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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 르포] '6만 4천 명→1만 1천 명' 됐지만…'상암'은 아직도 뜨끈하다

작성일: 2019.04.01 09: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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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욱 등신대 판넬 뒤로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서울 팬들. ⓒ유현태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의 열기를 K리그로 이을 수 있을까. K리그가 늘 고민하는 문제다. 여전히 A매치의 열기를 따라갈 순 없지만 꽃샘 추위 속에도 축구 열기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를 2-1로 꺾었다. 경기장을 채운 팬은 무려 6만 4388명. 경기장은 빨간 물결로 가득했고, 만원 관중일 때 제 맛이라는 파도타기 응원도 가능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뮌헨),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다빈손 산체스(토트넘) 등 스타들이 많았다지만 분명 한국 축구의 올라간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불과 4일 만에 같은 장소에서 다른 축구 경기가 열렸다. 워낙에 뜨거웠던 경기 직후. 그 대비 효과 때문에 경기장이 유난히 썰렁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A매치 기간 직후 열린 경기는 일회성이 아니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안방'으로 쓰는 FC서울이다. FC서울은 30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4라운드에서 상주 상무와 맞대결을 펼쳤다.

하필 날씨가 궂었다. 벚꽃도 슬슬 피기 시작하는 데 그를 시샘한 탓일까. 바람이 많이 불고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지면서 날이 추웠다. 쨍하니 햇볕이라도 난다면 좋았을 것을, 오후 2시 경기의 의미도 없이 봄의 온기를 찾을 수가 없었다.

▲ 추위에도 서울 팬들은 모였다. ⓒ유현태 기자

지난 콜롬비아전처럼 뜨거운 열기는 아니더라도, 경기장을 찾은 이들 사이에서 '뜨끈'한 정도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FC서울이 이번 시즌부터 선수들의 등신대 판넬이 설치된 북쪽 출입구는 새로운 명소가 됐다. 출입구를 향해 계단을 오르며 응원하는 선수와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제대로 보여 '인증 샷'에도 적절한 위치다.

일행과 함께 고요한 판넬과 사진을 찍은 방진혁 씨는 "집이 가까워서 가끔 경기장을 찾곤 한다. A매치 열기와 서울 경기 관전이 큰 관련은 없다"고 말한다. 이어 "판넬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즐겁다"고 덧붙인다.

아이들 여럿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선정선 씨는 이번이 축구장을 처음으로 찾는다. 그는 "첫 경기장 방문이다. 아이들이 축구에 관심을 가져서 데리고 왔다. 날씨는 궂지만 경기장 분위기는 좋은 것 같다. 오늘 즐거우면 언제든지 경기장을 다시 찾고 싶다"고 말한다. 높아진 A매치 관심이 축구에 대한 관심에 새로운 팬도 유입되는 것도 분명하다.

한편 최근의 살아나는 한국 축구의 상황을 보여주는 팬들도 있었다. 20세 이하, 23세 이하 대표팀에서도 활약하는 공격수 조영욱의 팬이라는 두 여성 팬은 "지난해부터 K리그는 챙겨보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 관심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한다. 두 사람은 조영욱 판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뒤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 "선배님들이라고 불러라" 상주를 도발하는 예비군 서울 팬들. ⓒ유현태 기자

경기장 내부도 여전히 뜨끈하다. 기자석 앞에는 예비군 복장을 한 서울 팬들이 앉아 있다. 상주 상무 선수들보다 전역한 FC서울 팬들이 재치 있는 응원을 펼친 것. 기자석 왼편으로는 이번 시즌부터 서울에 합류한 알리바예프를 응원하는 우즈베키스탄 국기도 휘날린다.

FC서울도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상주가 화끈한 공격 축구로 몰아쳤지만 서울은 침착하게 받아쳤다. 그리고 행운의 자책골과 환상적인 정원진의 골을 엮어 2-0 승리를 따냈다. 서울 팬들도 추위 속에서 경기장을 찾은 보람을 찾았을 것이다. FC서울 장내 아나운서가 "춥지만 이기니까 안 추우시죠?"라고 묻자 팬들도 대답하며 호응한다.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구 팀은 '한국 축구 대표팀'이다. 그리고 이 대표팀이 강해지려면 K리그가 튼튼해져야 하고, 또 팬들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결국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대표팀의 인기에 올라타 K리그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년보다 훨씬 치열하고 새로운 이슈가 나오는 K리그의 2019년은 예전보다 더 뜨거울 수 있을까. 꽃샘 추위가 가시지 않은 3월, 그 불씨를 확인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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