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와글와글] '투심 헤드샷 논란'…감독들 "비디오판독 합시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SK가 8-4로 앞선 8회말 2사 1·2루. SK 투수 김태훈이 롯데 타자 강로한을 상대로 던진 초구가 헬멧 뒷부분을 스쳤다. 그러나 심판진은 퇴장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TV 화면상으로는 김태훈이 투심 패스트볼 그립으로 던졌지만 심판진은 주심뿐만 아니라 심판조장까지 그라운드에서 회의를 한 뒤 이를 두고 “체인지업성 변화구”라고 설명했다.
KBO리그는 2014년부터 헤드샷 퇴장 규정을 적용해 시행하고 있다. 2019 KBO리그 규정엔 '주심은 투구(직구)가 타자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 맞지 않더라도 1차로 경고하고, 맞았거나 스쳤을 때에는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투수를 퇴장 조치한다'고 돼 있다.
TV 중계 화면상으로 구속이 시속 143㎞가 찍혔다. 투수가 두 손가락(검지와 중지)을 살짝 벌려 두 개의 실밥을 나란히 잡고 던졌다. 직구와 속도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그립만 봐도 투심 패스트볼(two-seam fastball)이 명백했다.
핵심은 투심 패스트볼을 직구로 볼 것이냐, 변화구로 볼 것이냐다. 투심은 똑바로 가는 성질의 직구(four-seam 패스트볼)는 분명 아니지만 말 그대로 직구보다 약간 속도가 떨어지는 패스트볼(빠른공) 계열이다. 커터(Cutter)라고 부르는 '컷 패스트볼(Cut fastball)' 역시 패스트볼로 분류된다.

KBO리그 10개 구단 감독들에게 의견을 물어본 결과 미응답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8명은 모두 "포심 패스트볼에 퇴장을 준다면, 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도 마찬가지로 모두 퇴장 조치를 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의견이 일치했다.
A팀 감독은 "요즘 투심 패스트볼도 시속 150㎞ 안팎으로 던지는 투수가 있다. 우리 팀에 있는 투수도 투심이 148㎞ 정도 나온다"면서 "빠른 직구가 타자 머리를 맞힐 때 위험해서 투수를 퇴장을 시키기로 했는데, 투심 패스트볼이나 컷 패스트볼이나 패스트볼 계열은 퇴장시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팀 감독은 "투심 그립은 손가락을 약간 벌려 잡기 때문에 그립만 보고서는 투수에 따라 스플리터와 약간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구속을 보면 투심인지 스플리터인지 알 수 있다. 직구 구속과 차이가 크지 않으면 투심, 차이가 크면 스플리터라고 판단할 수 있다. 포심, 투심, 컷 패스트볼은 같이 적용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C팀 감독은 이번 김태훈 건과는 별개로 전체적인 틀에서 같은 의견이었다. "용어 자체가 애매하다"면서 "개인적으로 포심, 투심, 커터 모두 패스트볼 계열로 봐야한다. 감독자 회의를 통해 KBO와 함께 범위와 용어를 분명하게 정립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의 심판은 '투심 패스트볼'인지, '체인지업성 변화구'인지 구분하기 어렵거나 놓칠 수도 있다. 그라운드에서는 TV 느린 화면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전광판에 표출되는 볼 스피드를 보면 투심인지, 체인지업인지 파악알 수 있지만, 타자가 투구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는 순간 심판도 타자의 상태부터 먼저 살핀다. 전광판의 볼 스피드부터 확인하는 심판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헤드샷에 대해 비디오판독을 하는 것은 어떨까. 현재 규정상 헤드샷은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다. 이에 대해 감독들도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반대한 감독은 없었다. 다만 경기당 각 팀에게 주어진 2차례의 비디오판독 기회를 헤드샷 여부에 소진하는 것에는 일부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올해부터 공정한 판정을 위해 경기당 1회에 한해 심판 재량의 비디오 판독도 가능해졌지만 김풍기 심판위원장은 "양 팀이 2회씩 비디오판독 기회를 모두 사용한 상황에서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귀중한 판독 기회를 써야할 때가 있다. 경기 초반이나 중반에 심판에게 주어진 1회의 비디오판독 기회를 헤드샷 퇴장 여부에 쓴다면 정작 중요한 경기 후반 아웃-세이프 등의 판정에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다소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홈런처럼 무제한 비디오판독은?
