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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현장] 오재원, 연탄 나르고 기진맥진…"도와주세요"

작성일: 2018.12.07 06:05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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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개포동, 김건일 기자] 연탄 수천 장을 날라야 하는 연탄 배달 봉사는 크게 분배조, 운반조, 정리조로 나뉜다. 분배조가 연탄을 운반조에게 주고, 정리조가 연탄을 받아 목적지에 쌓는다.

6일 서울 구룡마을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에큐온이 함께하는 사랑의 연탄 나르기' 행사에서 관리자가 이 방식을 설명하자 "내가 나를래"는 말이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일부 선수는 "네가 쌓아라"고 아옹다옹했다.

이때 두산 주장 오재원은 수백 장이 쌓여 있는 연탄 더미 앞에 당당히 섰다. 단 하나도 뺄 수 없이 모든 연탄을 만져야 하는 분배조를 자청했다.

KBO 리그에서 발군의 운동 능력과 체력을 자랑하는 오재원은 하나에 3.9kg 짜리 연탄을 2개씩 집어 '운반조'인 팬의 팔에 올렸다. 연탄을 전달하며 팬들과 농담을 주고받았을 만큼 여유가 넘쳤다.

▲ 오재원은 혈혈단신으로 연탄 더미를 해체했다. ⓒ송승민PD

그런데 연탄을 주고 또 줘도 줄이 끊기지 않았다. 다음 운반조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뒤를 돌아봤을 때 연탄 더미는 여전히 산처럼 쌓여 있었다. 오재원은 "내가 원래 땀을 잘 안 흘리는데 이제 땀이 난다"며 다시 허리를 굽혔다.

"힘드시죠"라고 묻자 오재원은 "도와주시려고요?"라고 되물었다. 많은 팬이 휴대전화에 오재원이 연탄을 나르는 장면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자 오재원은 "그만 찍고 도와주세요"라고 청했다.

그래도 많은 팬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작업 속도를 높였다. 오재원 조는 약 50분 만에 연탄 더미를 없앴다.

오재원은 "팬들과 함께 해서 좋다. 너무 큰 힘이 됐다"며 "그래도 힘들긴 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오재원은 두산 내 최고 인기 스타. 행사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사인 공세에 시달렸다.

그러나 오재원은 팬들이 부를 때마다 발걸음을 멈췄다. 사인하고 사진을 찍었다. 특유의 무뚝뚝한 표정에 무미건조한 단답식 대답이었지만 팬들은 대만족. 한 여성 팬은 "오재원과 찍은 사진을 자랑하며 "연탄을 나르면서 쌓인 피로가 확 날아가는 것 같다"고 꺄르르 웃었다.

▲ 두산베어스와 에큐온이 함께하는 사랑의 연탄 나르기 행사가 6일 서울시 강남구 구룡마을 일대에서 열렸다. ⓒ송승민 PD

두산은 2013년부터 비시즌 연탄을 소외 지역에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엔 오재원을 비롯해 박건우 정수빈 최주환 이현승 유희관 장원준 등 선수단 및 관계자 그리고 SNS와 동호회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팬 80명이 참가했다. 최주환은 건강검진 때문에 밥을 먹지 않고도 연탄을 나르는 '빈속' 투혼을 보였다.

최주환은 "배고파 죽겠다"며 "매년 1년에 한 번씩 나와서 연탄 배달을 조금이나마 하고 있는데, 이곳 분들에게 정말 소중한 것 아닌가. 우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뜻깊은 행사에 참여해서 기쁘다"고 했다.

전역하고 2년 만에 행사에 참석한 정수빈은 "2년 만에 참여해서 뜻깊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구룡마을 주민분들을 따뜻하게 보내게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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