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장발' 선언…"이상훈처럼 기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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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한화 좌완 김범수(24)는 머리 스타일에 크게 관심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옆과 뒤를 깔끔하게 다듬은 머리. 또래 남성들이 많이 하는 무난하고 평범한 그 머리였다.
그런데 현재 김범수의 머리는 많이 자라 있다. 앞머리, 윗머리, 구레나룻은 물론이고 뒷머리는 목을 덮을 정도다. 모량이 풍성해 변화가 더욱 도드라진다.
6일 김범수는 "머리를 자르지 않고 계속 기를 생각"이라고 깜짝 선언했다.
김범수의 '모델'은 이상훈 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다. 이 위원은 1995년 투수 골든글러브를 비롯해 1994년과 1995년 다승왕과 1997년 구원왕에 오른 전설적인 투수로 현역 시절 어깨선 아래까지 내려오는 뒷머리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공을 뿌릴 때마다 긴 머리가 찰랑거린다 하여 '야생마', '삼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범수는 "개인적으론 이상훈 위원님을 우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이 위원님의 현역 시절 영상을 봤는데 굉장히 멋있었다. 그렇게 큰 신장이 아닌데 자신 있게 공을 던지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그 자신감에 반했다"며 "이 위원님을 한번 따라 해보고 싶어서 머리를 자르지 않고 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범수는 빠른 공으로 타자와 정면으로 맞서는 투수다. 던지는 손이 똑같고 경기 유형이 이 위원과 똑 닮았다. 이 위원과 중간과 선발을 오갔다는 공통점도 있다.
"문 열고 야생마처럼 뛰어나오는 장면이 너무 멋있었다. 또 (이 위원님도) 중간과 선발을 다 했다"며 "딱 이 위원님만큼 길러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SK 좌완 김광현도 파격적으로 머리를 길렀다. 머리 길이가 어깨를 넘었다. 당시 SK 감독이었던 트레이 힐만 감독과 함께 머리를 길러 소아암 환우에게 기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공언한 대로 복귀전을 치르자마자 힐만 감독과 머리를 싹둑 잘라 사회에 돌려줬다.
김범수는 "기부하려고 하면 머리에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고 들었다. 난 염색을 해서 안 될 것 같다"고 웃었다.

◆ 5회에도 152km '거뜬'…평균 구속 김광현 다음
지난해까지 구원으로 뛰었던 김범수는 올 시즌 잠재력을 터뜨리면서 로테이션을 도는 선발투수로 탈바꿈했다. 올 시즌 선발 첫 경기였던 4월 19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8차례 등판해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5이닝을 넘겼다. 선발로 전환한 뒤 평균자책점이 3.88, 김범수가 나왔을 때 팀 성적은 5승 3패다.
김범수의 무기는 단연 빠른 공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45.1km다. 김범수보다 평균 구속이 빠른 국내 좌완은 김광현(146.8km) 뿐이다. 5일 롯데와 경기에선 최고 구속 152km에 평균 구속이 147.3km을 찍혔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지금 김범수처럼 빠른 공을 던지는 국내 좌완 선발이 김광현 말고 더 있나"고 되물으며 "결과가 좋다 보니 자신감이 덩달아 쌓이고 있다. 믿음직스럽다"고 칭찬했다.
김범수는 "구속에 자부심은 물론 있다. 그러나 스피드로만 야구하는 게 아니다. 송진우 코치님께서 항상 '저기(전광판)에 찍히는 게 다가 아니다. 변화구로만 던져도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너무 힘으로 던지지 말라고 조언해 주신다"며 "삼진 욕심도 없다. 공 세 개 던져서 삼진을 잡을 바엔 공 하나로 빨리 맞아서 던지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제구 잡은 비법…'최재훈 효과'
KBO리그에서 빠른 공을 던지는 많은 투수들은 하나같이 제구력이 나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파이어볼러 선발투수가 사라지는 이유다. 김범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매 시즌 볼넷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올 시즌 제구가 좋아졌다. 9이닝당 볼넷이 지난해 5.40개에서 4.84개로 줄었다. 선발에서 새 보직에선 안정감이 생겼다.
"선배님들, 코치님들, 전력분석 쪽에서 다들 도와 준다. 이 중 강 코치님께서 (최)재훈형에게 한 가운데에서 시작하자고 말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재훈이 형이 한 가운데에 앉아있다. 미트만 살짝 움직인다. 내가 컨트롤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포수가 라인에 걸쳐 있으면 부담인데 한 가운데에 있으면 스트라이크 존이 크게 보인다. 내가 자주 볼넷 볼넷 하지 않았나. 이젠 '난 던질테니 넌 쳐라'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선발 전환 1년째. 김범수는 아직까지 6회가 최다 이닝이다. 6회를 채운 경기는 한 경기뿐. 6회에 투구 수가 한계치인 100개에 육박하면서 6회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넘기는 경기가 많았다. 한 감독은 "경험이 많지 않아 아직까진 뒤(불펜)에 맡기려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을 넘어서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장민재처럼 말이다"고 평가했다.
김범수는 "완급조절하고 투구 수 관리를 해야 하는데 중간으로 나갔을 때 습관이 남아 있어 처음부터 강하게 던지는 것 같다"며 "아직 연습한 결과가 매 경기 나오는 건 아니지만 만족스럽게 던지고 있다. 이닝 욕심이 없다면 선발을 해선 안 된다.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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