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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시선] 가스파리니의 '강철비 서브', 대한항공 최종병기?

작성일: 2017.12.29 05:50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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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스파리니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조영준 기자] "가스파리니의 서브는 한계선을 왔다 갔다 하는 서브입니다. 그래서 이 서브가 잘 들어가면 우리 팀이 경기를 편하게 할 수 있죠. 반면 안 들어가면 어렵습니다. 지난 시즌은 가스파리니의 서브가 잘 안 들어가도 우리 팀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공격 패턴이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 수준이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박기원(66) 대한항공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자칫하면 질 뻔한 경기였다. 올 시즌 대한항공은 삼성화재만 만나면 유독 약해졌다. 지난 1~3라운드까지 대한항공은 삼성화재를 상대로 3전 전패를 기록했다. 특히 3라운드 경기에서는 최종 5세트 14-9로 앞선 상황에서 역전패했다. 이런 악몽이 28일 열린 4라운드 경기에서 재현되는 듯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열린 도드람 2017~2018 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삼성화재에 3-2(23-25 22-25 25-16 25-19 15-13)로 역전승했다. 1, 2세트를 접전 끝에 내준 대한항공은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3세트부터 밋차 가스파리니(33, 슬로베니아)의 고공 강타와 서브가 살아나며 분위기를 바꿨다.

▲ 서브 넣는 가스파리니 ⓒ 곽혜미 기자

인간의 한계에 도달한 가스파리니의 강서브

이 경기에서 가스파리니는 두 팀 최다인 34득점을 올렸다. 이 가운데 서브 득점은 무려 7점이었다. 고비처에서 나온 가스파리니의 서브에이스는 삼성화재의 발목을 잡았다. 1, 2세트에서 잠잠했던 가스파리니의 서브는 3세트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리시브가 흔들린 삼성화재는 박철우(32)와 타이스 델 호스트(26, 네덜란드)에 의존하는 단순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의 흐름은 대한항공 쪽으로 넘어갔고 5세트까지 이런 분위기는 계속됐다.

경기를 마친 신진식(43) 삼성화재 감독은 "범실이 많이 나온 점이 패인이다. 가스파리니의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렸다"고 평가했다.

가스파리니는 현재 서브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16~2017 시즌에도 그는 서브 1위를 차지했다. 안정된 토스에 이은 강한 스파이크 서브는 가스파리니의 최고 무기다. 가장 쉽게 점수를 올릴 방법은 서브다. 특히 공격과 견줄만한 강한 서브를 넣는 남자부 경기에서 서브의 비중은 매우 크다.

문제는 강한 서브는 양날의 검과 같다는 점이다. 정확하게 들어가면 서브 득점으로 연결되지만 강한 힘이 들어갔기에 범실도 많다. 서브가 잘 들어간 경기는 손쉽게 경기를 풀 수 있다. 반면 서브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 다른 공격 패턴으로 이를 만회해야 한다.

2016~2017 시즌 대한항공은 날개 공격수가 풍부했다. 팀의 대들보인 김학민(34) 건재했던 것은 물론 신영수(35)도 뒤를 받쳐줬다. 그러나 올 시즌 김학민과 신영수는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스파리니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졌다. 시즌 초반, 세터 한선수(32)와 호흡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가스파리니는 다른 외국인 선수와 경쟁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가스파리니는 제 기량을 회복했다. 그는 서브 1위를 달리는 것은 물론 총 득점 500점을 돌파(506점)하며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공격의 팀'으로 명성을 떨친 대한항공은 팀 총 득점에서는 1819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팀 공격성공률에서는 50.37%로 4위에 머물러 있다. 공격수들의 부재에 세터 한선수의 부진 등이 대한항공의 장점인 다양한 패턴의 공격을 녹슬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스파리니의 의존도는 높아졌다. 올 시즌 삼성화재에 3연패한 대한항공은 4라운드 경기에서 1, 2세트를 내줬다. 4연패할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팀을 구한 이는 가스파리니였다. 가스파리니의 서브에 삼성화재의 리시브가 무너졌고 세터들의 토스도 흔들렸다.

▲ 진성태 ⓒ 한희재 기자

미들 블로커의 활용과 다양한 공격 패턴이 대한항공 최종병기 완성

미들 블로커 진성태(24)의 활약도 대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진성태는 이 경기에서 블로킹 득점 4점을 포함한 15점을 기록했다. 특히 진성태는 공격성공률 76.92%를 기록하며 삼성화재의 허를 찔렀다.

박기원 감독은 "진성태의 속공 활용은 한선수에게 100% 맡겼다"고 말했다. 그는 "한선수가 앞선 삼성화재와 경기를 비디오로 분석하고 속공에 대한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장점은 풍부한 선수층에서 나오는 다양한 공격 패턴이었다. 그러나 어느덧 주전 선수 상당수는 30대를 훌쩍 넘었다. 여기에 김학민 등 대들보 선수들은 부상에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가스파리니를 받쳐주는 이는 정지석(22)이 유일하다. 가스파리니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고 팀의 장점인 다양한 패턴의 공격을 살리려면 미들 블로커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강한 서브가 제대로 들어가는 경기는 쉽게 풀어갈 수 있다. 그러나 서브는 한결같이 강하게 들어가기 어렵다.

박 감독은 "가스파리니의 서브는 한계선을 왔다 갔다 하는 서브다"고 말한 뒤 "이 서브가 잘 들어가면 우리 팀은 경기를 쉽게 풀어간다. 반면 안 들어가면 어렵게 된다. 지난 시즌에는 서브가 안 들어가도 우리 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공격 패턴이 있었다. 지금은 아직 이 수준으로 완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스파리니는 "경기 초반부터 서브가 잘 들어갔다. 계속 밀어붙인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3라운드에서 삼성화재에 말도 안 되게 졌다. 이번에는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다. 다행히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호쾌한 서브는 배구의 또 다른 볼거리다. 가스파리니는 그림 같은 서브 득점과 시원한 스파이크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V스타 올스타팀에서 공격수 최다 득표(4만9280표)를 기록했다. 그는 "(팬들에게) 감사하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놀랍다"라며 "여러 리그를 경험했는데 팬들은 각 리그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한국 팬들을 나를 더 아껴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내가 못해도 꾸준히 응원해준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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