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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스에서 한국으로, 덕수고 선후배 운명 같은 재회

작성일: 2017.07.12 06:05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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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민은 지난해 롯데에 입단해 1군 외야수로 활약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2009년 야구 명문 서울 덕수고등학교엔 경사가 찾아왔다. 그해 대통령배 우승, 청룡기 4강 주역이었던 외야수 나경민이 72만5000달러 계약금으로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다. 그리고 이듬해엔 에이스 김진영까지 계약금 120만 달러에 같은 팀인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나경민은 '제 2의 이치로'라는 찬사와 함께 입단하고 2년 만에 더블 A로 승격됐고, 김진영은 150km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로 장래가 촉망했다.

한국에서 안정적인 프로 생활 대신 메이저리거라는 부푼 꿈을 안고 미국으로 떠났던 두 선후배가 다시 만난 무대는 2017년 7월 1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다. 1년 선배 나경민이 원정 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후배 김진영은 반대 편 한화 더그아웃에 있었다.

이날 나경민은 "1군에서 만난 건 처음"이라고 신기해하면서 "진영이와는 굉장히 친하다. 루키 리그와 싱글 리그 사이에서 뛸 때 미국에서 홈스테이를 함께 해 같은 방을 쓰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그렇고 계속 연락을 해 왔던 사이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인사를 못했다. 별 건 없다"고 '쿨하게' 웃었다.

둘 다 미국에선 결과가 좋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경험하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나경민은 2012년 컵스에서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됐을 때 반대 급부가 현재 올스타 1루수 앤서니 리조였을 정도로 잠재력이 있었으나, 고질적인 팔꿈치 통증에 발목이 잡혀 2013년 3월 방출됐다. 그로부터 몇 달 뒤, 김진영도 루키 리그를 넘지 못하고 한국에 왔다.

하지만 한국에서 다시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나경민이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에, 김진영은 지난해 1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았다. 나경민은 지난해부터 1군에 남아 올 시즌 51경기에 출전하고 있고, 김진영은 지난 7일 데뷔하고 처음으로 1군에 콜업 돼 이틀 뒤 LG와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삼진 두 개를 곁들여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이상군 감독 대행은 김진영에 대해 "캠프 때부터 자신감이 넘쳤다. 데뷔전에서도 공격적인 투구가 좋았다. 위기에서도 잘 막을 것으로 믿었다. 슬라이더가 빠르게 꺾여서 좋다"고 합격점을 내렸다.

나경민은 "솔직히 미국에선 실패 아닌 실패였다. 실패가 맞다. 그러나 우리 둘 다 한국에서 다시 기회가 생겼다. 새로운 건 없다. 똑같다. 서로 잘하면 좋고, 만나면 반갑다. 나도 진영이도 서로 잘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나경민과 김진영은 한국에서 타자와 투수로 붙을 수 있다. 고등학교에서도, 미국에서도 같은 팀에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첫 대결이다. 나경민은 "그렇지 않아도 (박)세웅이가 말을 했다. 진영이 나오면 안 봐주는 것 아니냐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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