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인사이드] 벌투 논란 대하는 22살 이영하의 자세
작성일: 2019.06.08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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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같은 하루를 보낸 뒤 22살 우완 이영하(두산 베어스)는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영하는 지난 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4이닝 100구를 던지면서 15피안타(2피홈런) 4볼넷 13실점으로 무너져 시즌 첫 패를 떠안았다. 팀은 3-13으로 크게 졌다. 절대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
결과가 나쁜 것도 속상한데 벌투 논란으로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렸다. 13점을 내주는 동안 코치진이 마운드에 방치했고, 빠르게 교체해주지 않는 바람에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게 팬들의 핵심 주장이었다.
이영하는 벌투 논란과 관련해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그는 먼저 "감독님과 김원형 코치님께서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선수인 내 마음을 가장 잘 아는 두 분이다. 동료 형들은 위로보다는 다음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줬다. 덕분에 마음 편히 올라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논란의 핵심 주장과 관련해서는 "13점을 줬으니까 이미 나 때문에 망친 경기였다. 선발투수로서 더 던지라고 했으면 더 던졌을 것이다. 최대한 팀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100구는 당연히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2점대 평균자책점은 욕심도 없다. 되면 좋은 것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투수는 마운드에서 평균자책점을 욕심내며 던지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영하는 논란 속에 있으면서 "내가 잘 던지면 없어질 일"이라는 결론을 냈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며 왜 무너졌는지 꼼꼼하게 돌아봤다. 이영하가 찾은 해답은 마음가짐이었다. 시즌 초반 성적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게 결과적으로는 독이 됐다. 1일 kt전 전까지 10경기에서 6승 63⅓이닝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영하는 "승리를 생각보다 많이 챙기면서 안일해진 것 같다. 더 길게 던지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마운드에서 완급 조절을 한 것 같다. 볼넷을 주기 싫기도 했다. 다시 내가 생각해도 그런 투구는 좋지 않다. 그렇게 던져선 베스트가 아니니까 맞을 수밖에 없다. 긴 이닝을 욕심내니까 쓸데없는 행동들, 쓸데없는 공들이 많이 나오더라. 6이닝을 던져도 내가 베스트로 던져서 점수를 안 주는 게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걸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초심으로 돌아왔다. 이영하는 "나는 5선발이다. 우리 팀에 나보다 못 던지는 투수가 어디 있나. 다 나보다 잘하는 선배들이다. 린드블럼이나 후랭코프도 나보다 훨씬 잘하는 선수들이다. 잘됐다고 생각한다. 나를 돌아보면서 한번 더 차고 나가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영리하고 성숙하게 대처하자 결과가 따라왔다. 이영하는 7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6피안타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7승째(7-1 승)를 챙겼다. 조절하지 않고 1회부터 시속 148km가 나올 정도로 전력투구를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직구로 눌러야 한다"고 조언한 대로 힘 있게 시속 140km 후반대 직구를 꽂아 넣었다.
포수 박세혁은 "지난 경기와 비교해 공이 더 좋았다. (이)영하는 직구가 좋은데 바깥쪽에 잘 던져야 한다. 그래야 변화구를 섞으면서 풀어갈 수 있다. 오늘(7일)은 불펜에서 몸 풀 때부터 공이 좋아서 잘 던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격적으로 던져줬고, 볼카운트가 불리할 때는 변화구가 잘 들어갔다. 영하가 리드를 잘 따라줬다"고 설명했다.
무너져도 빠르게 회복하는 것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 이영하는 어린 선수답지 않은 강한 멘탈로 어려운 일을 해냈다. 주저앉기보다는 독기를 품고 치열하게 해답을 찾았다. 두산의 미래는 그렇게 한 뼘 더 성장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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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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