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in 남해] "전설 되고파"…'수원 알베스' 크리스토밤의 한국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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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남해, 조형애 기자] "고종수 감독의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요?!"
크리스토밤(27) 이야기에 수원삼성 관계자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데얀, 바그닝요에 가려 다소 주목을 덜 받았던 '외국인 이적생' 크리스토밤. 한국 무대 경험이 전무한, 그러니까 일명 '검증 안된 카드'는 데뷔전에서 물음표를 지웠다. 때를 아는 오버래핑과 엄청난 활동량, 그리고 이어진 '무릎 3단 트래핑'. 관중석에선 탄성이 쏟아졌다.
크리스토밤은 대전시티즌 감독으로 부임한 고종수 당시 수원 스카우트가 낙점한 선수다. 한국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말에 내심 기뻤다는 그는 결국 아시아 무대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입단 2개월차, 이미 수원 역사와 전통·팀 컬러는 완벽 숙지했다. "한국에서 오래 뛰고 싶다"는 크리스토밤. 수원 라커룸 한켠을 장식하고 있는 '레전드' 사진 속에 자신도 언젠가 함께 하길 바라고 있었다.
◆ 고종수 감독의 마지막 선물?!…크리스토밤의 한국 적응기
지난 시즌 역시 오른쪽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자꾸만 공격이 왼쪽에 치중되자 수원은 고심에 빠졌다. A대표팀에서도 오른쪽 측면 수비수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 결국 해외로 눈을 돌렸고, 그렇게 브라질로 건너간 고종수 당시 코치가 크리스토밤을 직접 보고 영입에 힘을 쏟았다. 태어나 걷기만 시작하면 공을 차고, 그런 수많은 축구 소년들이 꿈꾼다는 브라질 명문 SC코리치안스 유스 출신. 영입 당시 수원은 "수비력과 공격력을 두루 갖췄다. 풀백, 윙백 모두 볼 수 있어 수원 전력 강화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과연 데뷔전부터 그랬다. 최강 한파와 함께 눈발까지 흩날렸던 지난달 30일. 크리스토밤은 2018 AFC 챔피언스리그 동아시아 지구 플레이오프 수원과 타인호아전에 선발 출전해 팀의 5-1 승리를 도왔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호평이 쏟아졌다는 말에 크리스토밤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입이 떡 벌어지게 한 무릎 3단 트래핑은 의도한 플레이. 그게 브라질 '삼바 스타일'이라 했다.
"팬들이 알아주시고 인정해주신다니 행복하고 감사드립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은 좋은 활약을 유지하고 선수들을 도와서 좋은 결과를 올시즌 내는 것입니다. 3단 트래핑은 처음 무릎으로 컨트롤 됐을 때, 창의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해본 건데요. 아마도 그건 브라질 축구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기쁘게, 행복하게 축구하는 것이죠. 더 멋있는 플레이, 다양한 플레이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첫 한국 생활, 낯선 한파는 적응 중이다. 이미 한국 축구 경험이 있는 또다른 브라질 출신 바그닝요에게 한국 축구와 문화에 대해 이야기 들으면서 간접 경험도 늘려가고 있다. 주장 김은선을 비롯해 염기훈, 조원희 등이 크리스토밤이 꼽은 도움을 주는 선수들. 그 덕에 "처음엔 쉽지 않았다"는 타지 생활도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적응이 어렵다'는 생각은 머리속에서 지워야 하는 게 맞아요. 수원에서 뛰려면 적응을 제가 해야 합니다. 향수병 같은 건 없어요. 당연히 가족들이 보고 싶고 말 통하는 사람이 그립죠. 그런데 이건 축구 선수에게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에요. 새로 많은 친구들을 사귀면서 자라왔어요. 선수가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기로 결정을 했으면, 거기에 따라오는 장애물들은 기꺼이 넘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수월한 적응엔 크리스토밤의 쾌활한 성격도 한 몫했다. 경기장 안에서 만큼이나 밖에서도 활발하다는 전언. 수원 관계자는 "브라질 출신 답게 '흥'이 많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각별한 성공의지가 곁들여졌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구단 미팅에서 크리스토밤이 했다는 말이다.
◆ 알베스와 카푸를 동경하는 크리스토밤, 이제 꿈은 '수원 레전드'
크리스토밤은 힘겹게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브라질 세리에B(2부 리그) 파라나에서 주전으로 32경기를 뛰며 팀을 1부 리그로 승격시키는데 핵심적인 일을 했던 선수. 원소속팀이 한 차례 붙잡아 낙담을 하던 차에 극적으로 이적이 성사됐다.
"한국 관계자들이 보러왔다고 하는데 제 이름이 거론됐다고 해서 굉장히 좋았어요. 그후로 한국을 알아보고, 한국 생활과 문화가 어떤지 살폈죠. 구단이 안놔주겠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런데 다시 한 번 연락이 오더니 '잘 마무리됐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좋았어요."

수비수지만 공격성향이 짙은 스타일. 크리스토밤은 "브라질 출신이라서라기 보다 내가 공격성향이 강한 선수인 것 같다"고 했다. '다니 알베스를 떠올리게 한다'는 말엔 내심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알고보니 롤모델이 알베스라 했다. 외모는 카푸를 조금 더 닮았고.
"제가 다니 알베스를 정말 좋아해요. 현재는 그 선수를 보고 많이 배워요. 그 전에는 카푸를 정말 좋아했어요."
크리스토밤은 데뷔 시즌, K리그 제일 가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를 바라고 있다. "내 자리에서 최고 잘하는 선수로 인정 받는 것, 베스트 11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 했다. 수원과는 K리그1(클래식)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린다. 입단 2개월차 신입은 이미 수원의 역사를 꿰뚫고 있었다.
"수원은 '이기는 팀'입니다. 역사를 가지고 있는 팀이고, 늘 이기려고 노력을 하는 팀입니다. 당연히 리그, FA컵, ACL 모두 우승하고 싶지만 FA컵은 재작년에 했어요. 오랫동안 리그 우승, ACL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하고 싶은 걸 꼽으라면 그 두개라고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수원의 역사를 담은 사진을 보고, 또 설명을 들으면서 더 큰 꿈도 가지게 됐다. '레전드'가 걸어온 길을 크리스토밤 역시 바라고 있다. 서정원 감독부터 가장 최근엔 산토스까지, 라커룸에 걸린 레전드 사진 그 다음. 그리스토밤은 그 자리를 꿈꾼다.
"궁극적으론 한국, 그리고 수원에서 인정받고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가장 중요한 건 우승 최대한 많이 하고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라커룸 가면, 레전드 사진들이 걸려 있어요. 감독님부터 이운재 코치님, 정말 레전드들인데요. 저도 거기에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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