심판위원장의 말도 일리가 있다. 그렇다면 현재 무제한 기회를 주는 홈런 비디오판독처럼 헤드샷에도 별도의 비디오판독 기회가 주어지는 어떨까. 감독들은 다른 의견 없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문제는 비디오판독이 너무 많아지면 경기 시간이 길어지고 경기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점. 그러나 지금까지 사례로 살펴보면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연도별 헤드샷 퇴장>
2014년=7회
2015년=8회
2016년=7회
2017년=6회
2018년=7회
<연도별 홈런 비디오판독>
2017년=48회
2018년=57회
헤드샷 규정이 도입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헤드샷 퇴장 사례를 집계한 결과 총 35회로 연평균 7차례씩 발생했다. 약 한 달에 한 번꼴이다. 10개 구단으로 나누면 한 번도 겪지 않고 지나가는 팀도 있다는 얘기다. 홈런 비디오판독에 견줘 보면 훨씬 적은 수치다. 2017년부터 무제한 홈런 비디오판독을 실시하고 있는데 2017년에는 48회, 2018년에는 57회였다. 2년간 총 105회로, 연평균 52.5회였다. 결국 헤드샷 비디오판독을 추가해도 경기 진행에 무리를 주는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헤드샷도 명백한 직구(포심 패스트볼)를 제외하고 비디오판독을 해야하는 애매한 구종은 1년에 3~4차례 나올까 말까한 수준일 수 있다.

◆KS 7차전에 논란의 헤드샷이 나온다면? 비디오판독이 필요한 이유
직구든 변화구든 타자 머리에 맞는 공을 던지는 투수는 모두 퇴장 조치를 내리면 사실 애매한 규정으로 인한 논란도, 비디오판독도 필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2000년대 초반에 실제로 헤드샷 퇴장 규정을 처음 도입했다가 폐지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1회 시작하자마자 선발투수가 시속 100㎞가량의 슬로커브를 던졌는데 타자가 타석에서 일부러 피하지 않고 가만히 서서 머리를 맞으면서 선발투수를 퇴장시킨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비슷한 일이 종종 발생하자 결국 헤드샷 퇴장 규정 자체를 없애기로 했다. 그러다가 빠른 공에 타자가 얼굴을 맞고 쓰러지는 일이 벌어지고, 투수는 교체되지 않고 계속 마운드에서 던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2014년 ‘직구에 한해’라는 단서 아래 헤드샷 퇴장 규정이 부활한 것이다.
일부 현장 선수와 지도자들은 "헤드샷 퇴장은 메이저리그에도 없는 규정"이라면서 그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 야구 규칙에 따라 심판이 투수의 고의적 투구라고 판단하면 퇴장을 줄 수 있는데, 이제 고의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구종(포심이냐 투심이냐 체인지업이냐)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극단적으로 한국시리즈 7차전 9회말 엔트리에 있는 투수를 모두 소진하고 마무리투수가 1점차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 직구를 던졌는데 타자 머리를 맞힌다면 역사에 남을 해프닝으로 승부가 다른 방향으로 끝날 수도 있다. 만약 야수까지 소진한 상황이어서 가용 자원이 8명만 남을 경우엔 규칙상 몰수패로 처리된다.
포스트시즌에서 투수가 고의적으로 헤드샷을 던질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정규시즌에 헤드샷 규정을 없애지 못하면 최소한 포스트시즌에 한해서는 없애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지 않다면 헤드샷 퇴장에도 홈런 비디오판독처럼 별도의 무제한 비디오판독을 도입하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시리즈에서 투심 패스트볼로 타자 머리를 맞힐 때 이번처럼 심판이 "체인지업성 변화구"라며 투수 퇴장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후폭풍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심판이 현장에서 구종 구분이 애매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비디오판독 통해 정확한 결론을 내리는 편이 나아 보인다. 비디오판독을 해도 화면에 정확한 투수 그립이 잡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구속을 보면 구종 판단의 오류는 최대한 줄일 수 있다.
관련 추천 기사
SPORTS TIME(구) 관련 기사
추천 콘텐츠
-
‘충격 오피셜’ 세계랭킹 13위 ‘코카인 마약 양성 반응’…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 “큰 실수, 전적으로 내 책임” 테니스계 발칵
2026-08-20
-
"2000만 달러 가장 잘못 쓴 사례" 145년 전 선수와 비교라니, 김하성 기록 어떻길래…그래도 희망 있다, 가을야구에서 뒤집는다면+경쟁자도 부진
2026-08-20
-
[오피셜] '대충격' 현역 선수가 마약 적발이라니, '윔블던 준우승 스타' 코카인 양성 반응…"엄청난 실수, 모든 책임 지겠다" 선수 생활 최대 위기
2026-08-20
-
[SPO 현장] 조성환 감독 “스탠드에서 바라본 선수들, 오늘 경기보고 많이 느꼈으면”…A팀에 쓴소리 작심발언 쓴소리일까
2026-08-19
-
[SPO 현장] 코리아컵 8강 진출하고 팬들께 “죄송하다…” 이영민 감독이 고개 숙인 이유는?
2026-08-19
-
'걸그룹 비주얼' 더 빛난다…日 배드민턴 천년돌, 2주 연속 우승하더니 세계선수권까지 → 첫판부터 32분 만에 완승
2026-08-19
많이 본 기사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문동주 걱정에 울었던 왕옌청, 10승 후 또 MOON 떠올렸다…참 멋진 두 남자의 우정
2026-08-05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