끝내주는, 이하 F4로 표기)로 불리는 이들은 역사에 기억될 명승부를 펼치며 위성중계를 보는 복싱팬들을 흥분시켰다.

80년대는 마블러스 마빈 헤글러 슈거레이 레너드 토마스 헌즈(이상 미국) 그리고 로베르토 두란이 동시에 존재한 시대였다. F4는 최근 남자 테니스에 비교하면 '빅4'(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 앤디 머레이)를 연상케 한다.

국내 복싱 열기는 오래전 차갑게 식었다. 종합격투기(MMA)와 입식 격투기 대회가 인기를 끌면서 복싱은 변방으로 밀려났다. 전 세계적으로도 복싱에 대한 열기는 예전 같지 않다. F4가 보여준 흥미진진 '블록버스터'는 자주 열리지 않는다.

그러나 복싱 팬들은 물론 전 세계가 간절히 원했던 매치업이 눈앞에 다가왔다. 복싱 역사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 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7, 필리핀)의 '세기의 대결'이 오는 5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다.

현재 메이웨더는 WBC 웰터급 챔피언이고 파퀴아오는 WBO 웰터급 챔피언이다. 이들이 펼치는 통합 타이틀전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총 대전료는 2억5000만달러(한화 약 2720억원). 양측의 사전합의에 따라 메이웨더가 1억5000만 달러 파퀴아오가 1억 달러를 받는다. 판정까지 간다고 가정할 경우 1초당 1억2000만원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흥행수입도 역대 최고인 4억 달러로 예상된다. 한화 약 2700억 원 이상이다. 천문학적인 '돈 잔치'가 펼쳐질 라스베이거스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패배가 상상이 가지 않은 두 선수가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진정한 강자를 가리기 위한 링은 오랜 만에 뜨겁다. 현재 메이웨더가 6:4 정도로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과거 짜릿한 명승부를 수없이 연출했던 F4의 경기는 어떤 결과로 막을 내렸을까.

인파이터를 잠재운 아웃복서의 현란한 테크니션

F4의 상대 전적에서 나오듯 최종 승자는 레너드였다. 레너드는 듀란과 3번에 걸친 승부를 펼쳐 2번 승리했다. '평생 라이벌'인 헌즈에게는 1승 1무를 기록했다. 또한 당시 미들급을 7년 이상 철권 통치해온 헤글러를 판정으로 잡으며 최고의 업적을 세웠다.

레너드는 복싱 역사상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평가받는다. 뛰어난 스피드를 바탕으로 치고 빠지는 전술을 주로 쓴다. 아웃복싱을 기본적으로 구사하지만 KO 기회가 오면 폭풍처럼 몰아친다.

두란과의 1차전에서 무릎을 꿇은 레너드는 2차전에서 철저한 아웃복싱을 구사했다. 유효타를 때린 뒤 밀어붙이지 않고 빠지는 전략으로 듀란을 괴롭혔다. 경기가 자신의 의지대로 풀리지 않자 듀란은 기권을 선언했다. 두란은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인파이터다. 시종일관 레너드의 턱을 겨냥했지만 '한방'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레너드의 아웃복싱은 헌즈도 무릎 꿇게 만들었다. 헌즈는 두란처럼 파고드는 인파이터는 아니지만 송곳같은 라이트 스트레이트로 상대를 쓰러뜨리는 슬러거였다. 헌즈의 스트레이트를 철저하게 견제한 레너드는 후반부로 가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치고 빠지는 레너드에게 잔매를 많이 허용한 헌즈는 조금씩 무너졌고 결국 14회 TKO패를 당했다.

잠시 링을 떠난 레너드에게는 최종 목표가 있었다. 당시 누구도 이길 수 없다고 평가 받은 '경이적(marvelous)'인 챔피언 헤글러를 잡는 것. 레너드는 헤글러가 12차 방어전 상대인 존 무가비(우간다)에 고전하는 모습을 확인한다. 헤글러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판단한 그는 도전장을 던졌다. 그리고 '금세기 최고의 대결'이 성사됐다.

레너드는 예상대로 연타를 친 뒤 바로 빠지는 전략을 펼쳤다. 선제공격을 허용한 헤글러도 집요하게 레너드를 추격했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헤글러는 특유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레너드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았다. 나름 대등한 싸움을 펼쳤지만 링을 수없이 맴도는 레너드를 끝내 잡지 못했다.

결국 이번에도 레너드의 아웃복싱이 승리했다. 경기 결과에 큰 불만을 드러낸 헤글러는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경기 결과는 논란이 있었지만 레너드는 듀란과 헌즈에 이어 헤글러까지 잡는 업적을 완성했다.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현지 도박사와 전문가들은 메이웨더의 근소한 우세를 점치고 있다. 과거 레너드를 비롯한 테크니션들이 보여준 아웃복싱은 인파이터들을 제압할 때가 많았다. 파퀴아오는 메이웨더 못지않은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메이웨더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인파이터 스타일을 살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메이웨더의 장점 중 하나는 들어오는 상대의 빈틈을 공략하는 '카운터펀치'다. 또한 링 위에서 '멋진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닌 '이기는 방법'에 충실하다. 레너드 역시 KO를 노리는 것보다 안정하게 이길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 지금까지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출구를 찾았던 메이웨더의 경기 스타일 때문에 많은 이들은 그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F4 연대기'로 들춰 볼 때 승리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추가 메이웨더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파퀴아오는 복서에게 필요한 모든 장점을 갖춘 '무결점'이다. 최근 경기에서 3승 2패를 기록하고 있는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자신의 100% 이상을 쏟아 부을 경우 메이웨더에 첫 패배를 안길 수 있다.

[그래픽 = 김종래]

[사진1]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왼쪽) 매니 파퀴아오 ⓒ Gettyimages

[사진2]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 Gettyimages

[사진3] 슈거레이 레너드(앞) 토마스 헌즈 ⓒ Gettyimages

[사진4] 매니 파퀴아오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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