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의 작전판] '임생볼의 첫승' 투톱 수원은 강했다
작성일: 2019.04.01 00:00
한준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스포티비뉴스=수원월드컵경기장, 한준 기자] 포백과 원톱, 창조적인 미드필더로 대표되던 현대 축구 전술 흐름은 변형 스리백과 투톱의 부활로 이어졌다. 빌드업과 전방 압박이 강조되는 현대 축구는 투톱으로 속도감을 높이고,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빌드업 미드필더가 채우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K리그에도 최근 현대 축구 전술 트렌드가 잘 구현되고 있다. 다양한 축구가 펼쳐지고 있다. 이임생 감독이 지휘한 수원 삼성과 욘 안데르센 감독이 지휘한 인천 유나이티드의 전술 색깔은 전혀 달랐다. 두 팀 모두 포백을 썼고 원톱으로 경기를 시작했으나 중원 운영은 정반대였다.
수원은 김종우와 최성근을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최성근이 수비적, 김종우가 공격적 성향을 갖고 있지만 김종우가 오히려 뒤로 내려와서 경기를 풀고, 최성근이 전진하는 플레이 패턴도 자주 나왔다.
인천은 양준아가 포백을 보호하는 형태로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했다. 박세직과 하마드가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로 기능했다. 두 선수 모두 공격형 미드필더 영역과 중앙 미드필더로 압박 라인을 형성하는 역할을 겸했다. 좌우 측면에 허용준과 김보섭이 배치되었고, 무고사가 원톱으로 나섰다.

◆ 무고사 원톱은 무력했고, 데얀-타가트 투톱은 치명적이었다
인천이 수비적인 경기를 한 것은 아니다. 좌우 윙이 사이드로 넓게 벌리고, 풀백 김진야와 김동민도 높이 올라갔다. 측면을 2배수로 운영했다. 문제는 미드필드와 연계 플레이가 잘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결정적으로 측면에서 1대1 싸움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허용준은 신세계에 묶였고, 김보섭도 홍철과 대결이 버거웠다. 풀백도 영향력이 적었다.
측면이 묶이고 중원과 괴리가 생기면서 무고사가 고립됐다. 무고사는 수원 센터배 조성진, 구자룡에 둘러싸였다. 좌우 날개 중 한 명이 접근하지 못했고,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의 지원도 원활하지 못했다.
수원은 타가트 원톱에 염기훈, 전세진, 한의권이 2선에 배치됐다. 홍철과 신세계가 좌우 풀백으로 공격에 나섰고, 김종우가 중앙 지역에서 감각적인 패스를 뿌리며 수원 공격 줄기를 만들었다. 전반전에는 수원 공격도 잘 풀리지 않았다.
골은 정지 상황에서 나왔다. 홍철의 코너킥에 이은 조성진의 헤더 슈팅 이후 전세진을 양준아가 가격하며 선언되 페널티킥으로 앞서갔다. 인천도 하마드의 코너킥을 김정호가 헤더로 연결해 따라붙었다.
양 팀 모두 측면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으나 마무리 과정이 둔탁했다. 흐름이 기운 것은 후반전이다. 수원의 전방 압박이 잘 먹혔고, 좌우 측면을 통한 빠른 공격으로 인천을 몰아붙였다. 결정적으로 후반 16분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한의권을 빼고 데얀을 투입해 타가트와 투톱으로 배치하며 공격이 살아났다. 인천 수비의 견제를 받던 타가트는 데얀이 분산 효과를 내면서 공간을 얻었다.
수원은 데얀 투입 2분 만인 후반 18분에 염기훈의 크로스를 타가트가 문전으로 침투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2-1로 앞서가는 골을 넣었다. 이후 인천도 공격 숫자를 늘리며 수비 지역에 공간이 더 많이 생겼다. 데얀과 타가트의 투톱에 좌우 측면에 염기훈와 전세진, 홍철과 신세계가 전진하며 속도감 있는 역습이 전개됐다. 부상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김종우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탈압박 이후 전진 패스로 인천 중원을 무력화한 것도 효과가 컸다.

◆ 이임생 감독의 '노빠꾸(물러서지 않는 전방 압박)' 축구가 개선된 이유
안데르센 인천 감독은 후반전에 밀렸다고 인정했다. 수원이 동계 훈련 내내 강조한 전방 압박이 후방 빌드업에 약점을 보인 인천전에 통했다.
"라인을 내리지 않았다. 수원이 강하게 전방압박하면서 대처가 미숙했다. 더 큰 것은 패스미스와 불필요한 실수가 많았다. 골이 필요해 공격적인 선수를 넣다보니 수비적으로 공간이 생겨 추가 실점을 했다." (안데르센 인천 감독)
염기훈은 3연패 과정에 통하지 않았던 전방 압박이 잘 먹힌 배경에 한 쪽으로 몰아서 뺏도록 영리하게 압박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수비 라인에서 우리가 무의미하게 앞으로 압박하는 게 아니라, 한쪽으로 몰아서 하자고 했다. 오늘은 오른쪽으로 압박을 많이 하자고 했다. 압박을 했을때 수비 라인에서 준비를 잘해서 쉽게 걷어내거나 커트하자고 얘기했다. 비디오를 보면서 타가트가 만일 볼이 왼쪽으로 가면 기다리고, 오른쪽으로 가면 왼쪽으로 가는 걸 막으면서, 왼쪽-오른쪽 선수들이 패스가 아닌 킥을 하도록 압박을 하자고 얘기했다. 오늘 그런 부분이 많이 나왔다." (염기훈)
"동계훈련부터 전방압박과 공수 간격을 좁히려고 했다. 울산전 때도 하려고 노력했다. 3경기 결과를 못내다 보니 선수도 조급하고 제 자신도 조급해졌다.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이런 것에 대해서 선수들과 함께 하려고 한다." (이임생 수원 감독)
공격 상황에선 수원 투톱이 인천의 무고사 원톱보다 치명적이었다. 인천도 콩푸엉을 교체 투입한 뒤 몇 차례 위협적인 공격 장면을 만들었으나 무고사는 결국 집중 견제를 이기지 못했다. 90분 동안 한 개의 슈팅을 시도하는 데 그쳤다. 타가트가 데얀의 가세로 자유를 얻은 것과 달리 무고사는 외로운 경기를 했다.

