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캐스트] 팔 각도-하체 변화, 허준혁의 '특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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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좌완 유망주가 이제는 팀 선발진 한 축을 담당한, 그것도 특급 좌완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다. 두산 베어스 7년차 좌완 허준혁(25)이 연이어 놀랄 만한 활약상을 펼쳤다.
허준혁은 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6이닝 101구 5피안타 4탈삼진(3볼넷) 2실점을 기록한 뒤 4-2 리드 상황에서 7회초 오현택에게 바통을 넘기고 물러났다. 0.47이던 시즌 평균자책점이 1.08(5일 현재)로 상승했으나 그래도 넥센 강타선을 상대로 거둔 기록인 만큼 대단하다. 비록 팀은 5-6 역전패를 당했으나 자신의 등판 4경기 중 3경기를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장식 중인 허준혁이다.
2008년 휘문고 시절 서울 지역 1차 지명감으로도 꼽혔으나 빠르지 않은 포심, 호리호리한 체구로 인해 지명순위가 밀리며 롯데에 2차 3순위로 입단했던 허준혁은 젊은 나이에도 꽤 풍파가 있던 선수다. 2012년 좌완 이승호(NC)의 보상선수로 지목되어 SK로 이적했으나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심지어 2013시즌에는 1군에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하고 시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이적했다.
두 번째 이적 후에도 당장은 활약을 하지 못한 허준혁이다. 지난해 성적은 8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4.21. 구위도 제구도 마땅히 뛰어나지 않았던 그를 향한 기대치도 점차 하락했다. 그랬던 허준혁이 지금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부상 공백을 메우다 못해 두산을 '좌완 왕국'으로 만들고 있다. 유희관이 나타나기 전까지 선발 좌완 주축 가뭄으로 허덕이던 그 두산이 이제는 왼손 투수 풍년으로 웃는 중이다.
퓨처스리그에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소화하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던 허준혁. 그를 지켜보고 1군 콜업 전까지 지도했던 이상훈 투수코치에게 허준혁의 변화상을 물어보았다. 이 코치는 LG-일본 주니치-미국 보스턴을 거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품 좌완. 허준혁의 첫 인상에 대해 이 코치는 이렇게 답했다.
“기본적으로 좋은 선수다. 내가 처음 허준혁을 봤을 때 팔 각도를 한 번 내렸더라. 그러다 본연의 오버스로 팔 각도로 바뀌었고. 전체적인 투구 밸런스는 괜찮다고 보았다. 다만 던지는 순간 릴리스에서 좀 더 임팩트가 필요했고 하체 중심도 조금 덜 잡힌 감이 있었다.”
선수의 멘탈을 중요시 하는 이 코치지만 처음 봤을 때 보완점을 복기했고 이를 한용덕 당시 퓨처스 총괄코치를 비롯한 퓨처스 코칭스태프와 함께 수정했다. 이어 한 총괄은 1군 투수코치로 자리를 옮기며 허준혁의 기를 북돋워주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한화 시절 암흑기 성적으로 인해 알려지지 않았을 뿐 한 코치는 선수의 기를 북돋워주고 칭찬하는 데 일가견이 있던 지도자다.
5일 넥센전 허준혁의 최고 구속은 불과 137km. 좌완 에이스로 발돋움한 선배 유희관에 비해 약간 빠른 정도다. 제구력도 완벽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결정적인 순간 도망가지 않고 자기 공을 던졌다. 팔 각도의 변화, 그리고 하체에 더욱 무게를 실은 투구. 여기에 자기 공을 던지게 된 정신적 변화까지. 아직 풀타임 검증이 남았으나 허준혁은 비로소 찾아온 제대로 된 기회를 특급 활약으로 살리는 중이다.
[사진] 허준혁 ⓒ 잠실, 한희재 기자
[영상] 허준혁 5일 넥센전 하이라이트 ⓒ 영상편집 송경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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