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S] 이미 지나간, 혹은 앞으로 올 그들의 '뷰티풀 데이즈' [23th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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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부산, 이은지 기자] 아픈 과거를 품고 한국에서 살아가는 한 여자(이나영)에게 14년만에 누군가가 찾아온다. 늦은 밤, 혹은 이른 새벽 자신의 뒤를 쫓던 한 남자를 보고 놀라지만 이내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들의 존재는 아픈 과거 중 일부다. 버릴 수도 품을 수도 없는 아들이 방문으로 인해 덤덤하게 살아가던 여자는 흔들린다.
여자를 찾아온 아들 젠첸(장동윤)은 자신의 엄마가 안타깝다. 자신과 아버지(오광록)를 버리고 떠난 엄마가 술집에서 일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동거하는 남자친구 역시 곱게 보이지 않는다. 자신을 버리고 떠났을 때도, 14년이 지난 현재도 젠첸이 보기에 엄마는 아름다운 날을 즐기고 있지 않다.
그리 오랜 시간을 함께 하지 않은 엄마와 아들은 또 다시 이별한다. 엄마는 아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노트 한권으로 대신 전한다. 아들에게 엄마의 현재가 비극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녀의 비극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 된 것을 알게 된다.

엄마와 아들의 ‘뷰티풀 데이즈’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는지도 모르지만, 이미 행복한 날을 보낸 사람도 있다. 바로 중국에 사는 젠첸의 조선족 아버지다. 아주 큰 애정을 품고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는 젠첸에게 죽기 전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한다. 젠첸이 14년 만에 엄마를 찾은 이유도 아버지였다. 아프지만, 생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미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된 자신의 아내를 보고 행복하냐고 묻는 아버지의 얼굴은 따스한 미소가 스며있다.
‘뷰티풀 데이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혈육이 아닐지라도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으면서 생겨난, 다양한 이유로 가족이 된 사람들은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된다. 또 어떤 이는 이미 상처를 치유 받았다.

어쩌면 이미 지나갔는지도, 혹은 앞으로 올지도 모를 일이다. 한번도 아름다운 적 없었던 이들에게는 앞으로 오길 기대하는 날이고, 생의 끝자락에 선 이들에게는 이미 지나 갔을지도, 지금 이 순간 일지도 모를. 그것이 바로 ‘뷰티풀 데이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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