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취재파일] 도쿄에서 가장 부러웠던 것, 어떤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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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구단의 마지막 방문이 36년 전인 한국이 부러워만 한다고 따라잡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비용, 장소 모든 게 준비가 안 됐다.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지난해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때 서울에 와 "고척돔은 WBC를 열기에는 괜찮지만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르기에는 작다"고 했다.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대표 팀은 물론이고 프로 팀 감독 경력이 없다. 매일 야구장을 방문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친정 팀 닛폰햄 파이터즈에 직함도 있다. 한국이었다면 국정감사에 불려가 고개를 조아렸어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감독 선임 당시 경력 부재를 우려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꼬투리를 잡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는 여전히 스타다. 선수단 소개에서 가장 큰 환호성을 불러오는 인물 가운데 하나다. 대표 팀 유니폼을 입고 광고도 찍었다.

한국은 어떤가. 특정 성별-연령대가 주도하는 댓글 여론이 마치 세상의 전부처럼 보인다. 선동열 감독 사퇴에 큰 몫을 한 국회의원은 당당하게 "댓글을 보고 배운다"고 했다. 그가 국정감사에서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쏟아 놓자 댓글 여론은 180도 달라졌다.
지난달 10일 두 감독은 나란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선동열 감독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와 헛웃음을 지었다. 그를 신문한 두 국회의원은 불어오는 역풍에 '정신 승리'로 답했다. 이나바 감독은 이날 미일 올스타 시리즈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다시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봤다.
비판 여론보다 치명적이었던 건 책임 있는 인사의 실언이다. KBO 정운찬 총재는 사견을 전제로 '전임 감독제에 반대하며', '감독은 현장에 있어야 하고', '아시안게임에 아마추어 선수를 보냈어야 한다'고 밝혔다. 선동열 감독은 여기에 상처를 받은 듯 사퇴 기자회견문에 "제 사퇴가 총재의 소신에도 부합한다"고 적었다.
또 한 가지 차이가 있다. 일본은 만회할 기회가 생긴다. 이나바 감독의 달력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전까지 빼곡하다. 어느 국회의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현장 방문' 같은 일정이 아니다.
일본은 내년 3월 대표 팀 친선전(멕시코 예정), 11월 프리미어12를 치른다. 1년에 두 번 대표 팀을 소집해 과정을 보여 줄 수 있다. 선동열 감독은 사퇴하지 않았다면 프리미어12까지 다시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1년 반 동안 '샌드백' 신세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공을 만지기 시작한 이래 저는 눈을 뜨자마자 야구를 생각했고, 밥 먹을 때도 야구를 생각했고, 잘 때도, 꿈속에서도 야구만을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라는 그에게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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