◆ 원터치 장인 타가트, 아직 보여줄 게 더 많은 수원 공격
타가트는 수원 입단 후 세 골을 모두 원터치로 해결했다.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타가트는 공식 회견에서 원터치 훈련을 많이 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호주 유소년 팀에서 성장할 때 많은 코치들이 인사이드 박스에서 원터치로 마무리하라고 가르쳐줬다. 그런 훈련을 하긴 했다. 하지만 다른 터치로도 득점할 수 있다. 몇 번의 터치로 골을 넣는 것 보다 골 넣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타가트)
염기훈도 타가트의 이런 장점을 살리기 위해 공간으로 크로스하는 것을 많이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2주 간 훈련을 하면서 얘기했다. (홍)철이나 내가 볼 잡으면 무조건 수비와 골키퍼 사이에 크로스 올리겠다고 계속 얘기를 했다. 훈련 때나 미팅을 하면서 계속얘기했다. 볼 잡으면 계속 그 사이로 찼고, 타가트도 그리로 빠져나가려고 계속 한 것 같다." (염기훈)
초반부터 투톱을 썼으면 어땠을까? 이임생 감독은 전방 압박 유지, 경기 체력 및 중원 숫자 문제로 당분간 데얀과 타가트를 상황에 따라 먼저 선발로 내고, 후반전에 투톱을 가동하는 형태로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얀 선수와 타가트 선수를 동시에 쓰기 위해선 사실 4-4-2 밖에 할 수 가 없다. 데얀이 먼저 가면, 그 다음에 타가트가 가거나, 오늘처럼 타가트가 먼저 가고 후반에 데얀을 넣는 식으로 투톱을 놓는다. 두 선수를 다른 포지션에 두고 경기하기는 어렵다. 어느 선수가 먼저 들어갈지는 상대팀에 따라 다르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임생 수원 감독)
타가트는 원톱으로 뛸 때보다 투톱으로 경기할 때 빛났다. 하지만 어떤 포메이션이든 잘해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원톱과 투톱 문제가 아니다. 선수가 성장하는 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머리에 각인되야 한다.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플레이를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스트라이커는 여러 다른 포메이션을 통해 성장할 필요가 있다.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 투톱을 많이 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스타일에 적응하는 것을 즐겼다. 상대 팀에 따라 전술은 달라질 수 있다. 스트라이커로 계속 배우고,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스마트해져야 한다." (타가트)

염기훈은 타가트가 단지 원터치 마무리에만 능한 선수가 아니라고 했다. 타가트 자신도 아직 K리그에 적응하는 중이며, 동료들과 호흡이 개선되고 있다는 말로 향후 수원 공격 콤비네이션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새 팀에 오면 선수들을 최대한 빨리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이미 6-7주가 지났고 열심히 훈련했다. 콤비 플레이도 준비했고 나오고 있다. 전세진, 데얀, 주장 염기훈과 플레이하는 것을 좋다. 영리한 선수라 호흡 맞추기 쉽다. 아직 최고의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더 훈련해서 더 잘하고 싶다." (타가트)
"결정력도 좋지만 스크린 플레이도 상당히 좋다. 타가트에게 볼이 드러갔을 때 얼마나 빨리 접근하느냐도 관건이다. 연습할 때도 타가트가 골을 쉽게 잘 넣었다. 골을 넣는 것은 스트라이커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넣을 것 같다." (염기훈)
인천은 무고사 고립이라는 숙제를 안았고, 수원은 마침내 실마리를 찾았다. 하나원큐 K리그1 2019 5라운드 일정을 숨돌릴 틈 없이 이어진다. 2연패로 위기에 몰린 인천은 3일 저녁 대구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3연패를 끊고 첫 승을 신고한 수원은 같은 날 상주 상무와 홈 경기로 연승에 도전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관련 추천 기사
축구 관련 기사
-
'김상식 매직' 베트남서 또 새 역사 쓴다...현대컵 준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 2-0 제압→결승 진출
2026-08-20
-
[오피셜] "노욕이다, 후배들 위해 양보해야" 비판에도 건재함 과시...'59세' 미우라, 멀티골 작렬→일왕배 역사상 최고령 득점 기록 경신
2026-08-20
-
"사과하는데 카메라는 왜 들고 가나, 이걸 콘텐츠로 만드네" 조원희, 월드컵 옌스 비판→독일 찾아가 사과...오히려 역풍 맞았다
2026-08-20
-
[SPO 현장] 조성환 감독 “스탠드에서 바라본 선수들, 오늘 경기보고 많이 느꼈으면”…A팀에 쓴소리 작심발언 쓴소리일까
2026-08-19
-
[SPO 현장] 코리아컵 8강 진출하고 팬들께 “죄송하다…” 이영민 감독이 고개 숙인 이유는?
2026-08-19
-
[현장 REVIEW] 부천, 코리아컵 8강 진출! 부산에 ‘승부차기 혈투 끝 짜릿승’
2026-08-19
추천 콘텐츠
많이 본 기사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문동주 걱정에 울었던 왕옌청, 10승 후 또 MOON 떠올렸다…참 멋진 두 남자의 우정
2026-08-05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