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구원 선두 정우람 “최고의 공은 나 자신”

작성일: 2018.05.07 13:03 김건일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한화 마무리 투수 정우람은 7일 현재 세이브 11개로 구원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불펜 투수 정우람(33)이 지난 12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얻은 타이틀은 홀드왕(2008년 2011년) 2회.

그래서인지 한화 주전 포수 최재훈은 시즌 전 “(정)우람이 형의 구원 왕을 꼭 돕고 싶다”고 말했다.

7일 현재 정우람은 11세이브로 구원 선두다. 그동안 불펜으로 뛰었고 한화 마무리를 맡았던 지난 2년 동안엔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이맘때엔 주로 세이브 순위권 밖에 있었던 그다. 평균자책점은 1.32, 블론세이브는 단 1개. 마무리 투수들의 줄 부진에 리그 블론 세이브가 벌써 50개를 넘어선 상황이기에 정우람의 안정감은 유독 빛난다. 정우람이 버티는 한화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3.57로 리그에서 유일한 3점대. 1약으로 꼽혔던 한화를 3위로 이끌고 있는 원동력이다.

정우람은 “(최)재훈이를 믿고 던졌다. 말이라도 고맙다”며 “팀 분위기가 좋고 선수들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잘해 주다 보니 나에게 기회가 많이 왔다. 내가 잘한 결과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시즌 초반이다.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순위는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다. 투수라는 특성이 그렇다.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고 공 하나에 승패가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계속해서 이 긴장감을 유지해서 팀에 보탬이 되자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정우람에겐 작지만 큰 변화가 있다. 시즌 전 한용덕 한화 감독은 정우람에게 1이닝만 맡기겠다고 선언했다. 올 시즌 정우람이 1이닝 이상 던진 경기는 15경기에서 단 한 차례. 지난해까지 정우람은 연투 능력을 높게 평가 받아 마무리 투수인데도 4아웃, 5아웃 세이브, 길게는 7회에 던진 적도 있다.

정우람은 “내 생각으로는 마무리 투수는 1이닝이 정답이다. 다른 마무리 투수들이 그렇고 나 역시 지난해나 지지난해나 팀이 힘들 때 그렇게 던졌지만 매 상황마다 8회 나갈 수 없다. 물론 뒤 1이닝만 던지는 것도 정답이 아닐 수 있다. 그래도 마무리 투수에겐 1이닝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팀이 힘들거나, 연패에 빠졌거나 불펜 투수들이 많이 던졌다면 내가 희생할 내용도 분명히 있다. 정답은 없지만 1이닝을 책임질 때 마무리 투수는 가장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지난달 25일 KIA전에서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올린 정우람. 이번 시즌 유일하게 1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다. ⓒ한희재 기자

2004년 데뷔한 정우람은 지난 12년 동안 중간과 셋업, 마무리를 오가는 전천후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무려 732경기에 출전했다. 현역 선수로는 임창용(736경기)에 이어 2위. 올해 나이가 33살로 남은 선수 생활을 고려했을 때 1위 류택현(901경기)도 가시권이다.

지난 3일엔 5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5시즌 동안 별 탈 없이 꾸준히 뒷문을 지켰다는 뜻이다. 구대성(한화 9시즌) 손승락(롯데 8시즌), 진필중(LG 7시즌), 오승환(삼성 5시즌)에 이어 역대 5번째 업적이다.

정우람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기록과 타이틀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KBO 리그 역사에 남는 기록이지만 정우람에게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정우람은 “기록엔 의미를 두지 않는다. 기록은 지나간 것이다. 야구는 안 끝난다. 앞으로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충호 박주홍 등 한화 젊은 투수들은 불펜 투수로 성공 시대를 연 정우람을 닮고 싶은 선수로 꼽는다. 박상원은 경기장에서 정우람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박상원은 컨디션 관리나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정우람은 “(박)상원이가 워낙 많이 물어본다. 많이 빼앗아 가려 한다. 영리한 친구다. 저런 친구들이 많아야 한다. 나 어렸을 땐 저렇게 까진 안 했는데. 욕심이 많다. 하려는 게 눈에 보여서 많이 알려 주려 한다. 나도 저런 행동을 보면 옛날 생각나서 초심으로 돌아가게 되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서)균이도 그렇고 다들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 이젠 특별한 말은 안 한다. 오히려 더 어린 친구들 (박)주홍이나 이런 선수들한테 조금 더 많이 알려 줘야 한다”며 웃었다.

정우람의 자기 관리는 철저하기로 리그에서 정평이 나 있다. 알려지지 않은 것은 그의 무기. 정우람의 패스트볼 구속은 140km대 초반으로 마무리 투수로는 느린 편이다. 그런데 그 공으로 상대 4번 타자에게 정면 승부를 걸어 잡아낸다. 정우람의 공을 궁금해 하는 시선이 적지 않은 이유다. 정우람이 직접 말한 해답은 꽤 간단하다.

“가장 자신 있는 공은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을 믿고 던지는 것이다. 그날그날 컨디션이 다를 수 있으니 잘 준비할 뿐이다. 그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것이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