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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정우람 목표"…당돌한 신예 한화 이충호

작성일: 2017.06.30 06:05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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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 육성 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된 한화 신인 이충호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난 27일 한화가 kt에 3점 차로 앞서 가던 6회, 상대 팀 왼손 타자 이대형과 이진영을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박정진도, 권혁도 아니었다. 오른손 투수 송창식은 더욱 아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육성 선수였던 이충호(23)였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상군 한화 감독 대행은 이충호를 1군에 등록하면서 "박정진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2군에 내려갔기 때문에 이충호가 박정진이 했던 임무를 대신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충호는 생애 첫 1군 등판에서 주저하지 않았다. 포수 사인을 받자마자 투구 자세를 갖췄다. 타자가 준비할 틈도 모자랄만큼 빠른 템포로 던졌다. 발 빠른 이대형을 첫 타자로 맞아 힘 있는 시속 145km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 존에 꽂았다. 3루 땅볼로 첫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2,000안타 베테랑 이진영에겐 오로지 슬라이더만 던졌다.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또 129km 슬라이더를 던져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살 떨리던 1군 데뷔전에서 실점 없이 귀중한 아웃카운트 2개를 팀에 안겨 4-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너무 긴장이 돼서 공이 제대로 안 들어갔다. 2볼 되고 나서 패스트볼만 던져야겠다고 생각해서 던졌다. 이대형 선배님에게 아웃카운트를 만들고 나서 긴장이 풀렸다. 이진영 선배님껜 슬라이더만 던졌는데 잘 먹혔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대행은 "예상했던 대로 씩씩하게 던졌다"고 흐뭇해했다.

이충호는 2013년 신인으로 한화에 입단해 캠프 때 연일 호투로 당시 김응룡 감독에게 호평을 받았던 기대주였다. 그런데 그해 팔꿈치에 통증이 생겨 수술대에 올랐고 이듬해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해 오랫동안 팀을 떠나 잊혀지는 유망주가 되는 듯 했다.

그런데 올 시즌 팀에 합류해 슬라이더를 장착하자 크게 성장했다. 안정적인 제구력에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더해 안정감이 생겼다. 퓨처스리그에서 33경기 동안 5홀드 평균자책점 3.71로 가능성을 보여 1군에 부름을 받았다. 등번호가 127번에서 19번으로 바뀌었다.

첫 날 데뷔전을 마친 이충호는 "무엇보다도 보여 준 것 없이 군대를 가서 아쉬웠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할 때 한화 경기를 많이 봤다. 너무 뛰고 싶었다. 훈련을 많이 했다. 혼자 하거나 같은 동네에 사는 최원태(넥센)과 서울고에서 함께 하기도 했다"며 "원래 등번호가 127번이었다. 선수들 가운데 가장 끝이었다. 두 자릿수가 돼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원래는 커브와 체인지업만 던졌다. 이번 캠프에서 김해님 코치님께 투심을 배우고 한국에 와서 이재우 (현 퓨처스리그 투수 코치) 코치님께 슬라이더를 배웠는데, 이 슬라이더 덕분에 지금 내가 여기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던졌을 때 느낌이 왔다. 이 코치님을 볼 때마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한다. 내 은인"이라고 고마워했다.

이충호는 충암고 시절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하는, 이른바 '커맨드형' 투수로 불렸다. 패스트볼 구속은 140km대 초반을 넘지 못했는데 좌우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한 코너워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2년 3학년 때 54⅔이닝을 던지면서 4사구 16개를 주는 동안 삼진 44개를 잡았다. 한화는 2013 신인 드래프트 당시 박정진의 노쇠화를 대비해 이충호를 4라운드에 호명했다. 

이충호는 "1군에서 정우람 선배님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 구속이 빠르지 않은데도 타자를 이길 수 있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충호는 29일 kt를 상대로 1군 두 번째 경기 만에 프로 첫 승리를 경력에 올렸다. 1-5로 뒤진 7회 팀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사 3루에서 이대형을 투수 땅볼로 막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팀이 다음 공격에서 대거 6점을 올려 역전했다. 공 6개만 던지고 승리투수가 되는 행운을 누렸다. 프로 첫 승리 공을 챙기고 "많이 던지지 않아서 조금 부끄러워도 기분은 너무너무 좋다"며 방그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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